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안방마님 강민호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2사 후 역전 2타점 2루타로 팀을 구했다. LG전 스윕패 위기에서 벗어난 삼성은 1위 수성에 성공했다.

삼성 강민호(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삼성 강민호(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잠실]

야구는 오래 이기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경기다. 삼성 라이온즈가 9회 2사 후 터진 강민호의 역전 2타점 2루타로 내내 끌려가던 경기를 마지막에 뒤집었다. 원정 스윕패 위기에서 벗어난 삼성은 LG를 꺾고 선두 수성에 성공했다.

삼성은 5월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즌 6차전에서 9회초 2사 후 터진 강민호의 역전타와 이원석의 쐐기타에 힘입어 3대 1로 역전승을 거뒀다.

8회까지는 삼성이 0대 1, 한 점 차로 끌려갔다. 삼성은 LG 선발 케이시 켈리에게 꽁꽁 묶여 8회까지 단 2안타 1볼넷에 그쳤고 한 점도 얻지 못했다. 2루를 밟은 주자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LG 투수들에게 철저하게 봉쇄당했다.

그러나 LG 마무리 고우석이 올라온 9회초 대역전극이 시작됐다. 1사 후 구자욱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호세 피렐라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로 1, 3루 찬스를 잡았다. 오재일이 삼진으로 물러나 2아웃이 됐지만, 강민호가 고우석의 4구째 빠른 볼을 받아쳐 우중간 펜스 앞까지 날아가는 큰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신민재가 전력질주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지만 잡지 못하며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삼성의 2대 1 역전. 이어 이원석이 좌익수 앞 빗맞은 안타로 강민호를 불러들여 1점 추가, 점수차를 벌렸다.

리드를 잡은 삼성은 9회말 오승환이 올라와 무실점 마무리, 3대 1로 승리를 거뒀다. LG의 올 시즌 8회까지 앞선 경기 20전 전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고, 고우석에게도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안겼다. 잠실 원정 스윕패 위기에서 벗어난 삼성은 이날 경기가 없었던 2위 NC에 반 게임 차 앞선 선두 자리를 지켰다.

경기 후 허삼영 삼성 감독은 “선발 이승민이 본인 역할을 해줬고 특히 오늘 불펜진이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주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강민호와 이원석이 팀의 연패를 막는 소중한 역전타와 추가점을 뽑아주며 베테랑의 몫을 훌륭히 해줬다”며 “힘든 일주일 원정기간 동안 선수들 모두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힘든 경기였는데 중간투수들이 잘 막아줬다. KT전을 잘하고 왔는데 LG전 첫 경기를 지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토요일까지 지면서 분위기가 안 좋았고 오늘도 지면 어쩌나 했는데 마지막에 이겨서 다행”이라 말했다.

역전 2루타를 날린 상황에 대해 강민호는 “대기타석에서 빠른볼을 생각하고 들어갔는데도, 타석에 들어가니 더 빠르더라. 초구도 2구도 늦어서 ‘야, 이거 어떻게 쳐야 하나’ 싶었다. 폼 생각 안 하고 빨리 중심에 맞추자 생각하고 쳤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타율 0.345로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강민호는 “내가 나 자신을 안다. 제 자리를 찾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3할 5푼을 칠 수 있는 타자는 아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초반에 운이 좋아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인데, 수비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했다.

강민호는 “타율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내 타율이 떨어져도 투수들이 잘해서 팀이 높은 순위에 있으면 그것만큼 포수의 가치를 보여주는 게 없다”며 포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은 선발 이승민(4이닝 1실점), 이승현(1이닝 무실점) 등 투수진의 릴레이 호투로 LG 타선을 1실점으로 잘 막았고, 9회 역전극의 발판이 됐다.

끝으로 강민호는 “지금 초반에 팀이 1위를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1위를 계속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도 1위를 할 줄 몰랐다”며 “팀이 좋은 분위기를 탔을 때 1승이라도 더하자는 마음으로 모든 선수가 경기하고 있다. 높은 순위에서 야구하는 게 저도 즐겁다. 시즌 끝까지 잘 유지해서, 가을에 라팍에서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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