-2위 키움, 1위 NC에 2.5경기 차 추격 계속

-손 혁 감독 “2주 뒤 NC 맞대결 승부수? 우린 모든 경기가 승부처”

-가장 많은 경기 소화와 가장 적은 잔여 경기 숫자 “긴 휴식이 PS 대비 큰 도움 될 것”

-11월 15일 이후 KS 열리면 전 경기 고척돔 일정, 키움 홈 어드밴티지로 대권 도전?

고척돔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에서 키움의 어벤저스 내야진이 가동될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고척돔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에서 키움의 어벤저스 내야진이 가동될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광주]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아픔을 잊을 수 없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손쉽게 통과한 키움은 창단 뒤 첫 우승을 노렸지만, 두산 베어스에 시리즈 전적 0대 4 완패를 당했다. 특히 마지막 4차전이 열린 홈구장에서 남의 우승을 바라보는 키움 선수단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만큼 아쉽게 우승을 놓쳤기에 올 시즌 키움 선수단의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키움은 올 시즌 야수진과 투수진에서 번갈아 가며 부상 이탈자가 나오는 악재를 겪었다. 게다가 홈구장 특성상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래도 키움은 뒤처지지 않고 시즌 막판까지 선두 NC 다이노스를 추격 중이다.

9월 23일 기준 상위권 순위표(사진=엠스플뉴스)
9월 23일 기준 상위권 순위표(사진=엠스플뉴스)

최근 경기 차 없는 2위까지 올라갔던 키움은 9월 23일 기준으로 1위 NC와 2.5경기 차로 벌어진 상태다. 아직 NC와 세 차례 맞대결이 남았기에 키움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잔여 경기에서 최대한 승수를 벌어 뒤집고 느긋한 긴 휴식을 보낸 뒤 홈구장인 고척돔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단 게 키움의 고척 대권 도전 시나리오다.

선발진 완전체 복귀에 반색하는 손 혁 감독, 치고 나갈 힘 얻었다

손 혁 감독은 2주 뒤 NC와의 맞대결을 승부처로 꼽지 않고 남은 모든 경기가 중요하단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손 혁 감독은 2주 뒤 NC와의 맞대결을 승부처로 꼽지 않고 남은 모든 경기가 중요하단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키움은 9월 22일과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 원정 2연전을 모두 싹쓸이했다. 선발 투수 한현희(22일 7이닝 무실점)와 제이크 브리검(23일 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와 더불어 팀 타선의 집중력과 폭발력도 동시에 돋보인 2연전이었다.

키움은 23일 기준으로 올 시즌 119경기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 수를 소화했다. 정규시즌 일정 종료 뒤 잔여 경기 추가 편성은 현재 2경기(잠실 두산 베어스전)뿐이다. 고척돔 입성 뒤 해마다 그래왔듯 잔여 경기 일정 동안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이 가능한 키움이다.

물론 경기를 미리 많이 소화하는 만큼 유리한 고지에 빨리 올라가야 한다. 키움의 시즌 목표는 당연히 1위 NC와의 순위 뒤집기다. 특히 키움은 2주 뒤 10월 6일부터 8일까지 고척 NC 3연전을 치른다. 만약 키움이 선두와 적은 경기 차를 계속 유지한다면 2주 뒤 NC와의 맞대결이 순위 싸움의 가장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NC는 키움보다 무려 7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키움 손 혁 감독은 2주 뒤 NC와의 맞대결 승부수에 대한 질문에 남은 모든 경기가 중요하단 생각을 밝혔다.

2주 뒤 NC와 맞대결을 먼저 생각하는 것보단 그전까지 모든 경기를 잘 치르는 게 먼저다. 그래야 2주 뒤 어떤 승부수라도 던질 수 있다. 우리 팀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잔여 경기(25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모든 경기가 승부처다. 만약 1위 자리에서 몇 경기 차로 앞서 있는 여유가 있다면 특정 승부처를 구상할 수 있다. 하지만, 1위를 추격하는 동시에 밑에서 쫓기는 2위 자리라 선택할 여유가 없다.” 손 감독의 말이다.

