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열과 정우람(사진=엠스플뉴스)
이성열과 정우람(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대전]

시즌 막판 고춧가루 부대로 돌변한 한화 이글스의 상승세 배경엔 노장 선수들의 투혼이 있었다. 8회 등판해 9회까지 던진 뒤 연장전 등판을 자청한 마무리 투수 정우람, 밤늦게까지 자진해 특타를 소화한 이성열 등 노장들이 한화를 이끌고 있다.

한화는 25일 대전 롯데전에서 6대 5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역전의 발판은 4대 5로 한 점 뒤진 8회초 2사 1, 2루에서 올라와 2.1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한 정우람이 마련했다. 9회말 이성열이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날렸고, 10회에도 올라온 정우람이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10회말 터진 하주석의 끝내기 내야안타로 한화 승리. 시즌 첫 5연승을 달린 한화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26일 대전 NC전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전날 정우람 등판 상황을 설명했다. 최 대행은 “일단 8회 강재민이 올라간 뒤 김준태 타석에 정우람을 올릴 생각이었다. 만약 강재민이 한 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면 9회에 올리기로 돼 있었다. 전날 게임 투입을 안 했다는 전제하에, 2점 이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투입하기로 얘기돼 있었다”고 했다.

여기서 강재민이 안타 2개를 맞고 8회에만 5번째 타자와 상대하는 상황이 생겼다. 최 대행은 “김준태가 좌투수 상대 타율이 낮은 선수고, 대타로 예상한 민병헌도 좌투수 타율이 높지 않아서 정우람을 투입했다. 그리고 9회까지는 던지게 할 예정이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10회 등판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최 대행은 “9회까지 투구 수가 10구였다. 원래는 김종수를 투입할 생각이었는데, 정우람이 ‘만약 9회 동점이 되면 한 이닝 더 던지겠다’고 해서 한 이닝만 더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대행은 “정우람 본인이 투구 수도 많지 않고, 팀도 좋은 분위기라서 좀 더 던지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한편 9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동점 홈런을 날린 이성열의 활약도 눈길이 간다. 이성열은 이 경기 전날 자진해서 경기 후 특타를 진행했다. 어린 후배들과 함께 늦게까지 땀을 흘린 뒤, 11시 반이 넘은 시간에 경기장을 떠났다. 그리고 이날 경기 솔로포로 노장의 존재감을 증명해 보였다.

최 대행은 “타격파트에서 결정해 주전으로 나오지 않는 선수들 위주로 특타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비주전 선수들은 경기에 거의 못 나오고, 훈련량도 적다 보니 홈 경기가 끝난 뒤 타격을 한다. 주전 선수들의 경우엔 본인 의사에 따라 자율적으로 하고 있다”고 알렸다.

경기전 훈련을 하긴 하지만, 주전 선수들에 훈련량이 적다 보니 따로 남아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대행은 “경기에 나가는 선수들은 워밍업만 하면 되지만, 그 외 선수들은 공 2, 30개를 치는 게 전부이고 수비도 5분, 많아야 10분 정도가 전부”라고 설명했다.

노장들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한화의 상승세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한화는 26일 대전에서 이번엔 1위팀 NC를 상대로 6연승에 도전한다. 한화 선발로는 우완 김민우가 나서고, NC는 마이크 라이트가 선발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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