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7일 기장 1차 캠프 마무리…울산 2차 캠프로 이동

-기장 캠프에 흡족한 이강철 감독 “은근한 경쟁 구도 분위기, 국외 캠프 같은 환경에 만족”

-“팀 복귀한 고영표가 5선발 활약 기대, 선발진 5명은 어디에도 밀리지 않을 것”

-“불펜에선 이상동·이강준·한차현 젊은 투수들 주목, 후반기 복귀할 이대은·엄상백도 변수”

-“로하스 공백은 인정해야, 알몬테의 수비 출전 비중 여부가 2021시즌 타선 구상에 관건”

알몬테의 외야 수비 출전 비중에 따라 KT 팀 타선 효율성이 결정될 전망이다(사진=KT)
알몬테의 외야 수비 출전 비중에 따라 KT 팀 타선 효율성이 결정될 전망이다(사진=KT)

[엠스플뉴스=기장]

KT WIZ 이강철 감독은 2020년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역사를 함께 세웠다. ‘팀 KT’라는 힘이 돋보였다면서 자신을 낮춘 이 감독은 2021년 팀 성적에 더 신경은 곤두세운다. ‘1년 반짝’으로 KT의 돌풍이 끝난다면 안 된다는 걸 잘 아는 까닭이다.

2021시즌 준비도 순조롭다. KT는 다른 구단들이 가장 탐내한 스프링캠프 장소인 기장드림볼파크를 선점했다. KT 선수단은 2월 1일부터 2월 27일까지 기장드림볼파크 시설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1차 캠프를 큰 탈 없이 마무리했다. KT는 이제 울산으로 이동해 3월 1일부터 연습 경기 일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엠스플뉴스가 기장 1차 캠프를 흡족하게 지켜본 이강철 감독을 직접 만나 2021시즌 구상에 대해 들어봤다.

- 선발진 활약 기대하는 이강철 감독 “‘5선발’ 맡을 고영표 연착륙이 관건” -

선동열 인스트럭터(가운데)에게 조언받는 투수 고영표(오른쪽). 이강철 감독(왼쪽)은 2021년 선발진 키로 고영표를 꼽았다(사진=KT)
선동열 인스트럭터(가운데)에게 조언받는 투수 고영표(오른쪽). 이강철 감독(왼쪽)은 2021년 선발진 키로 고영표를 꼽았다(사진=KT)

기장 1차 캠프가 곧 마무리됩니다. 기온과 바람이 변수였는데 첫 국내 스프링캠프 환경은 어땠습니까.

사실 캠프를 시작할 때는 걱정이 컸습니다. 그런데 기장 날씨가 의외로 괜찮더라고요. 야구장 3개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서 마치 국외 스프링캠프처럼 넉넉하게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또 선수들이 비시즌 동안 몸을 잘 만들어와 큰 문제 없이 1차 캠프를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2차 울산 캠프에서 선수들이 보여줄 활약이 기대되네요.

선수들도 지난해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 성과 덕분인지 부담감이 덜 느껴지는 분위기입니다.

그래도 경쟁 구도가 은근히 생겨 긴장감은 꽤 느껴집니다. 고영표와 심재민이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고, 신본기와 박시영, 안영명 등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해왔더라고요. 누구 하나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훈련에 임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선수단 뎁스가 강화된 게 느껴져서 저부터도 생각과 고민이 많아지고요.

2년 전 팀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던 고영표가 2021년 선발진 구축에 있어 가장 ‘키’가 될 듯합니다.

고영표만 5선발로 잘 자리 잡는다면 선발진 전체가 무리 없이 돌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민수, 심재민, 류희운 선수도 대체 선발 자원으로 준비하고 있고요. 고영표의 경우 2년 전과 비교해 팀 타선과 수비력이 좋아졌으니까 당시 보여준 투구만 유지해도 충분히 10승 투수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토종 선발진만 보면 KBO리그 상위권이라는 평가가 나올 만합니다.

해마다 저희 팀 선발진은 좋다는 얘기가 자주 나옵니다(웃음). 다른 팀은 5명을 채우기도 벅차다고 하니까요. 고영표는 제구가 되니까 계산이 서고요. 2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배제성과 데뷔 시즌 신인왕을 수상한 소형준을 보면 확실히 자신감이 생겼어요. 2021시즌에도 지금 흐름 그대로 갔으면 합니다.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는 입국 지연과 자가 격리 일정으로 다소 늦게 팀에 합류했습니다.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가능할까요.

두 투수의 현재 몸 상태를 보면 개막전 로테이션에 충분히 투입이 가능합니다. 굳이 무리 안 하려면 개막 뒤 4, 5번째 선발 등판 순서로 들어가도 되고요. 개막전 1, 2선발로 나가도 투구 개수에 있어선 무리가 없을 듯싶어요.

데스파이네는 2021시즌에도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할 계획입니까.

선수 자신도 4일 휴식 로테이션을 계속 원합니다. 시즌 초반 투구 밸런스를 보고 큰 문제가 없다면 2021시즌에도 4일 휴식 로테이션 활용을 이어가려고요. 투구 밸런스 자체가 원체 부드러우니까 가능하지 않나 싶어요. 4일 휴식 로테이션 등판 결과가 좋았고, 국내 선발진의 이닝 관리에도 도움이 되니까 말릴 이유는 전혀 없죠. 감독 관점에선 고마울 뿐입니다(웃음).

