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코치, 3년 정든 두산 떠나 친정 LG로 복귀

-두산 선수단도 크게 아쉬워한 이별 “믿고 따라왔던 (박)세혁이에게 특히 고마워.”

-LG 2군 배터리코치 맡는 조인성 “2, 3번째 백업 젊은 포수 성장 도와야”

-“여전히 설레는 줄무늬 유니폼, LG도 포수 왕국 만들어야죠.”

조인성 코치가 2011년 FA 이적을 택한 뒤 10년 만에 줄무늬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사진=LG)
조인성 코치가 2011년 FA 이적을 택한 뒤 10년 만에 줄무늬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사진=LG)

[엠스플뉴스]

최근 3년 동안 두산 베어스 배터리 파트를 책임졌던 조인성 코치가 친정 LG 트윈스로 복귀한다. LG 2군 배터리코치 보직을 맡는 조 코치는 LG도 두산처럼 포수 왕국으로 만들어보겠단 힘찬 각오를 전했다.

LG는 2021시즌을 앞두고 조인성 코치, 김민호 코치, 이종범 코치, 김경태 코치 등을 영입했다. 이로써 조 코치는 2011년 현역 시절 친정을 떠난 뒤 10년 만에 지도자로 복귀했다.

조 코치는 명실상부한 LG 출신 레전드 포수다. 1998년 LG에 입단한 조 코치는 2011년까지 LG 주전 포수로 오랜 기간 활약했다. 조 코치는 2011시즌 종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014시즌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조 코치는 2017시즌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조 코치는 2018년부터 두산 1군 배터리코치로 선임돼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조 코치는 2018년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준우승, 2019년 통합 우승, 2020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팀 성과에 힘을 보탰다. 특히 조 코치가 공을 들인 두산 포수 박세혁은 2019년 한국시리즈 우승 포수로 성장했다.

엠스플뉴스가 10년만의 친정 복귀에 설레는 조 코치의 마음가짐과 LG에서도 포수 왕국을 만들고자 하는 그의 단단한 각오를 들어봤다.


많은 걸 배웠던 두산에서의 3년, 조인성 코치 "특히 믿고 잘 따라온 세혁이에게 고맙다."

조인성 코치(오른쪽)는 두산 시절 호흡을 맞췄던 포수 박세혁(왼쪽)에게 고마움을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조인성 코치(오른쪽)는 두산 시절 호흡을 맞췄던 포수 박세혁(왼쪽)에게 고마움을 전했다(사진=엠스플뉴스)

10년 만에 입은 LG 유니폼 느낌이 궁금합니다.

1998년 LG에 입단해 보낸 신인 시절이 떠올랐어요. 여전히 설레는 줄무늬 유니폼이네요. LG 팬들과 재회할 걸 생각하니 흥분되고(웃음).

두산 배터리코치 3년 동안 많은 걸 보고 배웠겠습니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성과도 있었고요.

두산 김태형 감독님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던 시간이 제겐 정말 영광이었어요. 감독님은 말 그대로 ‘촉’이 정말 좋은 지도자세요. 경기 상황에 대한 판단력과 결단력도 대단하시고요. 팀이 어려울 때 선수들을 이끌고 가는 걸 보면 '명장'다우세요. 그런 감독님 밑에서 많은 걸 배웠다는 게 제겐 큰 자부심입니다.

두산 선수들이 조인성 코치와의 이별을 무척 안타까워했는데요.

(김)재환이나 (박)세혁이, 그리고 (박)건우가 특히 ‘왜 가시냐고’하면서 무척 서운해 했어요.(웃음).

조 코치도 서운하긴 마찬가지 아니었습니까.

그렇죠. 현역 은퇴 뒤 곧바로 코치를 시작해서 선수들과 형 동생처럼 지냈습니다. 3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 동안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어요. 특히 포수인 세혁이와 함께한 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거예요. (양)의지가 있을 때부터 세혁이를 키우려고 준비했고, 그 과정은 세혁이와 저에겐 큰 도전이었어요. 세혁이가 저를 잘 따라준 덕분에 2019년 통합 우승도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지도자로서 LG 복귀를 선택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LG 차명석 단장님께서 코치 제의를 해주셨고, 흔쾌히 가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흔쾌히?

