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의 대기록 도전이 9회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아쉽게 무산됐다. 요키시-양현-김성진이 지켜낸 노히트 행진이 믿었던 마무리투수 조상우에서 깨졌다.

11일 만의 등판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긴 조상우(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11일 만의 등판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긴 조상우(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KBO리그 40년 역사상 2번째 대기록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1개. 하지만 여기서 믿었던 특급 마무리 조상우가 무너졌다. 무려 11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가 팀 노히트와 팀 완봉승을 날리고 9회 2아웃에서 강판당했다.

6월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한화 시즌 8차전. 이날 키움 투수진은 8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이어갔다. 선발 에릭 요키시가 6이닝을 노히트로 막은 뒤 7회에는 양현이, 8회에는 신인 김성진이 올라와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

야수진도 좋은 공격과 수비로 투수들을 지원했다. 박병호는 1회 선제 투런포와 5회 쐐기 3점포로 혼자 5타점을 올렸고, 3루수 전병우는 7회 2사후 라이온 힐리의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멋진 핸들링으로 걷어내 아웃시켰다. 8회 선두 장운호의 1루 세이프 판정이 비디오 판독으로 번복되는 장면까지, 경기장의 모든 기운이 키움의 대기록 달성을 향하는 것처럼 보였다.

팀 노히트노런은 KBO 역사상 2014년 LG가 NC 상대로 세운 기록이 처음이자 마지막. 150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14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진귀한 기록이다. 대기록 달성을 위해 키움은 6대 0 점수차와 관계없이 9회말 마무리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조상우는 5월 29일 잠실 LG전 이후 10일간 실전 등판이 없었다. 그사이 키움은 8경기 2승 6패에 그쳤고, 2승 모두 큰 점수 차 승리라 조상우의 등판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았다. 개점 휴업이 지나치게 길어지며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에 홍원기 감독은 경기전 인터뷰에서 “오늘은 반드시 조상우를 등판시키겠다”고 별렀고 실제로 9회에 기용했다.

조상우는 선두 정은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기분 좋게 이닝의 문을 열었다. 이어 최재훈의 초구를 받아친 타구가 중견수 방향 안타가 되는 듯 했지만, 교체 투입된 유격수 김혜성이 잘 잡아내 아웃 처리. 빠르게 2아웃을 잡았다.

아웃 하나만 더 잡으면 역대 2번째 대기록. 그러나 여기서 하주석을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길한 기운을 드리웠다. 이어진 노시환 타석, 조상우의 149km/h짜리 초구 빠른 볼을 노시환이 정확하게 받아쳐 좌중간 빈 공간으로 날렸다. 이날 한화의 첫 안타. 키움의 대기록 도전이 아웃 하나를 남겨두고 산산조각난 순간이다.

한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민하가 좌전 적시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여 영패를 면했고, 라이온 힐리도 우전 적시타를 날려 1점을 추가했다. 6대 2에 주자 1, 2루가 되자 결국 키움은 조상우를 내리고 김태훈으로 투수를 바꿨다. 조상우는 6점차를 지키지 못하고 0.2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 11일 만의 1군 등판에서 팀의 대기록도 날리고 개인 기록도 나빠지는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지나치게 긴 휴식이 독으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김태훈은 장운호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허관회를 삼진으로 잡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6대 2 키움의 승리. 김태훈은 아웃카운트 하나로 시즌 첫 세이브이자 2018년 7월 6일 NC전 이후 1069일 만의 세이브를 달성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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