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어린이날 매치 승리 속 신예 문보경 활약상 돋보여

-한석현과 문보경, 그리고 이영빈까지, 2군 유망주 적극적인 활용 방향

-스프링캠프부터 시즌 개막 뒤에도 2군에 꾸준한 관심 보여준 류지현 감독

-이제 LG도 ‘화수분 야구’ 시작, 27년만의 우승에 큰 역할 해줄 것으로 기대

LG 외야수 한석현은 2014년에 입단한 중고 신인이다. 그만큼 더 절박한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사진=LG)
LG 외야수 한석현은 2014년에 입단한 중고 신인이다. 그만큼 더 절박한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사진=LG)

[엠스플뉴스]

LG 트윈스는 5월 5일 어린이날에서 ‘엘린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오랜만에 장단 14안타 7득점으로 터진 팀 타선은 팬들의 마음을 뻥 뚫리게 했다.

팀 타선의 혈을 뚫은 김현수의 추격 2점 홈런과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한 오지환의 활약상이 빛났다. 하지만, LG 팬들이 더 내심 기뻐한 건 2안타 2타점을 기록한 ‘신예’ 문보경의 활약상이었다. 2군에서 1군으로 처음 올라오자마자 자신의 타격 재능을 뽐내는 문보경 활약상은 LG도 이제 화수분 야구를 할 줄 안다는 걸 보여줬다.

LG 류지현 감독이 단순히 기존 주전 야수진에게만 의지하지 않고 2군에서 돋보이는 젊은 야수들을 1군에서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방향성이 더 빛난 하루였다.


- 한석현과 문보경, 그리고 이영빈까지 LG표 화수분 야구 시작됐다 -

LG 내야수 문보경은 첫 1군 무대에도 타격에서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사진=LG)
LG 내야수 문보경은 첫 1군 무대에도 타격에서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사진=LG)

내야수 문보경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입단해 2021시즌 처음 1군 무대에 올라왔다. 문보경의 2021시즌 퓨처스리그 성적은 16경기 출전 타율 0.464/ 26안타/ 2홈런/ 16타점/ 13볼넷/ 2도루다. 퓨처스리그 성적만 보면 1군에 올라오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5월 1일 1군 데뷔전에서 첫 안타를 신고한 문보경은 2일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대형 중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5일 어린이날에도 결정적인 동점 적시 2루타를 날리면서 타격 재능을 뽐냈다. 타격뿐만 아니라 1루수 수비에서도 1회 말 3루수의 불안한 원바운드 송구를 깔끔한 포구로 추가 실점을 막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류지현 감독은 “문보경의 데뷔 첫 홈런 장면을 보면 대구구장 센터 백스크린을 맞출 정도로 큰 홈런이었다. 그런 홈런을 만드는 게 절대 쉬운 타격 기술이 아니다. 그런 장면을 보면 역시 타격 재능이 있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문보경에겐 좋은 기회가 온 거니까 잘 잡길 바라고, 기존 선수들에게도 자극제가 되길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문보경 이전엔 외야수 한석현이 신선한 충격을 줬다. 2020시즌 잠시 1군을 봤던 한석현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48순위로 입단했던 중고 신인이다. 2021시즌 처음 1군에 올라오자마자 첫 경기 대타 기회에서 3루타를 날린 한석현은 이후 4경기 연속 안타로 잠시나마 팀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했다.

한석현은 이미 2군에서 준비된 선수였다. 한석현은 2020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율 0.345를 기록했다. 퓨처스 북부리그 타격 1위에 올랐다. 빠른 발을 앞세워 29도루에도 성공했다. 2020년 9월 23일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전신)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선 우전 안타, 2루타, 3루타, 2점 홈런을 기록하며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했다. 퓨처스리그 통산 30번째이자 2020시즌 첫 사이클링 히트였다.

