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기와 안우진(사진=키움)
김선기와 안우진(사진=키움)

[엠스플뉴스=고척]

키움 히어로즈가 감독 교체의 혼돈에서 벗어나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다시 3위까지 치고 올라온 키움이다.

연승의 원동력은 강력한 불펜. 마무리 조상우 외에도 안우진, 김선기 등 우완 강속구 투수들이 힘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며 뒷문을 완벽하게 걸어 잠그는 중이다.

10월 17일 고척 두산전에서도 키움 강속구 불펜의 위력이 제대로 발휘됐다. 이날 안우진은 조상우 대신 마무리로 나와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세이브를 거뒀다. 대부분의 속구가 150km/h 후반대를 기록했고, 김재환과 상대한 타석에선 중계방송 기준 ‘160km/h’를 찍었다.

안우진 앞에 나온 김선기도 호투했다. 8회 올라온 김선기는 두산 강타선을 1이닝 퍼펙트로 막아내고 홀드를 올렸다. 최고 147km/h 빠른 볼에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빠른 카운트에서 공격적으로 타자를 잡아냈다. 9월까지만 해도 추격조로 나오다, 김창현 감독대행 부임 이후 점차 승리조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김창현 감독대행도 두 투수의 피칭에 만족감을 보였다. 김 대행은 18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전날 안우진에 대해 “우리 구단에서 체크한 구속은 최고 157km/h이 나왔다”고 밝힌 뒤 “내부 미팅을 통해 안우진 스스로 변화를 가져가려 했고, 좌타자 상대로 변화를 주려 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 본인도 전날 맞아서 열심히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안우진이 로케이션이라든지, 좌타자 상대로 어떤 부분에서 약했는지 파악하려 했다. 내부적으로 투수코치, 배터리코치와 미팅해서 조금은 해법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김선기에 대해선 “전력분석 출신이다 보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평균과 얼마나 다른 공을 던지냐는 점”이라며 “김선기는 타자가 치기 힘든 폼으로 공을 던진다. 크로스 스탠스에서 위협적으로 나오는 공이고, 공 자체의 무브먼트도 심해 쉽게 공략당할 공이 아니다. 최근 컨디션도 좋아지고 있어서 믿고 기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김선기는 2스트라이크까지 잘 잡아놓고 안타를 맞거나 볼넷을 내주는 장면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등판에선 빠른 카운트에서 바로 승부해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는 피칭이 눈에 띈다.

김 대행은 “투수코치에겐 ‘볼넷을 최소화했으면 좋겠다’는 딱 한 가지만 주문했다. 3볼 쪽으로 가까워지면 점점 타자가 유리해진다. 많은 유인구보다는 빠르게 승부하는 게 확률적으로 승산이 높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키움은 전날 승리로 일단 최소 5위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이긴 뒤 2위 경쟁 팀들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김 대행은 다음 주 일정에 대해 “선수들이 지금까지 힘들게 달려왔기 때문에 이틀간 휴식을 줄 것이다. 선수들도 돔구장을 쓰다 보니 컨디션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알아가고 있다. 필요하면 라이브 배팅 등 실전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실전 감각을 유지할 생각”이라 했다.

이날 키움은 박준태(좌)-서건창(지)-김하성(유)-이정후(우)-김웅빈(3)-김혜성(2)-변상권(중)-박동원(포)-전병우(1)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로는 에릭 요키시가 등판한다. 두산 선발투수는 라울 알칸타라가 나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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