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팀 타선 배치에 주목, 추신수·최 정·최주환 묶은 ‘CCC포탄생

-홈런 타자 사이 출루와 콘택트 강점인 추신수와 최주환 끼워 넣기 전략

-‘4번 타자’ 배치된 최 정 “앞뒤로 추신수와 최주환, 확실히 부담감 덜 느낀다.”

-짜임새 좋아진 SSG 팀 타선, 하위 타선까지 터지면 화력 한도 없다

SSG 창단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된 최 정(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SSG 창단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된 최 정(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

과거 KIA 타이거즈에 ‘LCK포’가 있었다면 2021년 SSG 랜더스엔 ‘CCC포’가 있다.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은 SSG 내야수 최 정은 자신의 앞뒤에 위치한 추신수와 최주환의 존재로 전혀 외롭지 않다.

새로운 모그룹과 새로운 팀 이름, 그리고 새로운 선수 영입까지. SSG 랜더스는 2021시즌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됐다. 무엇보다 추신수와 최주환의 가세로 막강 화력을 과시하는 타선이 눈에 들어온다. SSG 타선을 상대해야 하는 다른 구단 투수들은 “문학구장에서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라고 말할 정도로 공포의 타선이 구축됐다.

- 홈런 타자 사이 추신수·최주환 끼워 넣기 전략 "삼진율 적은 두 선수 가세로 효율적인 타선 구축" -

SSG는 마운드와 타선의 집중력 있는 활약으로 개막 2연승을 달렸다(사진=SSG)
SSG는 마운드와 타선의 집중력 있는 활약으로 개막 2연승을 달렸다(사진=SSG)

정규시즌 개막 전 SSG 벤치의 가장 큰 고민은 타순 조합이었다. 기존 타선에 추신수와 최주환이 합류하면서 어떻게 타순 퍼즐을 맞출지가 관심사였다. SSG 김원형 감독이 고심 끝에 내놓은 개막전 타순은 최지훈·제이미 로맥·추신수·최 정·최주환·한유섬·오태곤·이재원·박성한이었다. 가장 궁금증을 일으킨 추신수의 타순은 ‘3번’이 됐다. 공교롭게도 중심 타선은 추신수·최 정·최주환으로 이어지는 ‘CCC포’로 완성됐다.

SSG 이진영 타격코치는 개막전 타순 결정 배경과 관련해 “김원형 감독님과 코치진, 그리고 구단 전력분석팀과 함께 고민한 끝에 나온 타순이다. 홈런 생산 능력이 돋보이는 기존 타자들 사이에 새로 합류한 추신수와 최주환을 끼어 넣는 그림이다. 삼진율이 적은 두 선수가 홈런 타자들 사이에 있으면 더 효율적인 타선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또 최지훈도 리드오프로서 기대 이상의 출루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SSG 벤치 기대대로 개막전부터 팀 타선이 홈런으로 폭발해 5대 3 승리를 거뒀다. 최 정과 최주환을 붙여놓은 4번과 5번에서 각각 멀티 홈런이 나오는 화력 쇼가 이어졌다. 게다가 SSG 구단 창단 첫 홈런은 인천야구를 상징하는 최 정의 몫이었다.

특히 최 정은 자신의 커리어에서 첫 개막전 홈런을 맛봤다. 최 정은 “그동안 개막전에서 잘한 기억이 없었다. 솔직히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큰 기대는 안 했다. 그저 4번 타자답게 과감한 스윙을 보여주자는 생각만으로 타석에 임했는데 기대 이상의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전했다.

삼진율이 낮아 까다로운 타자인 추신수와 최주환 앞에 로맥과 최 정을 배치해 상대 투수들의 정면 승부를 유도하는 타선의 밑그림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 흐름이다. SSG 김원형 감독은 “우리 팀은 뛰거나 짧게 쳐서 득점을 만들어내는 스타일이 아니다. 큰 장타로 득점을 만드는 팀 색깔인데 고민해서 내놓은 타순으로 원하는 그림이 나왔다”라며 흡족한 속내를 내비쳤다.

최 정과 최주환가 붙은 시너지 효과는 최 정도 직접 느끼고 있었다. 최 정은 “(최)주환이가 시범경기 때 안타가 하나도 안 나와서 얼마나 잘 치려나 했는데 개막전부터 홈런을 치더라(웃음). 대기 타석에 있을 때 주환이가 뒤에 있어서 부담감을 덜 느껴진다. 주환이가 있으니 상대 투수가 나에게 더 승부를 걸지 않을까 싶어 더 과감한 스윙이 나오게 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 'CCC'포에 하위 타선까지 터진다면? SSG 화력 한계는 없다 -

SSG 벤치는 개막전부터 추신수(사진 왼쪽부터)·최 정·최주환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내세웠다(사진=SSG)
SSG 벤치는 개막전부터 추신수(사진 왼쪽부터)·최 정·최주환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내세웠다(사진=SSG)

‘CCC포’와 함께 더 짜임새가 강해진 SSG 타선은 팀 타선 기복 줄이기라는 개선 과제를 훌륭히 소화할 전망이다. 최근 몇 년 동안 SSG 타선에 대한 평가는 ‘모 아니면 도’라는 시선이 많았다. 홈런 군단만의 위용이 있지만, 홈런이 나오지 않는 날엔 전반적인 타격 침체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던 2018년엔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많이 포진해 있었다. 당시엔 홈런 득점 생산에 집중돼 있었다면 올 시즌엔 홈런뿐만 아니라 출루와 2루타 등도 팀 득점에 큰 도움이 될 듯싶다. 과거와 비교해도 지금 타선이 훨씬 더 좋은 느낌이다. 타자들 면면만 보면 타순도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 안 한다. 같은 팀 선수가 봐도 타선 이름만 보면 짜임새가 정말 좋아 보인다.” 최 정의 말이다.

기본적으로 출루에 강점이 있는 추신수와 콘택트 및 클러치 히터 능력이 뛰어난 최주환의 합류로 만들어진 ‘CCC포’가 그래서 더 반가운 분위기다.

최 정은 “과거와 달리 올 시즌엔 팀 타선 전반적으로 모두 타격감이 떨어지는 날은 적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예전엔 농담으로 내가 삼진을 당하면 로맥도 삼진을 당하는 날이라고 얘길 했다. 그런데 올 시즌 우리 팀 타선은 정말 좋은 타선이 될 듯싶다. 내가 못해도 앞뒤로 해결해줄 타자들이 많다. 나도 ‘4번’이라는 숫자에 신경 안 쓰려고 한다”라고 바라봤다.

김원형 감독은 2번부터 6번까지 배치된 타자들은 시즌 도중 상황에 따라 위치를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그만큼 어떤 조합을 만들어도 위력적인 타자들이다. 거기에 1번 타순에 들어간 최지훈이 2년 차에 훌쩍 성장한 그림까지 보여준다. 하위 타선까지 터진다면 SSG 타선의 파괴력은 어디가 끝일지 궁금할 정도로 강해진다.

이진영 코치는 “솔직히 2번부터 6번 타순까지 위치한 선수들은 그냥 놔둬도 알아서 잘하는 타자들이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키운 최지훈이 1번 타순에서 정말 좋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하위 타선도 곧 터질 것으로 믿는다. 이재원과 오태곤, 고종욱도 있지만, 특히 박성한을 주목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난해 깜짝 스타 자리에 최지훈이 있었다면 2021년엔 박성한이 그 자리에 올라설 수 있다고 본다. 나도 우리 팀 타선이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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