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기쁘고 자랑스럽다”

-“동대문 야구장 시절 고교야구 광팬, 성남시장 때 10구단 유치 시도 경험”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 찾은 날 KT 대역전승 기억…올해는 코로나19로 직관 못 해 아쉬워”

-“어려움 이겨내고 가을야구 진출한 KT, 경기도 대표팀의 ‘전국 제패’ 응원합니다”

KT 위즈의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을 기뻐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유년 시절 그는 야구 글러브를 만드는 공장에서 '소년 노동자'로 일했다(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KT 위즈의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을 기뻐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유년 시절 그는 야구 글러브를 만드는 공장에서 '소년 노동자'로 일했다(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엠스플뉴스=경기도청]

“KT 위즈가 신생 구단으로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올 시즌 기대 이상으로 잘해 정말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웃음). 대한민국 인구 4분의 1이 속한 거대 지자체 경기도 대표팀으로서 힘냈으면 좋겠고, 꼭 이겨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 KT 위즈의 창단 첫 가을야구를 응원했다.

올 시즌 KT는 2014년 창단 이후 6년 만에 첫 포스트시즌에 성공했다. 10월 30일 기준 KT는 1위 NC 다이노스에 이어 2위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가운데, 남은 1경기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 직행이 결정된다.

2015시즌 처음 1군 무대에 진입한 KT는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치며 프로 무대의 쓴맛을 봤다. 그러나 2018시즌 9위를 차지해 처음 꼴찌에서 벗어났고, 이강철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지난해엔 창단 이후 첫 5할 승률을 기록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리고 올 시즌, 7월 이후 거침없는 연승 행진을 달리며 상위권 도약에 성공해 마침내 포스트시즌 진출 꿈을 이뤘다.

- 성남시장 시절 10구단 유치전 경쟁…경기도지사 된 지금은 KT 위즈 팬 -

야구장을 방문한 이재명 지사 부부(사진=경기도청)
야구장을 방문한 이재명 지사 부부(사진=경기도청)

경기도 내 유일한 프로야구팀의 선전을 이재명 도지사도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봤다. 이 지사는 최근 엠스플뉴스와 인터뷰에서 “많은 분이 제가 축구만 좋아한다고 알고 계시는데 원래는 야구광이다. 옛 동대문야구장 시절엔 야구에 미쳐서 주말마다 고교야구를 보러 다녔다. 야구 글러브 제조공장에서 일하면서 동료들과 직접 야구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프로야구 10구단을 성남에 유치하려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 지사는 “원래는 제일 유력한 후보지가 성남시였다. 성남이 사업성, 접근성 면에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고 개인적으로도 꼭 성남에 야구단을 유치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유치에 성공하면, 시 외곽이 아닌 본시가지에 야구장을 지을 계획이었다”며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성남종합운동장 자리에 야구장을 짓고, 모란역에서 야구장까지 시민들이 걸어서 오실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은 도로를 막고 보행자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생각이었죠. 넓은 광장에 사람들이 오가면서 떡볶이도 사 먹고, 풍선도 날리고, 그날 응원팀이 이기면 맥주 파티도 여는 광경을 상상했습니다(웃음).”

이 지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구체적 청사진까지 준비했다. 국외 프로스포츠 마케팅 사례를 직접 탐독하며 연구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전임 시장이 남긴 성남시의 막대한 재정 부채 탓에 10구단 유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성남시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를 갚아야 할 처지였어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재정을 쥐어짜 메워 가는 와중에, 1천300억 원이 들어가는 야구장을 짓겠다는 말을 차마 시민들께 할 수 없었어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야구단 창단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쉬워요.”

이제 이 지사는 성남시를 넘어 경기도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 지자체장이 됐다. 이 지사는 “KT가 경기도 내 유일한 연고 프로야구단인 만큼 제가 KT를 응원하는 건 당연하다. 지사 취임 직후 수원야구장에 갔을 때 팀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적도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날 KT가 지고 있다가 역전승을 거뒀어요. 그게 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야구장이나 축구장을 방문한 날엔 연고지 팀의 승리 확률이 높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를 직접 방문하지 못해 너무 아쉬워요. 빨리 코로나19가 끝나 야구팬들이 야구장을 가득 메우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지사의 말이다.

- "공약은 지키라고 말하는 것". 전임 도지사들의 말 잔치로 끝났던 독립야구리그, 이재명 지사는 행동으로 옮겼다 -

전임 경기도지사들은 10구단 창단 추진 때나 창단이 된 이후에나 ‘경기도 독립리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을 지킨 도지사는 없었다. 예외가 있다면 이재명 도지사다. 이 지사는 지원 약속을 지키고도 외부에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하나였다. “더 많이 지원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서”다(사진=파주 챌린저스)
전임 경기도지사들은 10구단 창단 추진 때나 창단이 된 이후에나 ‘경기도 독립리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을 지킨 도지사는 없었다. 예외가 있다면 이재명 도지사다. 이 지사는 지원 약속을 지키고도 외부에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다. 이유는 하나였다. “더 많이 지원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서”다(사진=파주 챌린저스)

전임 도지사들이 약속만 해놓고 실제로는 지키지 않은 독립야구단 지원을 행동에 옮긴 것도 이 지사다.

경기도는 이 지사 취임 이후 해마다 5억 원의 예산을 독립야구단에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 내 독립야구단 숫자도 이 지사 취임 전 3개 팀에서 지금은 6개 팀으로 두 배가 됐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선 김동진(파주 챌린저스)이 프로팀의 선택을 받았다.

이 지사는 “야구를 직업으로 삼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들어갈 수 있는 문이 너무 좁다. 평생을 해온 야구인데 한번 탈락하면 완전히 꿈을 잃어버리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들이 다시 재기하거나, 역량을 발굴해서 길을 찾아갈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은 지원을 더 해드리고 싶어요. 경기도 인구가 1천400만 명에 육박하는데 독립야구단이 6개팀이라는 건 좀 작은 숫자입니다. 죄송한 마음이 커요. 그런 상황에서 김동진 선수가 프로 지명을 받게 돼 정말 다행이에요. 사람에게 희망이 있으면 현재 상황이 아무리 절망적이라도 힘이 생깁니다. 다른 선수들도 김동진 선수 사례를 통해 꿈을 잃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이 지사의 말이다.

이 지사는 첫 포스트시즌에서 KT의 선전과 함께, KT를 응원하는 더 많은 팬이 생겨나기를 기원했다. 이 지사는 “신생팀이라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요즘 잘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 대한민국 인구 4분의 1이 사는 거대 지방정부의 대표 야구팀 아닌가. 힘내고 꼭 이겨서 ‘전국을 제패’해주길 기대한다”라며 KT의 선전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끝으로 이 지사는 “경기 결과보다 더 중요한 건 ‘팬’”이라고 강조했다.

“예전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를 갔을 때 원정팀을 응원하는 팬이 더 많은 걸 보고 아쉬웠어요. KT를 응원하는 팬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더군요. 올 시즌 선수단과 팬이 하나가 돼 좋은 성적을 거뒀으니 내년엔 더 많은 팬이 생기리라 확신합니다. KT 선수단이 꿈꾸는 밝은 미래가 바로 지금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선전해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KT 파이팅!”

배지헌, 박동희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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