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10개 팀 중 유일한 사령탑 공석…11월 중 발표 계획 무산

-내년도 코칭스태프 구성, FA 김상수와 협상은 새 감독 선임 뒤 진행

-외국인 선수는 영입 작업 진행 중…타자는 “공격력이 1순위”

-내년 스프링캠프는 타이완과 고척 둘 다 계약…비교우위 누린다

키움 히어로즈만 유일하게 사령탑이 공석이다(사진=엠스플뉴스)
키움 히어로즈만 유일하게 사령탑이 공석이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키움 히어로즈는 현재 10개 구단 중에 사령탑이 공석인 유일한 팀이다. 류중일 감독과 계약 기간이 끝난 LG도, 키움처럼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친 SK와 한화도 모두 새 감독을 임명한 가운데 아직 키움만 정식 감독 없이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원래는 키움도 11월 중에 새 사령탑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후보 인터뷰도 다 마쳤고 대표이사 결제만 남겨둔 상태였다. 그러나 하송 대표이사가 11월 26일 돌연 사임하면서 감독 선임도 예정보다 늦어지게 됐다.

키움 관계자는 “감독 선임은 대표이사 결제가 필요한 사안이다. 조만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새 대표가 선임되면 절차를 밟아 새 감독도 발표할 예정”이라 했다. 이미 결정은 끝났고 형식적 절차와 발표만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구단 안팎에서 김창현 감독대행이 가장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내부 코치와 타 구단 코치가 새 감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외국인 감독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특히 외부에 감독 후보로 알려진 현대 유니콘스 외국인 선수 출신 MLB 코치는 애초에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치진 구성도, 김상수와 협상도 “새 감독 선임 후 진행한다”-

키움 주장 김상수(사진=엠스플뉴스)
키움 주장 김상수(사진=엠스플뉴스)

내년 시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구성도 새 감독을 정식으로 선임한 뒤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키움 관계자는 “재계약 불가를 통보한 브랜든 나이트, 마정길 코치를 제외한 나머지 코치진은 전원 재계약 대상이다. 다만 코치진 보직은 새 감독이 임명되면 함께 논의해서 정할 예정”이라 했다. 타 구단 코치 1명의 키움 복귀가 확정된 가운데, 불펜 코치 역할을 맡을 코치를 정하는 게 과제다.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권리를 행사한 투수 김상수와 협상 테이블도 새 감독이 정해진 뒤에 차린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FA 계약은 현장 감독님의 의견을 들어보고 논의해서 정할 부분이다. 이전에도 FA 계약은 항상 현장 감독과 의논해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수는 2년 연속 선수단 주장을 지낸 키움 불펜의 핵심 투수다. 2019시즌 40홀드로 KBO리그 신기록을 달성했고 2020시즌엔 60경기에 등판해 5세이브 11홀드를 기록했다. 140km/h 중반대 속구와 포크볼이 주무기로 뛰어난 탈삼진 능력이 장점.

팀의 주장이고 주축 투수인 만큼 당연히 좋은 조건에 팀에 잔류할 것 같지만, 시기와 환경적 조건이 마냥 선수에게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단 A 등급 FA에 지난 시즌 연봉이 3억 원이라 타 구단 이적은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 키움 잔류 외엔 다른 선택지가 마땅치 않다.

2020시즌 평균자책 4.73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앞서 2019시즌 뒤 자체 FA 오주원과 계약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은 키움은 프랜차이즈 선수 예우나 의리 계약보다 합리적인 계약을 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용규를 영입하며 선수단 리더십에 변화를 주려는 의지도 확고하다. 이번만큼은 협상에서 구단 쪽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은 진행 중, 스프링캠프는 타이완-고척 모두 계약 완료-

키움을 떠나게 된 제이크 브리검(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키움을 떠나게 된 제이크 브리검(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반면 새 외국인 선수 영입은 감독 선임과 별개로 진행 중이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외국인 선수 구성은 FA 계약과 다르다. 현장에서 비디오 정도만 보고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어 대체로 구단이 맡아서 영입을 진행해 왔다”며 “현재 새 외국인 선수 후보를 리스트업 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키움은 앞서 27일 외국인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좌완 에릭 요키시만 재계약 대상으로 분류해 협상하고 있다. “잔류 가능성이 80% 이상”이라 할 정도로 요키시와 재계약에 자신감을 보이는 키움이다.

김 단장은 “아직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내년 시즌 전력 구성을 준비하는 단계라, 새 외국인 선수 영입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40인 로스터에서 빠지는 선수 중에 좋은 선수가 나올 수도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타자는 2020시즌 기조와 달리 공격력에 초점을 맞출 예정. 김 단장은 “어떤 포지션의 선수를 영입할지는 국내 선수 구성과도 연관돼 있어 밝히기 어렵다. 다만 공격력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한다는 건 분명하다”고 했다. 키움 스타일상 전업 지명타자는 아니겠지만,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를 영입한다면 코너 외야수 혹은 1루가 주포지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외 다음 시즌 준비도 감독 선임과 별개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우선 12일부터 고양에서 진행한 마무리 훈련이 29일로 모두 끝났다. 키움은 “퓨처스팀 선수들과 2021 신인 및 육성 선수 등 총 5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기본기와 함께 체력 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했고 신인 선수들에게 웨이트 훈련의 중요성과 훈련 방법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했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는 2020시즌 캠프지였던 타이완 가오슝과 홈구장 고척스카이돔 두 군데 모두 계약한 상태. 키움 관계자는 “코로나19 진행 상황을 봐야겠지만, 일단 타이완 쪽과 내년에도 계약해놓은 상태다. 다만 ‘자가격리’가 필요한 상황일 땐 계약을 1년 뒤로 유예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만약 타이완 캠프가 무산되면 키움 선수단은 고척스카이돔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타이완 캠프가 가능한 상황일 땐 1군은 타이완에서 캠프를 진행하고, 2군이 고척에 캠프를 차린다. 국내 캠프가 예정된 다른 구단보다 훨씬 따뜻한 환경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건, 확실한 비교 우위가 될 전망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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