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가 새로운 파트너 지시완과 호흡을 맞춘 첫 경기에서 6이닝 12탈삼진 무실점 괴력투를 펼쳤다. 지시완도 시즌 첫 홈런과 완벽한 도루저지로 공수에서 활약했다. 롯데는 한화를 꺾고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활짝 웃는 스트레일리(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활짝 웃는 스트레일리(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는 지난 시즌 대부분 경기에서 포수 정보근과 배터리를 이뤘다. 31경기 중의 29경기에서 정보근과 함께 했고 여기서 평균자책 2.25를 기록했다.

반면 팀의 주전 포수 김준태와는 호흡을 맞출 기회가 많지 않았다. 스트레일리 등판일에 김준태가 선발 출전한 경기는 딱 한 차례. 교체출전 포함 27이닝 동안 16실점(13자책) 평균자책 4.33으로 다소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공격형’인 김준태보다는 ‘수비형’ 정보근과의 궁합이 좀 더 나았다고 볼 수 있다. 롯데도 스트레일리가 나오는 날엔 공격에서 다소간의 손해를 감수하고 정보근을 선발로 기용해 수비 중심 전략을 펼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정보근이 개막 엔트리 진입에 실패하면서 스트레일리의 파트너는 김준태로 바뀌었다. 공교롭게도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함께 짝을 이룬 7경기에서 37.1이닝 동안 2승 3패에 평균자책 3.38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0.282로 지난해(0.209)보다 껑충 뛰면서 스트레일리답지 않은 시즌 초반을 보냈다.

그러나 5월 18일 대전 한화전은 달랐다. 이날 스트레일리는 올 시즌 처음으로 지시완과 배터리를 이뤘다. 오랜만의 동반 출전이지만 쿵짝이 잘 맞았다. 사인을 주고받는 과정부터 투구까지 빠른 속도로 물흐르듯 자연스러웠다. 마치 오랜 시간 함께한 부부처럼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롯데 타선이 1회초 2점을 먼저 뽑아낸 것도 스트레일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대 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스트레일리는 유장혁-최재훈-하주석을 차례로 삼진으로 잡고 1회를 완벽하게 막았다. 2회에도 볼넷 하나만 내주고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3회에도 삼진 2개를 추가해 3회까지 삼진만 7개를 솎아냈다.

4회에도 1사 1, 2루에서 뜬공 아웃 2개로 위기를 벗어났고 5회엔 아웃 3개를 전부 삼진으로 잡았다. 6회에도 올라온 스트레일리는 삼진 2개를 추가해 12탈삼진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를 작성했다.

6이닝 1피안타 3볼넷 1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 스트라이크 위주의 공격적인 투구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초구에 던지는 등 이전 등판과는 달라진 패턴에 한화 타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지시완으로 파트너 교체가 일단 이날 경기에선 효과를 본 셈이다. 스트레일리는 지난해에도 지시완과 배터리를 이룬 1경기에서 7.1이닝 2실점(1자책) 평균자책 1.23을 기록한 바 있다.

지시완은 타격에서도 스트레일리를 도왔다. 2대 0으로 앞선 3회초 공격에서 시즌 1호 솔로홈런으로 추가점을 올렸다. 지시완은 과거 한화 시절인 2018년 7홈런 가운데 3개를 롯데 상대로 때려낸 바 있다. 그중 하나는 대전에서 롯데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때린 역전 끝내기 3점포였다. 이날은 반대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친정 상대로 한 방을 날렸다. 롯데는 4회에도 이대호의 홈런으로 한 점을 더해 4대 0으로 앞서나갔다.

지시완은 9회말엔 노수광의 2루 도루를 정확한 송구로 막아내 한화의 마지막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4대 3 롯데 승리. 스트레일리는 시즌 3승째를(3패), 김원중은 시즌 6세이브째를 올렸다. 시즌 한화전 3연패 뒤 첫 승을 거둔 롯데는 한화를 최하위로 몰아내고 반 게임 차 9위로 올라섰다.

한화가 아닌 롯데 유니폼을 입고 대전 인터뷰실에 온 지시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한화가 아닌 롯데 유니폼을 입고 대전 인터뷰실에 온 지시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경기후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팀에게 매우 중요한 승리였다. 1점차든 어떤 상황에서든 경기 마무리를 잘하고 싶었다. 팀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스트레일리가 경기 중반까지 경기를 잘 풀어갔고 지시완의 모습도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승리투수가 된 스트레일리는 “오늘 경기 12탈삼진의 비결은 역시 스트라이크인데 어떤 경기라도 스트라이크를 70구 이상 던지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밝혔다. 이날 스트레일리는 정확히 110구 가운데 70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졌다. 이어 “(5회 문제가 됐던) 손가락 상태는 전혀 지장 없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시완은 “스트레일리와 경기전부터 얘기를 많이 나눴다. 로케이션을 어떤 식으로 가져갈지 얘기하며 했더니 좀 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한화 타자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것”도 투수 리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3회 첫 타석 때는 한화 팬들을 향해 인사도 했다고.

9회말 노수광의 도루를 저지한 상황에 대해선 “홈런보다 더 짜릿했다”고 말했다. 지시완은 김원중의 바운드볼을 블로킹하는 대신 바로 미트로 잡아 2루로 던져 노수광을 잡아냈다. 이에 관해 “포크볼 사인이라 블로킹을 생각하고 있긴 했지만, 주자가 뛰는 것 때문에 도박을 했다”고 말했다.

지시완은 “제발 들어와라, 들어와줘라 했는데 다행히 공이 미트에 들어왔다”며 “배터리코치님과 블로킹이나 포구를 항상 연습해왔기 때문에 효과가 있었다. 어떤 공이든 원바운드로 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블로킹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지시완은 “개인 목표를 특별히 정해놓지 않고, 경기에 나가는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트레이드 당시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실망만 드렸다. 항상 마음의 짐이 있었다. 앞으로 야구장 안팎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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