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4연패 뒤 4연승 거둔 삼성의 반전, 피렐라 활약 돋보였다

-한 마리의 야수 같았던 피렐라의 플레이, 삼성 팬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삼성은 피렐라가 성실하고 투지 넘치는 나바로가 되길 바란다

-돌아올 오재일과 ‘라팍 홈런쇼’ 시너지 효과 기대, 피렐라는 가을야구 넘어 우승 조준

삼성 피렐라가 베이스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사진=삼성)
삼성 피렐라가 베이스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사진=삼성)

[엠스플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2021시즌 출발선은 안개 속에 있었다. 21세기 들어 최초로 개막 4연패를 경험한 삼성은 시즌 개막 전 찾아온 연쇄 부상 악령과 함께 최하위권 추락을 앞두는 흐름이었다.

개막 4연패를 지켜본 한 삼성 관계자는 “불운이 시즌 전부터 한 번에 찾아온 듯싶다. 한 시즌을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시기가 있는데 우리 팀에 일찍 온 것으로 생각한다. 시즌 도중엔 다들 안 다치고 건강하게 뛸 수 있길 소망한다. 지금은 다른 선수들에겐 기회니까 새로운 스타 탄생을 기대한다. 그러면 부상 선수들이 돌아올 때 더 시너지 효과가 날 거다. 얼른 개막 연패를 빨리 끊고, 시즌 초반에 잘 버티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삼성은 개막 4연패를 끊는 소중한 승리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홈 개막 시리즈에서도 난적 KT WIZ를 만나 싹쓸이 승리를 거두는 놀라운 반전을 일궜다. 연쇄 부상과 개막 4연패라는 큰 악재를 딛고 만든 소중한 성과였다.


- 성실하고 투지 넘치는 나바로가 되길 바라는 삼성, 피렐라는 열정 주루로 눈도장 찍었다 -

거침없이 과감한 주루를 보여준 피렐라는 맨손 슬라이딩로 마다하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다(사진=삼성)
거침없이 과감한 주루를 보여준 피렐라는 맨손 슬라이딩로 마다하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선보였다(사진=삼성)

4연패 뒤 4연승 반전의 과정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 가운데 한 명은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였다. 피렐라는 4월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첫 3안타로 예열한 뒤 10일과 11일 대구 KT전에서 모두 홈런 한 개를 포함한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쳤다. 도루를 포함한 공격적인 주루 장면도 ‘덤’이었다.

피렐라는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중남미 선수 특유의 운동 능력을 제대로 과시했다. 어떤 공에도 타이밍이 밀리지 않는 빠른 스윙 속도와 천부적인 손목 힘으로 만드는 타구 비거리가 돋보였다. 또 최선을 다해 베이스로 뛰어 들어간 맨손 슬라이딩 장면과 탄력적인 뜀박질 그림은 한 마리의 야수와도 같은 느낌을 받게 했다.

MBC SPORTS+ 허구연 해설위원은 “피렐라는 레그킥 스트라이드 동작을 통해 큰 힘을 모아 타구에 전달하는 타격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레그킥 때문에 히팅 포인트가 뒤로 밀릴 수 있는데 압도적인 스윙 속도로 이를 보완해 조금만 공이 높게 날아오더라도 큰 장타를 만든다. KBO리그 속구 구속에 밀리지 않기에 바깥쪽 변화구 유인구에만 잘 대처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이 피렐라에게 바라는 그림은 ‘성실하고 투지 넘치는 나바로’가 되는 것이다. 2014시즌과 2015시즌 동안 삼성에서 뛰었던 외국인 타자 나바이코 나바로는 역대 최고 삼성 외국인 타자로 꼽힌다. 특히 2015시즌에 나바로는 48홈런·137타점·22도루라는 믿기지 않는 숫자를 달성했다.

삼성 관계자는 “피렐라가 같은 중남미 선수였던 나바로와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워크에식’에 있어서 다소 말이 나왔던 나바로와 달리 피렐라는 비교적 더 성실하고 투지가 넘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경기에서 피렐라가 주루 과정에서 있는 힘껏 다해 전력 질주한 장면이 팬들에게 화제가 됐지 않나. 또 일본에서 아시아 야구를 먼저 경험했기에 KBO리그에도 잘 적응하는 듯싶다”라며 미소 지었다.

‘주장’ 박해민도 일찌감치 피렐라의 성격과 훈련 자세를 두고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었다. 박해민은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과정에서 “피렐라의 성격이 정말 밝고 좋다. 팀 훈련 분위기에 활기찬 행동으로 잘 적응했다. 장난도 많이 치면서 편안하게 대하고 있다. 아무래도 중남미 선수들이 자유분방한 스타일인데 일본 야구를 경험해서 해야 할 행동과 안 해야 할 행동을 구분해 잘 지키더라. 확실히 흥이 있는 스타일인데 볼수록 과거 함께 뛰었던 나바로가 떠오른다”라며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 오재일과 시너지 효과 기대받는 피렐라, 30~40홈런과 한국시리즈 우승 약속했다 -

삼성 새 외국인 타자 피렐라(오른쪽)는 조금 더 성실하고 투지 넘치는 나바로(왼쪽)가 될 수 있을까(사진=삼성)
삼성 새 외국인 타자 피렐라(오른쪽)는 조금 더 성실하고 투지 넘치는 나바로(왼쪽)가 될 수 있을까(사진=삼성)

피렐라는 홈런 생산성이 높은 라이온즈파크에도 특화된 타자로 평가받는다. 피렐라 특유의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라팍 담장을 충분히 넘긴다는 계산이 오는 까닭이다. 피렐라 자신도 홈런을 향한 욕심이 있다. 시즌 30~40홈런을 달성하는 게 피렐라의 2021시즌 목표 가운데 하나다.

베네수엘라에서 출루와 안타의 중요성을 어릴 때부터 배웠다. 물론 안타와 라인 드라이브 타구 생산에 자신 있지만, 홈런도 더 많이 때리고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홈런이 더 선호 받는다. 시즌 30~40홈런 정도는 날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2번 혹은 3번 타순을 희망한다. 팀 타선에 많은 힘을 보탤 수 있고, 공격적인 스윙이 가능한 자리다. 또 내 주루 능력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도루 등 뛰는 걸 공격적으로 시도할 자신이 있다.” 피렐라의 말이다.

삼성이 또 하나 기대하는 건 오재일과의 시너지 효과다. 올겨울 새로 영입한 오재일과 피렐라가 구자욱과 함께 중심 타선에서 응집력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다른 팀 타선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조합이 완성된다. 옆구리 부상에서 5월 초 복귀 예정인 오재일이 피렐라와 만들어갈 라팍 홈런쇼를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이처럼 삼성이 올겨울 오재일과 피렐라를 영입한 이유는 오랜 기간 이어진 가을야구 갈증을 씻기 위해서다. 하지만, 피렐라는 단순히 가을야구 참가를 넘어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왕조 시절 어쩌면 당연했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가 피렐라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다.

40홈런을 때린다면 개인적으로 기분 좋을 수 있지만, 결국 팀이 우승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9번 결승전에 진출해 5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다. 나는 언제든지 도전하려는 성격이다. 우승 반지를 얻으려고 이곳에 왔다. 삼성 팬들이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준다면 꼭 보답해드리겠다.” KBO리그에 도전하는 피렐라의 마음가짐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