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SSG 랜더스는 신기한 야구를 한다. 매 경기 진땀 승부를 펼치고 마지막까지 살얼음판을 달리면서도 결국 마지막에는 SSG가 승리한다. 12일 인천 키움전에서 또 한 번 그런 경기가 나왔다.

어떻게든 결국에 이기는 쪽은 SSG(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어떻게든 결국에 이기는 쪽은 SSG(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인천]

“힘든 상황까지 갔지만, 어쨌든 경기에선 이겼다. 보는 분들은 손에 땀을 쥐고 보느라 힘들 수 있겠지만, 중요한 건 어찌 됐든 이겼다는 거다.”

6월 12일 인천 키움전을 앞두고 SSG 김원형 감독은 전날 경기를 복기하며 ‘결과적으로 이겼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전날 SSG는 7회까지 7대 1로 크게 앞서다 8회초 김상수가 올라와 3실점, 8대 4로 앞선 9회엔 마무리 서진용이 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8대 6까지 쫓겼다. 계속된 만루에서 이지영을 삼진으로 잡고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김원형 감독의 말대로 올 시즌 SSG는 모로 가든 어디로 가든 결국엔 이기고야 마는 신기한 야구를 하고 있다. 12일 경기 전까지 팀 득점 272점에 실점이 276점으로 실점이 득점보다 많은데도 팀 성적은 줄곧 최상위권을 달린다. FA로 데려온 최주환 김상수가 부상으로 빠져도 순위는 고공행진, 선발 아티 르위키-박종훈-문승원이 줄줄이 빠졌는데도 무너지지 않고 버틴다.

12일 키움전 역시 SSG 야구의 마력을 잘 보여준 경기였다. 윌머 폰트와 안우진의 ‘98마일’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 경기 초반, SSG가 먼저 분위기를 주도했다. 1회말 추신수가 시즌 9호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4회말엔 마흔 살 동갑내기 김강민이 중월 솔로포이자 3경기 연속 홈런으로 추가점을 냈다.

6회말 키움이 한 점 차로 따라오자 6회말 바로 1점을 달아났고, 7회 키움이 박동원의 투런포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역전까지는 내주지 않고 버텼다. 7회 1사에 올라온 김택형은 9회 2사까지 2.1이닝을 퍼펙트에 가깝게 막아내(0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 키움의 추격을 차단했다. 김택형은 최근 8경기 8.1이닝 연속 무자책 행진.

이어진 9회말 공격, 키움의 실책 2개가 SSG에 승리를 갖다 바쳤다. 마무리 조상우 상대로 선두타자 최지훈이 중전안타성 타구를 날렸고, 유격수 김혜성이 잡는 듯 싶었지만 뒤로 빠지면서 출루가 이뤄졌다. 기록은 실책.

이어진 1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최정은 초구에 강한 스윙으로 3루쪽 강습 타구를 날렸다. 3루수 전병우가 잡지 못하고 뒤로 빠뜨리면서 공은 좌익수 오른쪽으로 굴러갔고, 2루 주자 최지훈이 홈을 밟아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시즌 2호, 통산 83호 끝내기 실책.

조상우는 10일 한화전에 이어 또 한 번 끝내기 패전의 멍에를 썼고, 전날 경기 스릴만점 세이브를 거둔 서진용은 0.1이닝만 던지고 승리투수가 됐다. 선발 폰트는 6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승리까지 챙기진 못했다. 추신수는 홈런 포함 2타점 2볼넷 1득점의 좋은 활약, 한유섬이 멀티히트를, 최지훈은 멀티출루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후 김원형 감독은 “폰트가 선발투수로 좋은 피칭을 하며 제 몫을 다해줬고, 추신수가 선취홈런으로 초반리드를 가져오며 좋은 흐름을 가져왔다. 이후 동점이 됐지만, 김택형이 2.1이닝 동안 너무 좋은 투구로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고, 최정이 마지막에 좋은 타격으로 승리를 결정지었다”며 선수들을 고루 칭찬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선수들이 계속해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감독으로서 너무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2.1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김택형은 “오늘 운동하기 전에 감독님께서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있게 던지라고 조언해주셨고, 그 말을 믿고 상대와 적극적으로 승부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김택형은 “오늘 속구 제구가 평소보다 좋았고, 이로 인해 변화구도 효과를 본 것 같다. 앞으로 지금 좋은 컨디션을 이어갈 수 있도록 체력관리를 꾸준히 해 다음 경기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말했다.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김강민은 “3게임 연속 홈런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최근 컨디션이 나쁘지 않고 중심에 맞추면서 타이밍에 신경 쓴 부분이 좋은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강민은 “폰트와 오원석이 던지는 날에는 팀이 반드시 승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야수들이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초반에 3점 이상 뽑아주면 두 투수들의 구위가 좋으니 좀 더 편안하게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해 야수들이 최대한 많은 점수를 뽑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수비에서도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한 발 더 뛰고 있다. 포수인 재원이도 특히 더 집중해서 최소 실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후배들이 지금 상황에서 각자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과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하고 있어서 팀이 어떻게든 이기고 있다”고 강조한 김강민은 “당분간 힘들겠지만 다 같이 똘똘 뭉쳐서 위기 잘 헤쳐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어떻게든 이기는 팀 SSG가 왜 마지막에 이기는지 잘 보여주는 한 마디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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