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새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가 2이닝 동안 71구를 던지는 진땀투 끝에 조기 강판당했다. 최고구속 154km/h 빠른 볼을 던졌지만 한화 타자들을 전혀 압도하지 못했다.

윌머 폰트가 2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윌머 폰트가 2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SSG 랜더스 새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전문 ‘오프너’였다.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은 2019시즌, 폰트는 선발로 나온 17경기 중에 13경기에서 2이닝 이하만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경기 초반 1~2이닝 동안 위력적인 속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한 뒤 ‘세컨드 탠덤’에게 마운드를 넘기는 게 폰트의 역할이었다.

SS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4월 7일, 이날도 폰트는 딱 2이닝만 던지고 내려갔다. 오프너라서 일찍 내려간 건 아니다. 한화 이글스 타선 상대로 2회까지 투구 수 71구로 진땀을 쏙 뺀 끝에 조기 강판당했다. 1회에만 33구를 던지며 애를 먹었고, 2회엔 38구를 기록했다. 안타 4개에 볼넷 3개를 허용했고 일찌감치 4점을 내줘 마운드에 계속 놔둘 수가 없는 투구내용이었다.

최고 154km/h, 평균 148km/h의 빠른 볼을 던졌지만 한화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했다. 1회부터 선두타자 안타와 보크, 다시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주석을 삼진으로 잡고 한숨 돌리나 했지만 150km/h대 공이 익숙한 라이온 힐리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고 2실점, 정신없이 흔들렸다.

2회엔 더 큰 고난이 기다렸다. 1사후 최재훈을 볼넷으로, 2사후 정은원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존 안쪽에 던진 회심의 승부구에 구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으면서 어려움이 더 커졌다. 무사 1, 2루에서 1회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던 박정현에게 이번에도 8구 승부 끝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꾸준히 150km/h 안팎을 유지하던 볼 스피드가 3실점 한 뒤부터 눈에 띄게 떨어졌다. 하주석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던진 힘없는 속구가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2루타가 됐다. 하주석에게 던진 마지막 공은 144km/h에 그쳤다. 힐리를 3루 땅볼로 잡고 간신히 이닝을 끝낸 폰트는 3회부터 우완 조영우로 교체됐다. 상대 팀 한화의 ‘퍼스트 탠덤’ 김이환(2.2이닝)보다 폰트의 강판이 더 빨랐다.

폰트의 최종 기록은 2이닝 4피안타 3볼넷 4실점. 총 투구수 71구 중에 40구가 스트라이크/31구가 볼일 정도로 좀처럼 스트라이크존을 찾지 못했다. 김성철 구심의 존이 이날 따라 유독 좁았던 것도 폰트의 어려움을 가중했다. 한화 타자들은 폰트의 빠른 볼 스트라이크는 파울로 걷어내고, 변화구 유인구는 골라내며 폰트를 괴롭혔다. 한화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하지 못하면서 폰트의 데뷔전은 아쉬운 결과로 끝났다.

폰트는 원래 SSG의 유력한 개막전 선발투수였다. 하지만 3월 16일 연습경기 이후 어깨 통증으로 장기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결국 개막전 선발 자리를 아티 르위키에게 내줬다. 아직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가운데, 다소 추운 날씨 속에 공을 던진 것도 폰트에게는 악조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제 1경기인 만큼 아직 폰트의 성공 가능성을 속단하기엔 이르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는 데뷔전에서 한화 상대 6.2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시즌이 끝났을 땐 6승 15패 평균자책 6.17이란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폰트가 이날 데뷔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다음 등판 때 어떤 투구를 보여줄지가 중요해졌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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