5강 도전을 위해 7위 롯데 자이언츠는 외국인 투수들의 잔여 경기 4일 로테이션 전략을 결정했다. 키움도 외국인 투수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를 4일 로테이션으로 활용하는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손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외국인 투수들이 건강했다면 모르겠지만, 두 투수 모두 장기 부상 이탈 경력이 있다. 마지막 1~2경기 정도면 모를까 지금 4일 로테이션 소화 전략을 꺼내긴 어렵다”라고 잘라 말했다.

무리수를 던지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어깨 통증으로 빠져 있던 선발 투수 최원태의 복귀 날짜가 정해진 까닭이다. 손 감독은 “(최)원태는 25일 고척 SK 와이번스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등판 뒤 몸 상태가 괜찮으면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태의 복귀로 키움은 정상 선발 로테이션이 시즌 막판에서야 구축됐다. 브리검·요키시·한현희·이승호·최원태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은 시즌 개막 시기를 제외하곤 정상 가동이 어려웠다. 손 감독은 “개막 초반 시기를 제외하곤 시즌 전 구상한 선발 로테이션이 이제야 돌아가게 됐다. 그나마 한현희가 건강하게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준 점이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V1' 의지 다지는 키움 선수단 "창단 첫 정규시즌 1위 노린다."

김하성은 정규 시즌 일정 종료 뒤 예정된 긴 휴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하성은 정규 시즌 일정 종료 뒤 예정된 긴 휴식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선수들의 순위 뒤집기를 향한 의지도 강하다. 손 혁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은 한현희는 “팀이 1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 동료들과 함께 끝까지 NC를 따라 잡아보자는 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정규시즌 1위를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엔 꼭 해내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만약 키움이 2주 뒤 NC 3연전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정규시즌 일정 종료 시점 때 순위 뒤집기에 성공한다면 다른 팀과 다르게 기나긴 꿀맛 휴식이 기다릴 전망이다. 손 감독은 “잔여 경기 일정이 적다는 점이 경기 감각 유지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선수들의 몸 상태를 고려하면 오히려 긴 휴식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시즌 26홈런으로 개인 커리어 하이를 경신한 내야수 김하성도 예정된 긴 휴식 일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하성은 “원정 경기 우천 취소 경기가 별로 없었고, 올 시즌은 올스타 휴식기가 없어 정말 다들 쉼 없이 달렸다. 개인적으로 더블헤더 일정도 올 시즌 처음 경험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많지만, 정규시즌 일정 종료 뒤 긴 휴식을 보낸다면 포스트시즌에서 우리 팀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거로 생각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무엇보다 올 시즌 특별한 포스트시즌 개최 장소 규정도 키움엔 호재다. 코로나19 사태로 늦어진 시즌 개막 탓에 11월 15일 이후 벌어지는 포스트시즌 시리즈 경기는 모두 고척돔에서 열린다. 키움이 만약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경우 현재 일정 흐름으로는 모든 경기를 홈구장인 고척돔에서 소화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키움 선수들에겐 홈구장에서만 한국시리즈 경기를 펼치는 큰 이점이다. 손 감독은 “고척돔에서만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른다면 환경이 익숙한 선수들에게 분명한 이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부분 부상자가 복귀한 키움은 이제 마지막 퍼즐인 내야수 박병호를 기다린다. 사구 골절 부상으로 장기 결장 예정인 박병호는 빨라도 10월 말 복귀가 가능하다. 김하성은 “사실 (박)병호 형이 없는 게 정말 크다. 그래도 올 시즌 내내 부상으로 구멍이 생기면 다른 백업 선수들이 더 잘하려고 노력해 그 자리를 메울 수 있었다. 팀에 버틸 힘이 생겼다”라고 힘줘 말했다.

포스트시즌에 맞춰 돌아온 박병호가 맹활약을 펼치며 고척돔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V1’을 달성하는 게 최상의 키움 대권 시나리오다. 과연 초보 사령탑 손 혁 감독이 팀의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단기전 지략을 보여줄지도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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