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임종찬은 매력적인 유망주다. 강한 어깨, 좋은 체격, 훤칠한 인물까지. 감독과 구단이라면 누구나 키워보고 싶은 선수다. 하지만 많은 기회에도 아직은 OPS 0.454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내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왜 임종찬에게 계속 기회를 주는 것일까.

한화 이글스의 외야 유망주 임종찬(사진=한화)
한화 이글스의 외야 유망주 임종찬(사진=한화)

[엠스플뉴스=대전]

“유망주가 성장하려면, 가능한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경험을 쌓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한화 이글스가 ‘리빌딩 전문가’로 영입한 지도자다. 경기에서 승리도 승리지만,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 한화를 장기적인 강팀으로 만들어 달라고 감독직을 맡겼다.

하지만 막상 정규시즌이 시작하니, 경기 승패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여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구단과 수베로 감독이 장기적인 청사진과 계획을 갖고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팬 사이에선 당장 경기에서 이기기 위한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임종찬 등 일부 유망주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 수베로 감독은 정은원-하주석-노시환-라이온 힐리만 주전으로 고정하고 나머지 자리는 포지션당 2명 정도의 선수를 번갈아 가며 기용한다. 한번 스타팅으로 기용한 선수는 가급적 경기 끝까지 타석을 보장한다. 기회를 줄 때 확실하게 기회를 주려는 의도다.

장운호, 박정현 등 이런 시스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선수도 있다. 반면 아직까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받아든 선수도 나온다. 임종찬이 대표적이다. 23경기에서 타율 0.145에 출루율 0.217 장타율 0.237로 현재까지는 아쉬운 성적이다. 찬스에서 임종찬 타석에 걸려 팀이 이기지 못하는 경기도 나왔다. 그러다 보니 수베로 감독의 임종찬 기용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베로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수베로 감독은 5월 11일 대전 NC 다이노스 전을 앞두고 “선수가 성장하는 데는 최대한 많은 플레잉타임을 갖고 경기에 꾸준히 나가는 게 방법이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최대한 출전 기회를 보장해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특정 선수에게만 무제한으로 기회를 주는 건 아니다. 수베로 감독은 “결국 선수 본인이 경기에서 뛰며 더 성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플레잉타임을 줘도 그에 맞게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면, 어느 시점에는 2군에 내려가서 재정비하고 자신감을 갖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임종찬이 최근 경기에선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게 수베로 감독의 판단이다. 그는 “최근엔 타석에서 결과를 떠나, 투수와 싸울 때 이전보다 퀄리티 있는 모습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계속해서 기회를 줄 생각”이라며 “그 이후 보여주는 퍼포먼스에 따라서 내려가 재정비하는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은 그 시기가 오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날도 임종찬은 9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다. 정은원(2)-노수광(중)-하주석(유)-노시환(3)-정진호(지)-이성열(1)-장운호(좌)-최재훈(포)-임종찬(우) 순으로 이어지는 타순이다. 외국인 타자 힐리가 라인업에서 빠졌다. 수베로 감독은 “9일 더블헤더 뒤 등 쪽에 타이트한 느낌이 있다고 해서 제외했다. 2, 3일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9일 더블헤더 2차전에서 멀티이닝을 소화하며 40구 이상을 던진 마무리 정우람도 이날 등판이 어렵다. 수베로 감독은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베테랑답게 타이트한 상황에서 결과를 만들어냈다” “오늘은 확실히 등판하지 않고, 내일은 상태를 봐서 경기에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임시 마무리로는 강재민, 윤호솔, 김범수가 상황에 따라 등판한다. 수베로 감독은 “상황에 따라 상위타순인지 좌타자인지 등을 따져보고 기용하겠다. 평소 타이트한 상황에 나갔던 투수들인 만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는 이날 우완투수 장시환을 말소하고 좌완투수 이승관을 1군에 불러 올렸다. 이승관은 토요일 열리는 고척 키움 히어로즈 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수베로 감독은 “2군 보고 내용이 좋았고, 정민철 단장과 프런트에서 한 프리젠테이션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얘기를 듣고 선택했다”고 밝혔다. 장시환은 2군에서 재조정 기간을 가질 예정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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