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NC 다이노스 선수단(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NC 다이노스 선수단(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NC 다이노스가 마침내 새로운 역사를 썼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를 4승 2패로 꺾고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4년 전 4전 전패로 두산에 우승을 내줬던 아픔을 25이닝 연속 무실점 신기록으로 되갚으며 정상에 올랐다.

NC는 11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에 4대 2로 승리했다. 사흘 만에 마운드에 오른 드류 루친스키가 5이닝 무실점으로 선방했고, 6회 이후 마이크 라이트-임정호-김진성-송명기-원종현이 올라와 두산의 추격을 뿌리쳤다. 타선에선 시리즈 내내 부진했던 이명기와 박석민, 박민우가 차례로 선제점-추가점-쐐기점을 올리는 적시타를 날렸다.

시리즈 MVP는 포수 겸 4번타자로 공수에서 NC를 이끈 양의지에게 돌아갔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 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18에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4차전 쐐기타, 5차전에서 쐐기 투런포를 터뜨렸고 수비에선 신출귀몰한 리드로 NC 투수진을 이끌었다. 2016년 한국시리즈 당시 두산 소속으로 MVP를 차지했던 양의지는 사상 최초 2개 팀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경기 초반은 5차전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NC 선발 드류 루친스키와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나란히 첫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졌다. 루친스키는 매 이닝 볼넷과 안타로 위기를 맞으면서도 실점 없이 막아냈고, 알칸타라는 최고 155km/h의 강력한 구위로 NC 타선을 찍어눌렀다.

0의 균형이 깨진 건 5회말 NC 공격. 1사 후 강진성이 끈질긴 8구 승부로 알칸타라를 괴롭힌 뒤 아웃당했다. 이후 권희동과 박민우가 깨끗한 연속 안타를 터뜨렸고, 여기서 이명기가 1-2간을 꿰뚫는 적시타로 권희동을 불러들여 선취점을 냈다.

승기를 잡은 NC는 6회말 애런 알테어의 2루타와 박석민의 1타점 적시타로 알칸타라를 끌어내린 뒤, 2사 만루에서 박민우가 이승진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날려 쐐기를 박았다. 6회까지 무득점으로 끌려가던 두산은 7회 2점을 따라붙었지만 거기까지였다. 7회 무사 1, 2루에서 김진성을 투입해 리드를 지킨 NC는 8회 송명기, 9회 원종현을 올려 두산의 추격을 꺾었다. 4대 2 NC 승리.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루친스키는 데일리 MVP를 차지했고, 5회 선제 적시타를 날린 이명기가 ‘오늘의깡’ 수상자로 선정됐다.

2승 1세이브를 올린 루친스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2승 1세이브를 올린 루친스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이로써 NC는 2011년 팀 창단 이후 9년 만에 KBO리그 정상에 올랐다. 2013년 처음 1군 무대에 진입한 NC는 첫해 9개 팀 중에 7위를 차지한 뒤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시작으로 2015년 플레이오프 진출, 2016년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며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매번 두산의 높은 벽 앞에 무릎을 꿇었다. 2015년 5차전 혈투 끝에 두산에 패해 탈락했고, 2016년엔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대등한 승부를 벌였지만 패한 뒤 3, 4차전에서 무기력하게 지면서 4전 전패로 준우승에 그쳤다. 2017년에도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두산에 1승 3패로 패해 탈락했다.

초고속 성장 뒤에는 내리막이 기다렸다. 2018시즌 주전 선수 줄부상과 외국인 선수 부진, 김경문 감독의 사퇴 속에 창단 첫 꼴찌로 추락했다. NC는 최하위 시즌을 팀 재정비 기회로 삼았다.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고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최대어 양의지를 영입해 약점을 보강했다. NC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동욱 감독을 새 사령탑에 임명해 새 출발을 알렸다.

2019시즌 NC는 나성범이 시즌 아웃되는 악재 속에서도 정규시즌 5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복귀했다. 그리고 올 시즌엔 개막전부터 시즌 내내 리그 선두 자리를 유지하며 창단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천적 두산 상대로 3차전까지 1승 2패 열세를 극복하고 3연승, 4승 2패로 우승검을 들어올렸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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