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볼넷 기록을 쌓아가는 한화 이글스 정은원. 수베로 감독은 정은원의 볼넷 고르는 능력을 칭찬하며 ‘완성형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 예견했다.

한화의 리드오프 정은원(사진=엠스플뉴스)
한화의 리드오프 정은원(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대전]

한화 이글스 정은원의 볼넷 페이스가 놀랍다. 정은원은 5월 5일 삼성전까지 볼넷 28개를 얻어내 리그 대표 거포 최형우-김재환(20볼넷)은 물론 ‘천재’ 이정후와 눈 야구의 달인 홍창기(18볼넷)를 제치고 압도적인 이 부문 1위를 달리는 중이다.

만약 이 페이스 그대로 시즌을 마칠 경우 정은원은 155볼넷을 기록하게 되는데, 이는 2001년 롯데 펠릭스 호세가 세운 단일시즌 최다볼넷(127볼넷)을 훌쩍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타석당 볼넷 비율도 24.4%로 프로야구 40년 역사상 규정타석 선수 가운데 정은원보다 높은 볼넷%를 기록한 타자는 2001년 호세(25.5%) 하나뿐이다.

보통 볼넷 비율이 높은 선수는 장타력이 뛰어난 거포형 타자가 많다. 장타 위험을 피하려고 존 외곽으로 어렵게 승부하니 자연히 볼넷이 늘어나는 이치다. 역대 단일시즌 볼넷% 10위권을 봐도 호세, 박철우, 김기태, 심정수, 로베르토 페타지니, 양준혁, 클리프 브룸바 등 강타자가 즐비하다. 홈런 없이 순수하게 선구안만으로 이 순위에 오른 선수는 정은원 하나뿐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도 정은원의 선구안을 높게 평가했다. 수베로 감독은 6일 대전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2차전을 앞두고 “모든 팀이 정은원처럼 높은 출루율(0.444)을 기록하는 1번타자를 꿈꿀 것”이라며 “타율 3할에 출루율이 3할 중반대인 타자보다는 2할 7, 8푼을 치면서 정은원 정도의 출루율을 유지할 수 있다면 리드오프로 최상”이라 말했다.

초구와 애매한 공에 좀처럼 배트를 내지 않고, 보더라인 걸치는 공을 골라내려다 보니 삼진이 예년보다 증가(커라이 16.9%-올해 20%)한 건 아쉬운 대목. 5일 삼성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 3삼진 1볼넷에 그쳤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반 개 정도 빠지는 공에 삼진이 나오고 있지만, 나아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은원은 선구안이 굉장히 좋은 선수다. 시즌이 진행되고 커리어가 쌓이다 보면 살짝 빠지는 공도 커트하거나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 자질이 충분한 선수라 생각한다. 과정이 지나면 완성형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웬만해선 배트를 내지 않는 성향이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수베로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타자 중에도 공격적인 타자가 있고, 자기가 스윙하는 존에 들어온 공만 배트를 내는 타자가 있는데 각자의 성향”이라며 “정은원은 내년에 만 22세가 되는 어린 선수다. 앞으로 경험이 쌓이다 보면 점점 밸런스가 맞아 나갈 것”이라 했다.

KBO리그 역사에 남을 리드오프로 진화 중인 정은원은 6일 삼성전에서도 변함없이 리드오프 2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이날 한화는 정은원(2)-장운호(우)-하주석(지)-노시환(3)-라이온 힐리(1)-정진호(좌)-이해창(포)-박정현(유)-유장혁(중) 순으로 타순을 꾸렸다. 한화 선발은 배동현이, 삼성 선발로는 백정현이 등판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