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2군에는 최고 155km/h를 던지는 광속구 마무리 투수가 있다. 부상 선수가 넘쳐나는 SSG 마운드 사정상 한 번쯤 올려서 써볼 만도 한데, 김원형 감독은 아직 그럴 생각이 없다. 왜일까.

SSG 신인 파이어볼러 조요한(사진=SSG)
SSG 신인 파이어볼러 조요한(사진=SSG)

[엠스플뉴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올해가 부임 첫 시즌이지만 ‘초보 감독 같지 않다’는 평을 듣는다.

한 원로 야구인은 “감독 첫해인데도 경기 운영이나 표정, 인터뷰 등에서 차분하고 여유가 느껴진다. 선수단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면서 필요할 때는 강단도 있다”고 호평했다.

시즌 초반 잇단 부상자 발생에 조급해질 만도 한데 급할수록 돌아가는 여유가 있다. 주전이 빠진 자리에 백업과 2군 선수를 골고루 활용하면서 꾸준히 상위권 순위를 유지하는 중이다. 구단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팀을 운영하는 면도 강점이다.

2군 선수 활용이 좋은 예다. SSG 랜더스 퓨처스팀엔 조요한이라는 미완의 대기가 있다. 광주일고-동강대를 거쳐 올해 신인 2차 7라운드로 입단한 조요한은 150km/h대 광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퓨처스 기록만 보면 엄청나다. 13경기에서 1승 7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 2.31을 기록했고 11.2이닝 동안 삼진을 13개나 잡아냈다. 컨트롤에 신경 쓰느라 봉인한 패스트볼 최고구속이 155km/h에 달한다.

김상수 이탈로 뒷문이 헐거워진 SSG 처지에선 한 번쯤 1군에 올려 써볼 만도 하지만, 김 감독은 서두르지 않는다. 김 감독은 “(나도) 써보고는 싶다”면서도 “아직 2군에서 추천이 안 들어왔다”고 말했다.

컨트롤, 경기 운영 등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는 게 SSG 2군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김 감독은 “2군 스태프가 조요한은 좀 더 지켜보면서 경험을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2군에서 좋다고 곧바로 쓸 수도 있겠지만, 2군 스태프의 판단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조요한이) 올라와서 스트라이크만 던질 수 있어도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같은 신인인 장지훈을 비교 대상으로 언급했다. “장지훈의 경우 신인이지만 컨트롤 등 경기에서 경쟁력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1군에서 던지고 있다.” 장지훈은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10이닝 동안 볼넷 4개로 안정적인 컨트롤이 장점이다.

2군에서 콜업 시기가 무르익었다는 보고가 올라오기 전까지는 서둘러 조요한을 당겨쓰지 않겠다는 얘기다. 감독 개인의 욕심보다는 SSG 구단의 육성 시스템을 신뢰하는 자세가 잘 나타난다.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한 사이드암 박민호의 복귀 시점도 마찬가지. 작년 11월 초 손목의 웃자란 뼈 제거 수술을 받은 박민호는 재활을 거쳐 최근 실전 피칭을 시작했다. 5월 5일 상무전을 시작으로 9일 한화전, 12일 NC전까지 퓨처스 3경기에 등판했다.

위태위태한 불펜을 지탱하려면 고사리손이라도 빌려야 할 상황이지만, 김 감독은 서두르지 않는다. 김 감독은 “박민호는 좀 더 경기에 나가서 실전 감각을 올려야 한다.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선수들은 좀 더 확실하게 경기 감각을 익히고 상태를 체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박민호를 급하게 올릴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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