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권희동은 개막 9경기 동안 1개의 안타도 때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동욱 감독은 “칠 때가 됐다”며 권희동이 제 모습을 보여주길 기다린다. 막연한 기대가 아닌, 근거 있는 믿음이다.

권희동은 시즌 10번째 경기에서 첫 안타를 신고할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권희동은 시즌 10번째 경기에서 첫 안타를 신고할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안타 안 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코칭스태프가 해줄 수 있는 건 타석에 들어가 마음 편히 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오늘 경기 끝난 뒤에 봐야겠지만, 분명 안타 나올 때가 됐다.”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이 개막 9경기째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한 권희동을 향해 믿음을 보였다. 이 감독은 4월 15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권희동이 포함된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박민우(2)-이명기(좌)-나성범(지)-애런 알테어(중)-노진혁(유)-강진성(1)-권희동(우)-김태군(포)-도태훈(3)으로 이어지는 타순이다. 선발투수는 좌완 김영규가 나선다.

권희동은 아직 시즌 시작한 뒤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주전 가운데 안타가 없는 선수는 박석민(12타수 무안타)과 권희동(13타수 무안타) 둘 뿐이다. 13일 SSG전에도 1번타자로 출전했지만 안타 없이 볼넷만 3개 얻었다. 시즌 출루율은 0.348로 나쁘지 않지만 타율이 0.000에서 변할 줄을 모른다.

이와 관련해 이 감독은 “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시범경기 주축 타자들의 부진에도 선수들을 믿고 기다렸던 이 감독이다. 시범경기 내내 부진했던 NC 타자들은 막상 시즌이 개막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제 모습을 찾았고, NC가 공동 선두를 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자질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면 자기 수치는 분명히 나온다고 생각한다. 기다려줘야 한다” “시범경기에서 너무 안 터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분명 이 선수들이 나가다 보면 그 숫자에 올라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참으니까 터지더라”고 말했다.

안타가 없는 권희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이 감독은 “참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다. 기다리면 분명 좋아진다”며 “타자 중에 안타 안 치고 싶은 사람 아무도 없다. 마음 편하게 들어가 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못 친다고 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것보다, 칠 수 있다고 믿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코칭스태프) 역할”이라 밝혔다.

NC는 단순히 결과를 나타내는 타율, 출루율만이 아니라 타구속도와 발사각도 등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출한 기대타율, 기대장타율 등의 스탯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선수의 퍼포먼스에서 운을 제거하고 현재 기량과 컨디션이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안타가 없어도 타구 질이 좋고 자기 타격을 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좋아질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반대로 결과는 좋아도 내용이 좋지 못하면 그에 맞춰 부족한 부분을 준비하면 된다. 타순 역시 결과와 내용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모두 반영해 구성한다. “칠 때가 됐다”는 이 감독의 말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근거 있는 기대인 셈이다.

한편 NC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외야수 김준완을 콜업하고 포수 정범모를 말소해 다시 ‘2포수 체제’로 돌아갔다. 일단 이날 경기 선발 포수로는 김태군이 나서고, 양의지는 벤치에서 대기한다.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출전한다.

이 감독은 “나성범이 한번 지명타자로 들어갈 때가 됐다. 4, 5경기 정도 우익수로 나갔기 때문에 쉬어줄 때가 됐다. 양의지는 수비가 가능한 몸 상태가 됐지만, 오늘은 선발로 나가는 것보다 뒤에서 준비한다”고 했다. 알테어를 비롯한 외야수들의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라, 경기 후반 필요하면 김준완이 교체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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