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리그 유일 팀 평균자책 3점대 철벽 마운드 자랑

-메인 투수코치 부임 첫해 경헌호 코치 “이 정도로 잘할 줄 예상 못 해.”

-‘누가 나와도 필승조’ 치열해지는 불펜 내부 경쟁 “생존 위기의식 느낀다.”

-불펜진·선발진 가리지 않는 ‘관리 모드’ 들어간 LG “후반기 승부처 고려한 방향”

LG 경헌호 투수코치는 1군 메인코치 부임 첫해 팀 마운드를 압도적인 리그 1위 평균자책으로 이끌고 있다(사진=LG)
LG 경헌호 투수코치는 1군 메인코치 부임 첫해 팀 마운드를 압도적인 리그 1위 평균자책으로 이끌고 있다(사진=LG)

[엠스플뉴스]

나 홀로 딴 세상 마운드를 보여주는 팀이 있다. 바로 선두권 경쟁을 펼치는 LG 트윈스다. LG는 6월 14일 기준으로 리그에서 유일한 팀 평균자책 3점대(3.67)를 유지하는 팀이다.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불균형도 없다. 팀 선발진 평균자책 리그 1위(3.74), 팀 불펜진 평균자책 리그 1위(3.60)로 앞뒤가 모두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하는 흐름이다.

LG 팀 마운드 호성적 뒤에는 2021시즌 처음으로 1군 마운드를 진두지휘하는 경헌호 메인 투수코치가 있다. 엠스플뉴스가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펼치기 위한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경 코치의 얘길 들어봤다.

2021년 LG 마운드 최고 히트 상품인 투수 김대유(사진=LG)
2021년 LG 마운드 최고 히트 상품인 투수 김대유(사진=LG)

1군 메인 투수코치로서 첫 시즌 성과가 기대 이상이다. 리그 투수 지표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나.

솔직히 이 정도로 팀 마운드 성적이 좋을지는 예상 못 했다. 불펜진은 어느 정도 잘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모든 투수진이 이렇게 잘 던질 줄은 몰랐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님과 전력분석팀장님, 그리고 김광삼 코치와 함께 어떻게 당일 마운드를 운영할지 논의하고 경기에 들어간다. 시즌 초반부터 이런 논의와 협업이 잘 이뤄지는 흐름이다.

불펜진의 활약상을 먼저 얘기할 수밖에 없다. 전원 필승조화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누가 나가도 든든한 흐름이다.

시즌 초반 선발진이 부족할 땐 롱릴리프 역할을 맡은 불펜 투수들이 잘 던졌기에 버틸 수 있었다. 최근엔 불펜 투수들끼리 내부 경쟁이 정말 치열하더라. 누가 못 던져서 2군에 내려가면 언제 올라올 수 있을지 모르는 위기감을 느끼는 듯싶다. 나도 어떤 불펜 투수를 내보내더라도 다 막아준단 믿음이 있다.

불펜진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인 불펜진 기용 원칙이 궁금하다.

가능하면 멀티 이닝을 자제하고 연투 다음 날 휴식을 부여하려고 한다. 또 투구수 30개를 넘기면 하루 휴식을 주는 부분도 시즌 전부터 논의했던 부분이다. 1~2명 투수에 비중이 너무 쏠리면 정작 후반기 순위 싸움 때 불펜진을 제대로 못 쓰는 상황이 나온다.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고 후반부 승부처를 위해 시즌 초반부터 관리에 들어갔다.

2021년 LG 불펜 히트 상품인 김대유도 최근 관리에 들어갔다고 들었다.

김대유는 지난해 2군에 같이 있었을 때 좌타자 상대 공략법을 함께 고민한 기억이 난다. 솔직히 이렇게 잘 풀릴 줄은 나도 몰랐다(웃음). 경기에 나갈수록 자신감이 더 붙는 느낌이다. 김대유는 풀타임 시즌 경험이 없어서 부상 위험성이 그만큼 더 크다. 특별 대우라기보단 1년 내내 김대유를 잘 활용하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 시즌 초반보다 확실히 등판 관리에 더 신경 쓰고 있다.


마무리 투수 고우석도 갈수록 안정감 있는 투구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1군 불펜코치 경험도 해봤지만, 다른 구단을 포함해 마무리 투수들이 8회에 올라가는 걸 자주 봤다. 시즌 초반부터 그런 장면이 계속 나오면 시즌 후반에 지칠 수 있다고 본다. 마무리 투수뿐만 아니라 다른 불펜 투수들도 될 수 있으면 1이닝 내로 소화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걸 선호한다. 마무리 투수인 고우석도 리드 상황과 9회 1이닝 등판이라는 원칙을 최대한 지켜주려고 한다.

차우찬의 복귀로 팀 선발진도 정상 궤도에 올랐다. 2군에서 준비 중인 임찬규도 합류한다면 선발진도 풍족해진다.

선발진도 시즌 초반과 비교해 다 올라오는 흐름이다. 다만, 정찬헌과 차우찬, 이민호 모두 관리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웬만하면 한 경기 투구수 100구를 안 넘기려고 한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빼고는 100구를 넘게 던진 적이 없었을 거다. 선발진 관리도 해준다면 후반기부터 마운드에 더 힘이 붙을 거다. 이민호에게도 휴식을 줄 타이밍이 왔는데 임찬규의 투입 시점을 계속 살펴보고 있다. 선발진에서도 힘을 분배해서 잘 활용해야 한다.

팀 평균자책 3점대를 유지하면서 리그 1위 마운드를 지킨다면 메인코치 부임 첫해 큰 성과를 남길 듯싶다.

우리 팀 마운드 뎁스가 강하단 평가가 나오는데 투수코치로서 행복하면서도 머리 아픈 고민이 계속 이어진다(웃음). 팀 평균자책 3점대는 아직 경기 수가 많이 남았기에 크게 신경 안 쓰려고 한다. 시즌 막판 때도 이를 유지한다면 욕심이 나겠지만, 여전히 많은 경기 수가 남았다. 시즌 중간 어떤 방향으로 갑자기 흐를지 모르니까 항상 고민하고 걱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팀 마운드가 더 강해질 방법을 찾도록 노력해보겠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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