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가 영입 당시 기대했던 모습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첫 5경기 평균 4.8이닝으로 5회를 채우는 데도 애를 먹는 모습이다. 이래서는 전임자 라이트와 다를 게 없다.

NC 웨스 파슨스(사진=NC)
NC 웨스 파슨스(사진=NC)

[엠스플뉴스=수원]

‘루친스키 클론’인줄 알고 데려왔는데 아직은 ‘5무원’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가 시즌 5번째 등판에서도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4회까지 던진 공만 91구, 5회를 간신히 채우고 내려간 파슨스다.

5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KT의 더블헤더 2차전. 이날 경기는 외국인 강속구 투수 맞대결답지 않게 미세먼지로 뒤덮인 경기장 공기처럼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평소답지 않게 매 이닝 많은 공을 던지며 힘든 승부를 펼쳤다. 전날 경기 취소로 4일턴 루틴이 깨진 여파인지 4이닝 동안 96구를 던지는 진땀투, 올 시즌 7경기 만에 첫 조기 강판을 당했다.

파슨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어깨 염증으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파슨스는 앞서 4경기에서 평균 4.75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특히 가장 최근인 5월 1일 키움전에선 3이닝 동안 95구를 던지며 7피안타 6볼넷을 내주고 7실점, 조기 강판당해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이날도 파슨스는 이닝마다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하며 어렵게 경기를 끌고 갔다. 1회부터 스트레이트 볼넷 포함 볼넷 2개로 위기를 자초했다. 1회 투구 수 22구. 2회에도 선두타자 안타, 1사 후 2루타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준 만루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2회에도 27구를 던져 첫 2이닝 투구 수만 49구에 달했다.

타선이 4점 차 리드를 벌어준 3회를 삼자범퇴로 잘 넘겨 안정을 찾나 했지만, 4회말 선두타자 조용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다시 흔들렸다. 이어 안타와 1사 후 볼넷으로 채운 만루에서 대타 유한준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고 3점을 내줬다. 4대 0이던 스코어는 순식간에 4대 3 한 점 차가 됐다. 4회 30구 투구로 4회까지 91구를 기록한 파슨스다.

5회에도 올라온 파슨스는 선두 강백호의 안타 이후 세 타자를 연속 내야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5회를 마쳤다. 6회부터 문경찬이 올라와 파슨스의 이날 투구는 5이닝으로 끝났다. 5이닝 103구 5피안타 5볼넷 7탈삼진 3자책이 이날 파슨스의 최종 기록이다. 이날 경기는 9회초 터진 양의지의 결승 홈런으로 NC가 5대 4로 승리했다.

파슨스는 NC가 지난 시즌 10승 투수 마이크 라이트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로 영입한 선수다. NC는 기복이 심하고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 라이트를 과감하게 퇴출하고,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와 비슷한 구종을 던지는 파슨스를 데려와 강력한 원투펀치를 자신했다. 루친스키처럼 약한 땅볼 아웃을 끌어내며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아주는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5경기에 등판한 지금까지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날 평균 4.8이닝으로 5회를 채우는 데도 애를 먹는다. 퀄리티 스타트는 딱 1차례뿐. 평균구속은 140km/h 후반대에 달하지만 루친스키처럼 타자를 압도하는 맛이 떨어진다. 이날도 최고 152km/h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스트라이크 59구 볼 44구로 S/B 비율은 좋지 못했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좀처럼 승부를 짓지 못하고 파울과 유인구 볼로 자꾸 투구 수가 늘어나는 것도 아쉽다. 투구수도 많고 인터벌까지 길다 보니 수비시간이 하염없이 길어지는 것도 문제다. 파슨스의 타석당 평균 4.41구는 NC 투수 중에 가장 많은 타석당 투구 수다. 이래서야 힘들게 외국인 투수를 바꾼 보람이 없다. NC가 원한 건 5무원이 아닌 이닝이터 외국인 에이스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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