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창단 멤버 이상호, 트레이드로 LG행

-내야 전 포지션 소화, 뛰어난 도루 능력 높이 산 LG

-10년간 몸담았던 NC 떠나는 아쉬움 “트레이드, 생각도 못 해”

-LG행은 새로운 기회 “NC 떠나 아쉽지만, 잠실야구장 설 생각에 설렌다”

NC 창단 멤버에서 이제는 LG 선수가 된 이상호(사진=NC)
NC 창단 멤버에서 이제는 LG 선수가 된 이상호(사진=NC)

[엠스플뉴스]


“NC에서 선수 생활을 끝낸다고 생각해 왔는데, 막상 트레이드되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한편으로는 LG 유니폼을 입고 잠실야구장에 설 생각에 설레기도 한다.”

내야수 이상호는 NC 다이노스 창단멤버다. 프로 경력은 2010년 롯데에서 시작했지만, 1군 데뷔는 NC 유니폼을 입고 했다. NC 창단 첫해인 2011 강진 캠프부터 올해까지 꼬박 10년을 NC 소속으로 뛰었다. NC에서 1군 데뷔전도 하고, 첫 포스트시즌도 경험했다. NC 소속으로 결혼도 하고 자녀도 얻었다. 이제는 제2의 고향이 된 창원이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이상호는 올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동료들이 우승 집행검을 뽑아 드는 장면을 TV로 지켜봐야 했다. 게다가 우승 여운이 가시기도 전인 11월 27일엔 트레이드 통보까지 받았다. 트레이드 상대는 한때 거포 유망주이자 NC 동료였던 윤형준. 정든 NC를 떠나 LG 유니폼을 입게 된 이상호다.

LG는 김용의가 FA(자도계약선수) 자격을 얻고 정근우가 은퇴해 내야 뎁스가 헐거워진 상황.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고 도루 능력까지 갖춘 이상호는 LG에 꼭 필요한 카드다. 이상호의 통산 도루성공률은 76.2%. 105차례 도루 시도 중에 80번을 성공했을 정도로 높은 도루성공률을 자랑한다. 2013시즌엔 전문 대주자로 활약하며 25도루(4실패)에 86%의 게임 같은 도루성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NC 관계자는 “이상호는 투수의 투구폼을 뺏는 눈썰미와 스타트 감각이 뛰어난 선수다. 발이 아주 빠른 편이 아닌데도 많은 도루와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는 비결”이라 했다. 차명석 LG 단장도 “이상호는 멀티포지션이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특히 빠른 발이 강점인 선수”라고 소개했다. LG 이적으로 이상호에겐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렸다.

-이상호 “트레이드 생각도 못해, 한편으로는 잠실구장에 설 생각에 설레기도”-

NC 시절의 이상호(사진=NC)
NC 시절의 이상호(사진=NC)

28일 엠스플뉴스와 연락이 닿은 이상호는 “나도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생각했던 것보다 목소리가 어둡진 않았다. 이상호는 “아직 정신이 없다. NC를 떠난다는 게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면서도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까 이제는 LG로 간다는 게 조금씩 와 닿았다”고 말했다.

이상호는 “트레이드될 것 같은 낌새는 전혀 못 느꼈다”며 “올 시즌 성적이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마음 한구석에 불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트레이드는 생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운영팀장님이 ‘미안하다, 올해 기회를 많이 주지 못한 것 같다’고 하시길래 ‘혹시 방출인가’ 싶어 살짝 겁이 났다(웃음). 그런데 트레이드됐다고 하시더라. NC를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상호의 말이다.

이상호는 올 시즌 8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31에 도루 6개로 2013년 1군 데뷔 이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2017시즌 95경기 타율 0.335에 12도루, 지난해 102경기 타율 0.278에 10도루로 대수비, 대주자로 좋은 활약을 한 이상호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결국 시즌 막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상호는 “어쩔 수 없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지 않나”라며 “내가 잘했으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어가고, 트레이드도 안 됐을 거다. 내가 올해 부진했던 게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고 인정했다.

이상호는 “어제 오후 LG 운영팀장님의 전화를 받았다. ‘LG로 오게 됐다,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해주면 된다’고 하셨다”며 “새로운 팀에 가면 처음엔 적응하는 데 어려움도 있을 거다. 하지만 한편으론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된다. 가족들도 새로운 기회라고 다들 설레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급적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그래도 LG에서 어느 정도는 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니까 트레이드를 했을 거다. 가서 LG에 맞는 야구를 하고 싶고, LG에 필요한 선수가 되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상호의 말이다.

2011년 NC 강진 캠프 당시 이상호(사진=엠스플뉴스)
2011년 NC 강진 캠프 당시 이상호(사진=엠스플뉴스)

이상호는 12월 3일 잠실야구장을 방문해 LG 류지현 감독과 구단 직원들에게 인사할 예정이다. 대구 출신인 그는 대구상원고-영남대를 거쳐 부산-인천-창원에서 선수 생활을 해왔다. 이상호는 “SK 시절엔 인천에서 지냈다. 서울은 처음이라 살짝 겁나기도 한다”며 웃었다.

이상호는 “평소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면 NC에서 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올해 경기 출전 횟수가 줄면서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NC를 떠난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며 “막상 트레이드되고 나니까 시원섭섭한 느낌이다. 오랜 고향 집을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야구선수들은 잠실야구장에서 뛰고 싶은 생각을 다 한 번씩은 해보지 않나.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LG 유니폼을 입는 것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상호는 그동안 응원해준 NC 팬들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가족을 놔두고 멀리 떠나는 기분이다. 슬픈 감정이 든다. 사람 인생은 모르는 거니까, 나중에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항상 창원은 그리운 내 집일 거다.”

끝으로 이상호는 LG 팬들을 향해 “LG 팬들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좋은 인상 남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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