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불펜에 과부하 주의보가 내렸다. 하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시즌 끝낼 때쯤이면 밸런스가 맞춰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윤대경과 강재민(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윤대경과 강재민(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시즌이 다 끝날 때쯤에는 평균 수준으로 밸런스가 맞춰져 있을 것이다.”

과연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호언장담대로 될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불펜투수 비중이 큰 팀이다. 총 등판 횟수 125회에 불펜이닝 합계 151이닝으로 10개 구단 최다이닝을 기록 중이다. 불펜진 총 투구 수도 2761구로 KIA(2767구) 다음으로 많은 공을 던졌다.

선발투수진이 원체 약하다 보니, 선발이 던질 이닝까지 불펜이 메꾸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올해 한화 선발진의 투구이닝은 평균 4.43이닝으로 선발의 기본 요건인 5이닝에 한참 못 미친다. 라이언 카펜터(5.62이닝)-닉 킹험(5.62이닝)-김민우(5.25이닝)만 평균 5회를 채웠고 그 외 선발 중에선 평균 4회를 채운 투수조차 찾기 어렵다(배동현 3.67이닝)

워낙 불펜 소모가 많다 보니 주축 불펜 투수들의 과부하 우려가 나온다. 윤대경이 15경기 21.1이닝을 던져 144경기 90.1이닝 페이스고, 강재민도 17경기 19.1이닝으로 82이닝을 던질 기세다. 좌완 김범수도 13경기 17.2이닝을 던져 144경기에서 74.2이닝 페이스다.

수베로 감독도 이런 우려를 모르지 않는다. 1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 전을 앞두고 만난 수베로 감독은 “불펜진의 이닝과 투구 수를 지속해서 트래킹하며 선수들의 팔 상태와 피로도를 체크하고 있다. 같은 이닝이라도 투구 수 몇 구를 던졌는지에 따라 피로도가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은 “현재 우리 불펜진의 (이닝) 페이스가 다소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시즌을 치르다 보면 제 자리를 찾아갈 거다. 시즌 끝날 때쯤이면 평균적인 불펜투수 이닝 수준으로 내려올 것이다. 밸런스가 맞춰질 것”이라 자신했다.

불펜 과부하를 줄이려면 국내 선발진이 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 15일 선발로 나와 0.2이닝 6실점하고 내려간 이승관 같은 사례가 다시 나오지 않아야 한다. 수베로 감독은 “이승관이 많은 이닝을 던진 게 아니라 완벽하게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다”면서도 “빠른 볼이나 변화구 등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5번 이지영 타석에서 스트라이크로 생각한 공이 볼 판정을 받은 뒤 급격하게 흔들렸다는 게 수베로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어린 선수다 보니 그런 판정 하나에 흔들릴 수 있다. 삼진이라 생각한 콜이 볼이 되면서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주자가 쌓이다 보니 어린 선수가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승관이 내려온 뒤 ‘다음번 선발등판을 또 해야 한다. 다시 기회를 줄 예정이니 준비 잘하라’고 전했다”며 이승관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로운 얼굴이 2군에서 올라와 기존 1군 불펜투수들의 짐을 덜어줄 필요도 있다. 퓨처스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이충호, 황영국, 권용우, 송윤준, 김기탁 등이 대상이다. 이 가운데 일단 16일에는 좌완투수 송윤준이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수베로 감독은 “불펜에 좌투수 김범수가 있지만 왼손투수가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상황에 맞춰 기용할 좌완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송윤준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팔 각도를 내리는 변화를 시도했다. 변화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좌완투수가 필요해 콜업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송윤준은 이날 0대 4로 뒤진 8회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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