- 2021년 KT 고민거리는 젊은 불펜진·야수진 성장과 로하스 빈자리 채우기 -

김기태 전 감독의 아들인 외야수 김건형은 2021시즌 백업 경쟁에서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김기태 전 감독의 아들인 외야수 김건형은 2021시즌 백업 경쟁에서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불펜진에선 큰 고민은 없습니까.

우선 마무리 김재윤과 셋업맨 주권과 조현우는 고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영명, 박시영, 유원상, 전유수, 이보근 등 경험이 많은 투수들은 지금 구위가 괜찮으면 ‘OK’라고 보고요. 이상동, 이강준, 한차현 등 경험이 부족한 투수들은 실전 투구를 지켜보고 안정감이 느껴지면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올겨울 팔꿈치 수술 뒤 재활 중인 이대은의 복귀 시점은 언제로 보고 있을까요.

현재 재활 흐름을 고려하면 6~7월 정도에 몸 상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넉넉잡아 후반기 복귀라고 생각해야 하고요. 7월 정도에 상무야구단에서 제대하는 엄상백도 있으니까 그 부분도 생각해야죠. 마운드 뎁스는 확실히 괜찮네요(웃음).

투수와 반대로 야수 쪽에선 배정대 정도를 제외하곤 새 얼굴이 나오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올겨울 야수 FA 영입이 있었던 것도 아니니까 팀 내에서 최대한 만들어봐야 합니다. 그래도 지난해 주전 야수진을 구축한 건 최대 수확이었다고 봐요. 강백호가 1루수로 자리 잡은 건 개인과 팀에 모두 ‘플러스’였죠. 또 배정대가 나와서 외야진도 강화됐으니까요. 외야 한 자리가 아직 고민인데 백업 선수들이 연습 경기 때 분발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주목하는 새 얼굴들이 있습니까.

내야진에선 신인 권동진과 이적한 신본기가 눈에 들어오고요. 외야진에서도 신인 김건형의 타격이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실전 경기에서 어떤 과정과 결과를 보여줄지 한 번 봐야죠.

2021시즌 KT 전력을 두고 가장 많이 나오는 이름이 ‘로하스’입니다. 그만큼 절대적인 비중이었기에 멜 로하스 주니어의 공백에 대한 염려가 큰 분위기입니다.

로하스 공백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크게 치는 타격 위주 운영보단 투수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최대한 좋은 마운드 뎁스를 활용해 실점을 적게 주는 방향으로 지키는 야구를 해야죠.

- “알몬테 수비 출전 비중이 중요, 타순 구상도 걸려 있다.” -

KT 이강철 감독(오른쪽)이 팀을 떠난 외국인 타자 로하스(왼쪽) 공백을 지키는 야구로 메우겠다고 밝혔다(사진=엠스플뉴스, KT)
KT 이강철 감독(오른쪽)이 팀을 떠난 외국인 타자 로하스(왼쪽) 공백을 지키는 야구로 메우겠다고 밝혔다(사진=엠스플뉴스, KT)

팀 타선에서 로하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조일로 알몬테의 활약이 정말 중요하겠습니다.

일본 무대에서 오랜 기간 타격은 검증된 선수니까요. 콘택트 능력과 득점권 타율에선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이 있다면 수비에요. 데스파이네는 알몬테가 수비를 잘한다고 칭찬하던데(웃음). 로하스 정도만 해줘도 좋은데 100% 상태로 수비에서 뛰는 걸 봐야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유한준 선수 아무래도 외야에 자주 나가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알몬테가 외야수로 나가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인데 개막 전까지 우선 지켜보겠습니다.

알몬테 활약에 따라 타순 고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익수 자리 주인공이 먼저 정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알몬테가 좌익수로 나가고, 유한준이 5번 지명타자로 들어가야 베스트가 아닐까 싶어요. 황재균은 2번에 그대로 들어가고, 강백호와 알몬테를 3번과 4번 가운데 어디로 넣을지 고민이고요. 유한준이 타선에 못 들어간다면 지난해부터 흐름이 좋은 장성우를 5번에 넣을까 싶기도 합니다.

로하스 이탈로 여기저기 고민이 꽤 많아진 듯합니다.

중심 타선에서 1명만 빠져도 연결 고리가 확연히 약해지니까요. 그래서 알몬테가 타격과 함께 수비에서 도움이 돼야 합니다. 외야 크기가 작은 야구장에선 유한준이 어느 정도 맡아줄 수 있으니까요. 그나마 중견수 배정대의 수비 범위가 넓어 다행이죠. 체력적인 부담을 고려해 배정대 타순은 뒤로 빼주려고요.

창단 첫 가을야구 성과를 이제 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합니다. 이강철 감독이 2021시즌 그리고 싶은 KT의 그림이 궁금합니다.

부임 뒤 2년 동안 나름대로 팀 성적이 좋아졌으니까 그만큼 재미도 많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성과에 만족해서 끝나면 안 될 듯싶어요. 다가오는 시즌에도 지난해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리는 게 중요합니다. 1년 반짝 성적으로 끝나면 다시 팀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저도 지난해보단 오히려 올 시즌 성적에 더 신경이 쓰이네요. KT가 정말 강해졌다는 걸 다시 증명할 2021년이 됐으면 합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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