중학교 3학년부터 야구를 늦게 시작한 만큼 다른 선수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고교 시절엔 팀 훈련을 마친 뒤 최소 1시간 이상 보강 운동을 했다. 주로 타격 연습을 했다. KBO리그에 도전하려면 공격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LG에 입단하고 1군 경기를 뛴다고 해서 바뀐 건 없다. 한석현은 여전히 더 땀 흘려야 하는 선수다. 2021시즌 백업이어도 좋다. 1군에서 뛰고 싶다.” 한석현의 말이다.

한석현과 문보경 다음으로 기대하는 유망주는 ‘신인’ 내야수 이영빈이다. 이영빈은 ‘오지환의 후계자’로 미래 LG 유격수 자리를 맡아줄 자원으로 촉망받는다. 이영빈은 2021시즌 퓨처스리그에서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1/ 15안타/ 1홈런/ 12타점/ 8도루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류 감독은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체력 안배를 고려함과 동시에 2군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이영빈의 활약상을 무시할 수 없었다.

류 감독은 “팀이 정상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으면 사실 쉽게 이영빈을 올릴 순 없었을 거다. 주전 선수들의 엔트리 변화가 크고 현재 오지환의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오지환의 체력을 아껴야 할 상황이 나온다면 이영빈 선수가 현재로선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유격수와 2루수 자리에서 두루 준비했다고 들었다. 다가오는 주말 시리즈에서 선발 명단에 넣을지 고민 중”이라며 이영빈의 콜업 배경을 설명했다.


- 2군에서 올라오면 적극적으로 선발 기용, 류지현 감독 기용 방향성도 빛난다 -

LG 신인 내야수 이영빈(왼쪽)과 이미 타격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내는 내야수 이주형(오른쪽)(사진=LG)
LG 신인 내야수 이영빈(왼쪽)과 이미 타격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내는 내야수 이주형(오른쪽)(사진=LG)

신인 내야수 이영빈과 함께 기존에 많이 주목받았던 내야수 이주형까지 향후 1군에서 맹활약을 펼친다면 LG는 LG만의 ‘화수분 야구’로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류지현 감독도 2군에서 맹활약하는 유망주들을 1군으로 불러 곧바로 선발 기회를 주는 방향성으로 단순한 ‘주전 야구’에서 탈피하는 행보를 보여줬다.

류 감독은 “현재 2군에선 문보경, 한석현 그리고 이영빈 선수가 가장 잘하고 있다. 2군에서 한창 좋을 때 그 선수를 1군에 올렸다면 벤치에 두기보다 선발로 쓰는 게 맞다. 기존 1군이 아닌 선수들의 경우 ‘내가 저 선수를 써서 과연 잘할까’ 믿음이 없어서 못 쓰는 경우도 있다. 그 선수들의 장단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선택할 때 그런 것 없이 기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류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2군 선수단을 향한 적극적인 관심을 직접 몸으로 보여줬다. 1군 스프링캠프 기간에 2군 스프링캠프 장소를 찾아 선수들을 지켜봤고, 시즌 개막 뒤에도 1개월마다 한 번씩 2군으로 내려가 2군 코치진과 소통하고 2군 선수단에게 ‘1군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건네고자 한다.

류 감독의 이런 행보는 ‘화수분 야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1군과 2군 엔트리 선순환이 이뤄지는 동시에 선의의 내부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G도 2014년 이천 챔피언스파크 건립 뒤 꿈꿨던 화수분 야구의 결실을 최근에서야 맛보고 있다. 야수진에서도 외부 영입이 아닌 내부 육성을 통한 주전을 만들 수 있단 자신감이 엿보인다.

2014년 LG에 입단했다. 오랜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포기하지 않았다. 선배들이 ‘기회는 반드시 온다. 그때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말을 믿고 구슬땀을 아끼지 않았다. 2군에서 땀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한석현의 말이다.

절박한 한석현의 말과 한석현의 간절한 마음을 1군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게 한 LG 벤치의 결정은 이제 LG도 ‘화수분 야구’를 할 줄 안다는 걸 증명했다. 2021시즌 ‘윈 나우’를 노리는 LG가 가장 큰 강점으로 평가받는 팀 뎁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27년 동안 묵힌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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