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한재권 응원단장,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응원 지휘

-“고척돔 중립 응원 쉽지 않아, 그래도 두산 팬들의 열정 느껴진다.”

-“육성 응원 자제는 여전히 ‘멘붕’, 코로나19 사태로 팬 소중함 뼈저리게 느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응원 이끄는 건 행복한 자부심이다.”

두산 한재권 응원단장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응원단을 지휘하고 있다(사진=두산)
두산 한재권 응원단장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응원단을 지휘하고 있다(사진=두산)

[엠스플뉴스]

두산 베어스 한재권 응원단장은 2014년 응원단장 부임 뒤 2015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응원단을 이끌고 있다. 한국시리즈에 한 번 올라가는 것 자체가 간절한 소망인 팀들도 있는 가운데 한재권 응원단장은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맛보는 ‘우승을 부르는 사나이’가 됐다.

올 시즌도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 업셋 우승을 노리는 과정은 5년 전인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한재권 응원단장도 5년 전 첫 번째로 맛본 한국시리즈 우승 흐름과 흡사하다며 환희의 순간을 한껏 기대하는 눈치다.

공교롭게도 두산은 2015년과 같이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 뒤 2, 3차전을 내리 가져오며 반격에 성공했다. 과연 5년 전 짜릿했던 해피엔딩을 동일하게 재현할 수 있을까. 한재권 응원단장은 고척돔을 직접 찾아준 두산 팬들과 함께 ‘V7’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엠스플뉴스가 코로나19 시대 한국시리즈 응원단을 이끄는 한재권 응원단장의 마음가짐과 각오를 들어봤다.


-"육성 응원 자제는 여전히 나에게 '멘붕', 질서정연하게 응원해준 두산 팬들에게 감사해"-

두산은 팬들의 열띤 응원 속에 한국시리즈 2, 3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두산은 팬들의 열띤 응원 속에 한국시리즈 2, 3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했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한국시리즈를 밥 먹듯이 경험하고 있다(웃음).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응원을 이끄는 느낌은 어떤가.

6년 연속으로 경험해도 한국시리즈는 한국시리즈다. 해마다 새로운 느낌과 더불어 응원을 향한 열정을 불타오르게 하는 무대다. 올 시즌 야구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무조건 열심히 응원하자는 생각뿐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선 평소 응원 틀을 크게 안 바꾸고 지금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응원에 임하고 있다.

홈구장인 잠실구장이 아닌 고척돔에서 계속 응원전을 펼쳐야 하는 점이 어색하겠다.

사실 고척돔 응원 환경 자체가 좋지 않다. 자체 앰프 설치의 어려움도 그렇고, 4층에 계신 관중들은 아예 보이지가 않는다. 실내구장이라 앰프 하울링이 심해 응원가 박자를 놓치기도 쉽다. 그래도 코로나19 사태로 제대로 응원하기 힘든 분위기 속에서 팬들이 내야 할 목소리만큼 내가 더 큰 목소리로 응원하고자 노력 중이다. 또 TV 중계를 보시는 두산 팬들도 내 목소리를 들어야 좋은 기운을 얻으시지 않을까.

육성 응원을 자제해달라는 부탁이 응원단장 역할을 봤을 때는 모순적인 상황이다.

여전히 육성 응원 자제는 나에게 ‘멘붕’이다(웃음). 예전엔 소리를 질러달라고 애타게 부탁드린 게 일상이었으니까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목소리’나 ‘함성’을 크게 해달라는 실수를 가끔 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입에서 단어가 잘못 나왔다고 정정해야 한다. 이젠 어떻게 하면 박수 소리를 더 크게 유도할지 고민이다.

그래도 두산 팬들은 질서정연하게 응원에 참여하는 분위기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두산 팬들이 한국시리즈를 6년 연속 경험한 만큼 열정적으로 동작을 크게 따라 해 주시고 박수 소리도 더 크게 만들어 주신다. 포스트시즌 초반엔 결정적인 장면에서 환호성이 저절로 나왔는데 이제는 점점 자제해주시는 상황이 자주 나온다. 야구장에서 질서정연하게 응원 유도에 따라주신 두산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열정적인 응원 분위기가 나오는 듯싶다.

정말 우리 선수들이 힘들 때 하는 응원이 최고의 응원가다. 승리와 안타, 그리고 홈런이 나올 때는 어떤 팀이든 신나게 응원할 수 있다. 경기가 안 풀리고 선수들이 어려울 때 더 큰 힘을 주셔야 한다. 두산 팬들은 그런 부분에 있어 정말 최고의 응원을 보내주신다.

-"5년 전 KS 업셋 우승 흐름과 비슷, 우리 두산 선수들의 우승 믿어"-

한재권 응원단장은 두산 팬들의 질서정연한 응원에 감사함을 표했다(사진=엠스플뉴스)
한재권 응원단장은 두산 팬들의 질서정연한 응원에 감사함을 표했다(사진=엠스플뉴스)

코로나19 사태가 찾아온 올 시즌만큼 팬들의 소중함을 크게 느끼는 해가 있을까 싶다.

무관중 경기 텅 빈 관중석 앞에서 응원전은 그저 나 자신과의 싸움일 뿐이다. 관중이 없으면 응원단장 존재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팬들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 시즌이 됐다. 한국시리즈에서도 100% 만원 관중은 아니지만, 야구장에 찾아와주신 관중들의 얼굴을 보고 응원 유도한다는 자체가 정말 감사할 뿐이다.

5년 전 한국시리즈 업셋 우승과 올 시즌 흐름이 비슷하다. 응원단도 그런 걸 느끼는지 궁금하다.

우리 응원단도 2015년을 떠올린다. 그때도 1차전에서 패하고 나머지 경기에서 내리 4승을 거뒀다. 지금 흐름도 비슷하다. 다만, 5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

어떤 점인가.

우리 응원단의 마음이 5년 전보다 비교적 편안해졌다. 2015년 한국시리즈 때는 모든 경기 분위기가 불안했다. 과연 우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긴장감이 컸다. 이제는 우리 두산 선수들이니까 당연히 우승할 거란 믿음이 생겼다. 어떻게 보면 선수들과 함께 가을야구 경험을 쌓고 성장한 거다(웃음). 우리 두산 선수들이 승리할 거란 생각이 머릿속에 저절로 박혀 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응원을 이끄는 동시에 팀의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을 함께하는 응원단장으로서 자부심이 어떤지 궁금하다.

주위에 응원단장 동료들이 대부분 나를 부러워한다(웃음). 응원단장의 궁극적인 목표도 결국 팀의 우승 아닌가. 내가 유도하는 응원으로 선수들이 힘이 나서 우승한다면 그것보다 행복한 일이 없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위대한 팀인 두산 베어스의 응원단장이라는 자체가 행복한 자부심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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