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외국인 선발 듀오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가 기대 이하의 부진한 투구를 보여줬다. 결국, 두산은 어린이날 시리즈 2연전을 모두 내주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 원투 펀치를 보유했던 두산 팬들은 오히려 타선이 아닌 선발진 공백을 가장 크게 느끼는 분위기다.

두산 외국인 투수 로켓(왼쪽)과 미란다(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두산 외국인 투수 로켓(왼쪽)과 미란다(오른쪽)(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잠실]

두산 베어스가 LG 트윈스를 상대로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인 워커 로켓과 아리엘 미란다를 내고도 연패에 빠졌다. 두 투수 모두 투구 내용 자체가 원체 안 좋았다. 지난해 가을까지 마운드에서 맹활약했던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이 그리워지는 두산의 하루가 됐다.

두산은 5월 6일 잠실 LG전에서 2대 7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시즌 13승 14패로 승률 5할이 무너졌다.

이날 선발 투수 미란다의 제구력 문제가 경기 초반부터 발목을 잡았다. 미란다는 선두 타자 볼넷 뒤 오지환의 병살타를 유도했지만, 김현수와 8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후 후속 타자인 채은성에게 던진 2구째 속구가 비거리 130m짜리 대형 2점 홈런으로 연결됐다.

미란다는 2회 초 2루타 2개와 볼넷 3개를 허용하면서 3실점을 추가했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도 공을 못 넣는 심각한 제구 불안이 이어졌다. 2회를 가까스로 마무리한 미란다는 3회 초를 삼자범퇴로 넘겼다. 하지만, 4회 초 2사 2루에서 오지환에게 적시타를 맞고 6실점째를 기록했다.

미란다는 4이닝 5피안타 4탈삼진 6볼넷 6실점으로 시즌 평균자책이 1.85에서 3.49로 급상승했다. 그간 제구력에서 불안함을 거듭 노출했던 미란다는 결국 LG전에서 제구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시즌 첫 패의 아픔을 맛봤다.

두산은 5월 5일 어린이날 매치에서도 로켓을 내세웠지만,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로켓은 4대 1로 앞선 5회 초 김현수에게 2점 홈런, 문보경에게 동점 적시 2루타를 맞고 4대 4 동점을 허용했다. 이날 로켓은 경기 초반부터 공이 존 가운데나 높은 코스로 몰리는 불안함을 결국 못 떨쳤다. 6회 초에도 끝내 역전 적시타를 내준 로켓은 6이닝 12피안타 2탈삼진 1볼넷 5실점으로 KBO리그 데뷔 뒤 처음으로 2실점 이상을 기록한 결과가 나왔다.

로켓은 어린이날 등판 부진을 어느 정도 개선할 가능성을 엿봤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로켓이 어제(5일) 등판에선 평소와 다른 구종 패턴으로 공을 던졌다. 결과적으로 공이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지 않아 많이 맞았다. 상대 타선도 실투를 잘 때렸다. 그래도 로켓의 구종이나 공 끝 자체는 원체 좋다. 패스트볼 구속도 150km/h 이상 나온다. 경기 운영 능력을 키워서 승부해야 하거나 피해야 하는 상황에 맞는 투구를 어느 정도 할 줄 안다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로켓과 다르게 미란다는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을 넣는 컨트롤 능력 자체가 불안 요소다. 미란다는 시즌 6경기 등판 동안 22볼넷 허용으로 경기당 평균 3.7개의 볼넷을 내줬다. 제구 불안으로 존 가운데로 공을 넣다가 속구 노림수에 공략 당하기도 쉽다. 경기 초반부터 컨트롤이 흔들려 실점을 쉽게 내준다면 두산은 외국인 에이스 투수 선발 등판이라는 이점을 전혀 활용할 수 없다.

가뜩이나 지난해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와 ‘PS 지배자’ 크리스 플렉센의 활약상을 봤기에 현재 로켓와 미란다의 퍼포먼스에 만족할 수 없는 두산이다. 팀 타선 전력 공백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 알칸타라와 플렉센의 빈자리가 됐다. 로켓과 미란다가 시즌 초반 불안한 시선을 딛고 외국인 에이스 선발다운 투구를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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