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인 우완 장웅정(사진=한화)
한화 신인 우완 장웅정(사진=한화)

[엠스플뉴스=대전]

한화 이글스 신인 우완투수 장웅정이 인상적인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예리한 슬라이더와 면도날 제구력, 신인답지 않은 침착한 투구로 팬들의 마음이 웅장해지는 피칭을 선보였다.

장웅정은 10월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상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등판, 4이닝을 1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쳤다. 유신고-동국대를 거쳐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고 올해 입단한 장웅정은 이날 데뷔 첫 1군 등록과 함께 선발 기회를 잡았다.

경기전 최원호 감독대행은 “유격수로 뛰다 대학교에서 투수로 전향한 선수다. 140km/h 초반 속구와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겨울 퓨처스 캠프 때부터 훈련을 열심히 하는 선수 중의 하나였고, 최근 퓨처스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했다”고 소개했다.

결과는 최 대행의 기대 이상이었다. 1회초 첫 타자 박해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강렬하게 시작을 알렸다. 김상수도 내야 땅볼. 2사후 구자욱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홈런타자 김동엽을 1루수 뜬공 아웃으로 잡고 1회를 잘 넘겼다.

2회에 첫 실점을 허용했다. 1사 1루에서 김호재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8번 김도환과 9번 박계범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추가 실점 없이 위기에서 벗어났다. 삼진 카운트에서 던지는 슬라이더에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3회에는 위기에서 흔들림 없는 강심장이 돋보였다. 박해민과 김상수의 연속안타로 무사 1, 2루 위기. 여기서 구자욱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0-2에서 바로 바깥쪽 꽉 찬 속구를 찔러넣어 구자욱을 얼어붙게 했다.

이어 김동엽 상대로는 과감한 승부로 중견수 뜬공 처리. 다니엘 팔카 상대로도 0-2에서 슬라이더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를 한 점도 내주지 않고 막은 장웅정이다.

4회에도 올라온 장웅정은 1사 후 김호재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2사 후 도루로 실점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박계범의 1루 쪽 파울플라이를 브랜든 반즈가 몸을 날리며 잡아내 3아웃, 다시 한번 실점을 면했다.

4회까지 86구를 던진 장웅정은 5회부터 윤대경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4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의 좋은 내용으로 이날 투구를 마감했다. 0-1로 끌려가던 한화는 5회말 공격에서 노시환의 투런포로 경기를 뒤집어 장웅정의 패전투수 가능성을 지웠다.

이날 장웅정은 빠른볼 구속보다는 제구와 변화구를 잘 활용한 피칭을 했다. 구속은 1회 던진 137km/h가 최고. 대부분 공이 130 초반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좋은 슬라이더 결정구로 위기 때마다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지웠다. 전체 86구 중의 43구가 슬라이더로 속구보다도 구사율이 높았다.

프로 1군 데뷔전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침착한 모습도 돋보였다. 유신고 동기인 포수 박상언과 호흡을 맞춰 안정적인 경기를 이어갔다. 스트라이크 위주의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고, 실점 위기에서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비록 팀은 2대 4로 역전패 했지만, 다음 등판을 기대하게 만드는 데뷔전을 치른 장웅정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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