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 맞대결에서 불문율 관련 오해로 잠시 얼굴을 붉혔던 한화 수베로 감독과 NC 이동욱 감독이 손을 맞잡았다. 인삼 세트와 매실 세트를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수베로 감독과 이동욱 감독(사진=한화)
수베로 감독과 이동욱 감독(사진=한화)

[엠스플뉴스=대전]

대전에서 다시 만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과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이 선물을 주고받으며 ‘불문율’ 오해를 풀었다.

수베로 감독은 5월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 전을 앞두고 이동욱 감독을 감독실로 초대해 인삼 세트를 선물했다.

수베로 감독은 “창원에서 있었던 일은 한국의 불문율을 모르고, 잘못 이해해 발생했다. 이번에 만나면 사과드리려 했다”며 지난 창원 경기에서 벌어진 ‘불문율 논란’을 언급했다. 그러자 이동욱 감독도 “야구는 같은데 문화 차이가 있다. 다 지난 일이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달 17일 창원 맞대결에서 나왔다. 한화가 4대 14로 크게 뒤진 8회말 NC 공격. 볼카운트 3볼에서 NC 나성범이 투수로 등판한 외야수 정진호의 4구째에 큰 스윙으로 파울을 만들었다. 이에 수베로 감독은 ‘3볼’을 가리키는 손가락 3개를 들어 보이며 격하게 항의했고, 이동욱 감독도 맞대응해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선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경기 후반 이기고 있는 팀이 3볼에서 풀스윙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다. 지고 있는 팀 쪽에서 크게 앞선 팀이 개인 기록을 위해 악착같이 달려드는 모습을 모욕적으로 받아들여 생긴 불문율이다.

하지만 KBO리그엔 해당하지 않는 불문율이고, 최근엔 메이저리그에서도 사문화된 불문율에 가깝다. 이에 수베로 감독은 이동욱 감독에게 선물을 건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KBO의 일원이 됐다고 정식으로 인사드리면서 건강하시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인삼 세트를 선물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동욱 감독도 “(수베로 감독님이) 술을 안 드시는 것을 알고 있지만, 20년 숙성시킨 매실로 담근 술을 준비했다. 나중에 좋은 일 있을 때 드시라는 뜻”이라고 준비한 선물을 건넸다.

이 감독이 준비한 매실주는 2000병 한정으로 생산된 ‘무학 90주년 기념주’로 하동에서 재배한 매실과 무학의 주류제조 노하우로 20년동안 숙성한 제품이다. 현재 무학 뮤지엄에서 판매되고 있으나 2000병 중 20병 정도만 남아있는 희귀 아이템이다.

선물을 받은 수베로 감독은 “감독이 얼마나 어려운 자리인지 아는데, 계약 연장하신 것 축하드린다”고 말했고, 이동욱 감독도 “앞으로 계속 보면서 서로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두 감독은 시종일관 웃음 띤 얼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선물 전달식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한편 수베로 감독은 올 시즌 KBO리그 감독들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 홈 3연전의 첫 경기에 상대 팀 감독님들께 인삼 세트를 전달하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 키움 홍원기 감독, LG 류지현 감독, 삼성 허삼영 감독에 이어 이동욱 감독이 5번째다.

수베로 감독은 계속해서 남은 4개 구단(롯데 자이언츠, KT 위즈, SSG 랜더스, KIA 타이거즈) 감독에게도 선물을 전달할 계획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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