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양의지가 결승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통산 1300안타 기록까지 함께 달성해 기쁨이 두 배가 됐다.

NC의 간판타자 양의지(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NC의 간판타자 양의지(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수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뒤섞인 하늘, 오염된 대기처럼 갑갑했던 승부에 양의지가 종지부를 찍었다. NC 다이노스 4번타자 양의지가 결승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 활약으로 팀의 수원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개인 통산 1300안타 기록까지 달성해 두 배의 기쁨을 만끽했다.

양의지는 5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상대 시즌 4차전(더블헤더 2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활약으로 팀의 5대 4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오전부터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로 더블헤더 1차전이 취소된 가운데 어렵게 열린 2차전 경기. 시간당 300㎍/㎥가 넘는 고농도 미세먼지 속에 경기가 진행됐다. 경기 후 양의지가 “베이스러닝하는 데 목이 탁 막히더라. 오늘 대기오염이 심했던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대기질이 좋지 않았다.

갑갑한 공기처럼 경기 내용도 답답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KT 선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도 NC 선발 웨스 파슨스도 제구 난조 속에 매 이닝 많은 공을 던지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먼저 앞서간 쪽은 NC였다. NC는 2회 이원재의 적시타로 1점, 3회 양의지의 적시타와 박석민의 2타점 안타로 3점을 더해 4대 0 리드를 잡았다. 데스파이네는 4이닝 96구를 던지고 조기강판.

그러나 KT도 4회말 터진 대타 유한준의 3타점 싹쓸이 2루타로 한 점 차로 따라붙은 뒤 6회 나온 김병희의 솔로 홈런으로 4대 4 동점을 만들었다. 5이닝 103구를 던진 파슨스의 시즌 3승도 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8회까지 4대 4 팽팽한 균형이 유지됐다. 연장전 없는 더블헤더 경기라 9회에 점수를 못 내면 무승부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양의지는 무승부를 거부했다. 9회초 1사 후 타석에 나온 양의지는 3-2 풀카운트에서 KT 김재윤의 높은 속구를 받아쳐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겼다.

양의지의 시즌 6호 홈런으로 NC가 다시 5대 4 리드를 되찾았다. 이 안타로 양의지는 역대 59번째 개인 통산 1300안타 기록도 달성했다. 포수로는 강민호, 김동수, 박경완, 진갑용, 조인성에 이은 역대 6번째 기록이다.

리드를 잡은 NC는 9회 마무리 원종현이 올라와 한 점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5대 4 NC의 승리, NC는 수원 원정 연패를 ‘4’에서 끝냈다. 8회 올라온 김진성이 구원승, 원종현이 세이브를 챙겼고 KT 김재윤이 패전을 기록했다.

경기 후 이동욱 감독은 “선발투수 파슨스가 제구에서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승리투수 요건을 이루지 못해 아쉽지만, 선수들 모두 전체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8회의 위기상황을 잘 넘겼기 때문에 9회 양의지에게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 감독은 “오늘 승리로 어버이날 부모님들께 좋은 선물이 됐다. 내일 더블헤더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취재진과 만난 양의지는 “팀 승률이 다시 5할이 돼서 다행”이라며 개인 기록보다 팀 승리를 먼저 챙겼다. 결승 홈런에 대해선 “풀카운트라서 빠른 볼 하나 보고 돌렸는데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1300안타 기록에 대해서는 “전광판에 안 띄워준 게 아쉽더라”“원정에서 기록을 자주 세워서 전광판에 잘 안 나오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즌 초반 양의지는 포수보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날이 잦은 편이다. 언제쯤 풀타임 포수로 돌아올지 묻자 “그건 감독님이 선택하시는 것이다. 나는 오더가 나오는 대로 경기에 나간다. 관리해주시는 대로 출전하는 것”이라며 “태군이와 내가 둘 다 잘하면 팀이 강해지는 것이다. 둘이 번갈아 나오면 태군이도 좋고 나도 좋다. 감독님이 잘 생각해서 분배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양의지는 “우리 팀이 부상이 많다. 동료들이 부상 안 당했으면 좋겠고, 부상 선수는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부상자가 너무 많으니까 힘도 써보지 못하고 힘든 경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한편으로 기회를 받은 선수들은 좀 더 자기 것으로 만들어서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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