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잠실 라이벌’ 두산과 LG가 13년 만에 맞트레이드를 발표했다. 1루수 보강이 시급했던 두산과 국내 선발 보강이 필요했던 LG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트레이드 성사 ‘키’로 좌완 유망주 남호를 꼽았다.

내야수 양석환(왼쪽)과 투수 함덕주(오른쪽)가 유니폼을 서로 바꿔입는다(사진=엠스플뉴스)
내야수 양석환(왼쪽)과 투수 함덕주(오른쪽)가 유니폼을 서로 바꿔입는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두산 베어스가 무려 13년 만에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와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1루수 보강을 위해 LG 구단과 논의했는데 트레이드 밸런스를 위해 남호가 필요하다고 봤다. 좌완 강속구 선발로 키울 유망주”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두산과 LG는 3월 25일 투수 함덕주와 채지선, 그리고 내야수 양석환과 투수 남호를 맞바꾸는 2대 2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오재일 이탈에 따른 1루수 약점 보강을 원했던 두산은 즉시전력감인 양석환의 영입으로 갈증을 풀었다. 반대로 국내 선발진 강화를 원한 LG는 검증된 좌완 함덕주 영입으로 마운드 높이를 높였다. 또 좌완 파이어볼러 유망주인 남호와 우완 불펜 즉시전력감인 채지선도 각 팀에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자원들이다.

엠스플뉴스는 2008년 6월 3일 트레이드(이성열·최승환<->이재영·김용의) 이후 13년 만에 잠실 라이벌 트레이드를 완성한 김태룡 단장의 얘길 들어봤다.

두산 김태룡 단장(오른쪽)이 13년만의 두산과 LG의 맞트레이드 성사 키로 좌완 유망주 남호(왼쪽)를 꼽았다(사진=LG, 두산)
두산 김태룡 단장(오른쪽)이 13년만의 두산과 LG의 맞트레이드 성사 키로 좌완 유망주 남호(왼쪽)를 꼽았다(사진=LG, 두산)

트레이드 추진은 어떻게 시작됐나.

지난주 금요일(3월 19일)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우리 감독 관점에서 올 시즌 팀 공격력이 약해졌다고 판단해 보강 필요성을 느꼈다. 특히 1루수 자리에 기존 선수들에게 기대가 컸는데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를 보면서 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본 듯싶다. 잠실구장에서 펀치력을 보여줬고, 1루수 수비도 괜찮은 양석환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양석환 영입으로 1루수 고민이 조금 풀릴 듯하다.

이제 한숨을 돌렸다. 호세 페르난데스가 1루수로 자주 출전하면 타격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본다. 지명타자 자리에서 타격에 집중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강승호와 박계범도 기대보다 더 잘해서 1군에 잘 자리 잡을 듯싶다. 그래서 2루수 자리보단 1루수 자리가 더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오랜 기간 팀 주축 투수로 활약한 함덕주를 보내는 건 쉽지 않은 판단이었다.

지난해 막판 선수 자신이 원해 선발 투수로 뛰었는데 약간 안 풀렸다. 또 다른 새로운 계기가 있으면 잘 풀리지 않을까 싶었다. 올 시즌에 우리 팀에선 불펜에서 뛸 수도 있었는데 LG에서 선발 자원으로 보고 원했으니까 어떻게 보면 이해관계가 맞았다.

양석환과 함덕주 1대 1 트레이드에서 규모가 더 커졌다.

1대 1 트레이드로는 사실 균형이 한 쪽으로 기운다고 판단했다. 함덕주가 빠지니까 좌완 보강이 필요했고, 남호가 트레이드 성사 ‘키’로 작용했다. LG에 좌완 유망주들이 많아서 그 가운데 남호를 택했다.

남호가 특별히 눈에 들어온 이유는 무엇인가.

어린 나이(2000년생)에도 140km/h 중반대 강속구를 던질 줄 안다. 지난해 1군 등판 경험이 있고, 올 시즌에도 시범경기까지 1군 선수단과 함께 있더라. 가능성을 먼저 봤다. 지금 나이에 그런 구속이 나온다면 향후 성장 가능성이 엄청나다고 판단했다. 장기적으로 좌완 강속구 선발로 키우려고 한다.

남호를 데려오면서 채지선을 LG로 보냈다.

남호를 데려오고 싶은데 1대 2로 하자고 하면 LG 구단에서 안 할 듯싶었다. 반대급부가 필요했으니까 채지선을 내줬다. 채지선도 지난해 1군에서 큰 가능성을 보여준 좋은 투수다. 다만, 우리 팀은 조만간 곽빈, 이형범, 유재유 등 채지선과 비슷한 스타일의 우완 불펜이 보강될 수 있다.

13년 만에 나온 LG와 트레이드라 더 주목받는 분위기다.

그동안 역사를 볼 때 분명히 자주 일어나는 양 팀의 트레이드는 아니다. 그래도 서로 필요하다면 어떤 팀이든 트레이드를 시도하고 결정해야 한다. 이번 트레이드 이슈로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 판이 뜨겁게 달궈졌으면 한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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