처음엔 망설였어요. 두산이 저를 지도자로 만들어줬고, 두산에서 정말 많은 걸 배웠거든요. 그러다 주변 의견을 들어봤죠.

주변에서 뭐라고 하던가요?

"두산에서 배우고 닦은 경험과 노하우를 다른 팀 선수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전체 프로야구를 보면 누군가는 꼭 해야할 행동"이라고 하셨어요. 그 얘길 듣고 차 단장님께 "LG에 가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다시 LG 유니폼을 입었을 때 꽤 흥분됐을 듯싶은데요.

네, 굉장히 흥분되더라고요. 사실 코치로서 커리어를 잘 쌓아 다른 팀에서도 원하는 좋은 지도자로 성장하는 게 제 원래 목표였어요. 그 목표를 아주 조금 이룬 기분이 들기도 하더군요. 어쨌거나 다시 한 번 저를 불러주신 LG 구단과 차명석 단장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2, 3번째 백업 젊은 포수 육성이 큰 도전이자 과제, LG도 포수 왕국 만들어보겠다."

LG 레전드 포수였던 조인성 코치는 두산 배터리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은 뒤 10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사진=엠스플뉴스)
LG 레전드 포수였던 조인성 코치는 두산 배터리코치로 지도자 경험을 쌓은 뒤 10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사진=엠스플뉴스)

LG에서 맡은 보직, 1군이 아닌 2군 배터리코치입니다.

처음부터 코치 보직에 대해 보장받은 게 없었어요. 두산에서 3년 동안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지도자 조인성'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LG에선 저보다 구단 내부 지도 경험이 많아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아시는 김정민 코치님이 계십니다. 김 코치님이 1군에서 좋은 역할을 하시리라 확신해요. 그리고 현장의 '최종 결정권자'는 유지현 감독님이세요. 제가 할 일은 현장의 최종 결정권자가 내린 결정을 충실히 따르고, 그 결정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거라고 봅니다.

멋진 이야기군요.

저는 현역 시절 유 감독님과 함께 뛰어서 잘 알아요. 유 감독님이 LG를 모두가 바라는 방향으로 끌고 가실 겁니다. 그럴 충분한 능력과 준비를 하신 분이에요. 저는 2군에서 포수 육성을 담당하면서 어떻게든 1군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1군 주전 포수 유강남과 역할 분담할 젊은 백업 포수 육성이 시급해 보입니다.

10년 전 제가 FA로 SK에 갈 때 LG가 백업 포수를 잘 키우길 진심으로 바랐어요. 결과적으로 그게 잘 안됐죠. 제가 더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LG에서 주목하는 젊은 포수, 누굽니까.

아직 밖에서 지켜보기만 해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 우선 박재욱 선수와 김기연 선수를 주목하고 있어요. 일단 두 선수 모두 경험이 부족할 테니까 도루 저지와 포구, 블로킹 등 기본기를 저와 함께 더 잘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에요. 스프링캠프에서 만나면 하체 풋워크부터 중점적으로 지도하려고요.


LG 2군 배터리코치로서 올 시즌 생산하고 싶은 가치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1군에서 백업 포수 자원이 필요할 때 믿고 올릴 수 있는 젊은 포수들을 미리 준비하는 게 2021시즌 제 목표입니다. 1군 경기에 출전했을 때 수비에서 불안한 면이 없도록 도울 생각이에요. 2, 3번째 백업 젊은 포수들을 완벽하게 준비시켜서 LG도 포수 왕국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레전드 귀환’을 반기는 LG 팬들에게 재회 인사 부탁합니다.

현역 시절 ‘앉아 쏴’라는 특별한 별명으로 제 부족한 이름을 알렸습니다. LG 트윈스에서 뛸 수 있었기에 그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제가 맡은 자리에서 노력해 이젠 LG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LG 팬들이 원하는 우승 반지를 최대한 빨리 낄 수 있도록 팀을 잘 뒷받침하겠습니다. 항상 감사드리고 얼른 야구장에서 LG 팬들과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 아, 그리고.

네.

두산 구단과 김태형 감독을 중심으로 한 두산 코칭스태프, 두산 선수들, 특히나 두산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드립니다. LG가 저를 프로야구 선수로 키웠다면 두산은 절 프로야구 코치로 키워주셨습니다. 앞으로 LG 승리를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일할 겁니다. 어떤 승부의 현장에서도 두산에 대한 존중만은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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