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1월 20일 국외 진출 도전 데드라인 임박

-코로나19로 더딘 ML 로스터 정리, 양현종 협상에도 영향

-먼저 손 내민 KIA “잔류 선택 시 협상 속도전 고려”

-6년 전 윤성환 80억 계약이 기준? 최소 60억대에서 협상 출발 전망

양현종의 국내 잔류를 위한 협상이 본격화됐다(사진=엠스플뉴스)
양현종의 국내 잔류를 위한 협상이 본격화됐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대투수’ 양현종이 국내 잔류 협상을 본격화한다.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국외 진출 대신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 전설로 남는 것도 매우 유력한 선택지가 됐다.

KIA와 양현종 측은 1월 14일 올겨울 첫 공식 FA(자유계약선수)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다소 더딘 국외 진출 모색 과정에서 국내 잔류를 염두에 둔 만남이라 더 의미가 크다.

양현종은 2020시즌 31경기 등판(172.1이닝) 11승 10패 평균자책 4.70. 149탈삼진. 64볼넷을 기록했다. 양현종은 2020시즌 종료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다. 4년 전 양현종은 원소속팀인 KIA 타이거즈와 1년 22억 5,000만 원의 단년 FA 계약을 체결했다. 양현종은 이후 해마다 일반 연봉 협상을 치렀다.


- 예상보다 더 심각한 코로나19 여파, 양현종 ML 도전 쉽지 않다 -

올겨울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과정이 험난한 분위기다. KBO리그 소속 선수 가운데 나성범(사진 왼쪽부터)과 양현종, 그리고 김하성이 도전한 가운데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 나성범은 국외 포스팅 실패라는 결과를 얻었다(사진=엠스플뉴스)
올겨울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과정이 험난한 분위기다. 올겨울 KBO리그 소속 선수 가운데 나성범(사진 왼쪽부터)과 양현종, 그리고 김하성이 도전한 가운데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입단, 나성범은 국외 포스팅 실패라는 결과를 얻었다(사진=엠스플뉴스)

양현종의 국외 진출 결과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실제 관심을 보인 메이저리그 구단도 있었다. 다만, 1월 중순까지도 구체적인 최종 오퍼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김광현이 미국 진출을 했을 때와는 180도 다른 흐름이다. 코로나19로 재정이 악화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40인 로스터 정리가 더딘 탓이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만약 양현종의 국외 진출이 도전이 1년 전이었다면 해를 넘기기 전에 이미 결판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메이저리그 구단 사정이 1년 전과 완전히 뒤바뀌었다. 양현종보다 더 상위 레벨로 평가받는 현지 선수들도 1월 중순까지 로스터 정리 과정에 머물러 있다. 양현종 측이 설정한 국외 협상 데드라인인 1월 20일 안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양현종 측이 설정한 국외 협상 데드라인인 1월 20일을 넘긴다고 해도 스플릿 계약이 아닌 메이저리그 로스터 계약이 올 거란 보장이 없다. 만약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하더라도 양현종은 계약 신분과 금액에서 상당한 손해를 보고 가야 할 전망이다. 결국, 양현종의 국내 잔류 선택지에 더 무게가 쏠리는 흐름이 감지된다. KIA 구단이 양현종 측에 먼저 손을 내민 까닭이기도 하다.

KIA 조계현 단장은 “구단에서 먼저 만나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했다. 14일 열린 첫 만남에선 탐색전을 펼쳤다. 구체적인 조건이 오간 자리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KIA는 양현종 측이 정한 20일 국외 협상 데드라인과 관계없이 양현종 측과 활발한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조 단장은 “20일까지 기다리기보단 미리 대화를 나눠야 양현종 선수가 국내 잔류를 택하더라도 협상이 수월하게 빨리 끝날 수 있다. 20일 전에도 한 차례 더 만나기로 약속했다. 우리 구단은 양현종 선수를 최대한 예우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KIA는 19일 양현종 측과 두 번째 협상 테이블을 차려 속도전을 이어간다. 구체적인 구단의 조건 제시가 이 자리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 최소 60억대부터 시작? 7년 전 윤성환 4년 80억대 계약 기준 가능성도 -

양현종의 국내 잔류 시 계약 규모는 7년 전 비슷한 나이대 계약을 맺었던 윤성환의 4년 80억 원 규모와 비교될 수 있다(사진=삼성, KIA)
양현종의 국내 잔류 시 계약 규모는 7년 전 비슷한 나이대 계약을 맺었던 윤성환의 4년 80억 원 규모와 비교될 수 있다(사진=삼성, KIA)

본격화된 잔류 협상으로 양현종의 계약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양현종은 1988년생으로 4년 계약 기준 한국 나이 34~37세 시즌 계약을 맺어야 한다. 6년 전인 2015년부터 한국 나이 35~38세 시즌 FA 계약을 맺은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윤성환의 계약 규모와 비교할 수 있다는 게 FA 시장의 분위기다. 양현종과 같은 선발 투수 보직이면서 계약 기간 나이대가 비슷했던 당시 윤성환은 4년 총액 80억 원(계약금 48억 원, 연봉 8억 원) 계약을 맺었다.

올겨울 KIA 구단이 준비하고 구상한 FA 계약 적정선도 관건이다. KIA는 올겨울 1983년생 베테랑 타자 최형우를 3년 총액 49억 원에 내부 FA 계약을 체결했다. KIA 구단은 최형우보다 나이가 젊은 양현종에게 4년 계약을 제시할 계획이다. 최소 총액 60억대 선에서 협상이 출발할 것이란 예상이 일각에서 나온다.

결국, 최소 60억대부터 시작해 최고 80억대 계약까지 기대할 수 있는 양현종 잔류 협상 분위기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양현종 측도 4년 전 구단 사정으로 단년 FA 계약을 맺었던 점을 고려해 통 큰 제안을 기대하는 눈치다. 해마다 일반 연봉 협상을 해온 양현종은 2020시즌 23억 원 연봉을 받았다. FA B등급인 양현종의 최대 보상 금액은 46억 원에 달한다. 다른 팀 이적이 쉽지 않은 구조다.

양현종 측은 “구단에서 감사하게 먼저 협상 테이블을 차리자고 제안해주셨다. 구단이 국외 진출 꿈을 응원하고 있지만, 양현종 선수가 국내 잔류를 택할 경우 빠르게 계약을 맺자는 의미로 신경을 써주셨다. 4년 전 양현종 선수가 택한 단년 FA 계약은 미래에도 KIA 잔류만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런 부분을 잘 생각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KIA는 2021년 팀 전력 상승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양현종 잔류를 꼽는다. 만약 양현종이 국외 진출 도전이 뜻을 접고 국내 잔류를 택한다면 KIA는 2021시즌 가장 기대받는 외국인 투수진인 에런 브룩스·다니엘 맹덴과 더불어 양현종까지 리그 최강 선발 트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국외 진출 도전과 국내 잔류 가운데 양현종이 내릴 결단과 더불어 KIA 구단의 적극적인 협상 자세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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