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치올’ 힘겨워진 두산, 선두권 경쟁에서 다소 멀어져

-시즌 초반과 비교해 두산 마운드 힘 떨어졌다

-여전히 안개 속에 있는 4, 5선발, 곽빈·이영하·박정수 분발 필요

-김강률·이승진 말소로 홍건희에 쏠리는 과부하도 우려

시즌 초반 필승조 역할을 맡았던 투수 이승진의 최근 부진이 뼈아픈 두산이다(사진=엠스플뉴스)
시즌 초반 필승조 역할을 맡았던 투수 이승진의 최근 부진이 뼈아픈 두산이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4월과 5월까지는 5할 승부로 생각한다. 4월에 팀이 안 좋은 흐름 속에서 선수들이 잘해냈다.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고 곽빈과 강승호 등이 1군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충분히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이 상태로 부상 없이 5할 승률을 목표로 5월까지 버티면 이후 치고 올라갈 기회가 온다고 본다.

4월 말 취재진과 만난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5월 이후 치고 올라갈 수 있단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6월 중순 현재 두산은 선두권 경쟁에서 다소 멀어졌다. 두산은 최근 10경기 4승 6패, 시즌 29승 27패로 선두 KT WIZ와 3.5경기 차 공동 5위(NC 다이노스)에 올라 있다. 비시즌 전력 약화에도 시즌 초반부터 기대 이상의 선두권 경쟁을 펼친 두산이 다소 처진 이유는 무엇일까.


- 여전히 안개 속 4, 5선발…제구력 불안한 곽빈의 이닝 소화 향상 절실 -

곽빈이 기대만큼 안정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못 보여주는 흐름이다(사진=엠스플뉴스)
곽빈이 기대만큼 안정적인 이닝 소화 능력을 못 보여주는 흐름이다(사진=엠스플뉴스)

최근 부각되는 두산의 정규시즌 불안 요소는 마운드다. 시즌 초반 한때 팀 평균자책 리그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두산 마운드는 어느덧 팀 평균자책 리그 5위(4.31)까지 떨어졌다.

선발진에선 외국인 투수 2명(워커 로켓, 아리엘 미란다)과 최원준을 제외한 4, 5선발의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앞서 김태형 감독이 큰 기대를 내비친 곽빈의 제구 불안이 가장 아쉬운 요소다.

곽빈은 2021시즌 6경기 등판에서 총 28개의 사사구를 내주면서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72를 기록 중이다. 제구 불안과 잦은 사사구는 곧 이닝 소화 능력 저하로 이어진다. 6월 1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밀어내기 사구로 선제 실점을 내준 뒤 3.1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장면이 제구 불안에 휩싸인 곽빈을 잘 설명한다.

이용찬의 FA(자유계약선수) 이적 보상 선수로 데려온 박정수와 2군에서 오랜 기간 재정비 시간을 보낸 이영하의 선발진 안착 여부도 여전히 안개 속이다. 박정수는 두산 이적 뒤 첫 선발 등판(6월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4.1이닝 8피안타 9실점)에서 부진했다. 이영하 역시 복귀 뒤 첫 선발 등판(6월 9일 사직 롯데전 3.2이닝 7피안타 6실점)에서 고갤 숙였다.

선발진의 불안은 곧 이닝 소화 저하와 함께 불펜진의 과부하를 부른다. 두산은 앞선 세 선발 투수의 최근 등판 경기에서 6회 이전부터 불펜진을 조기 가동해야 했다. 게다가 두산은 6월 15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홈 3연전에 이어 KT WIZ와 더블헤더가 포함된 원정 4연전을 치러야 한다. 가뜩이나 선발진이 불안한 상황에서 추가로 선발 투수가 한 명 더 필요해졌다. 선두권에 있는 팀들과 힘겨운 승부가 예감될 수밖에 없다.


- 필승조 2명 이탈과 홍건희 과부하 우려 흐름, 불펜진 불안도 예사롭지 않다 -

시즌 초반부터 멀티 이닝 소화가 잦은 홍건희를 향한 과부하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시즌 초반부터 멀티 이닝 소화가 잦은 홍건희를 향한 과부하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선발진이 불안한 만큼 불펜진의 과부하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시즌 초반부터 필승조로 뛰었던 마무리 투수 김강률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낙마한 뒤 이승진마저 부진한 투구로 2군에 내려갔다. 박치국과 이승진 모두 2021시즌 한 차례씩 부상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상 두산 불펜진에서 시즌 초반부터 유일하게 꾸준한 안정감과 건강함을 보여주는 불펜 투수는 홍건희뿐이다. 홍건희는 2021시즌 28경기(32.1이닝)에 등판해 3승 3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 1.95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부터 궂은일은 도맡은 홍건희는 최근엔 마무리 투수 역할까지 맡을 수도 있는 좋은 흐름을 보여준다.

다만 홍건희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분명히 있다. 홍건희는 리그에서 5번째로 많은 등판 숫자(28경기)와 함께 리그 불펜 투수들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이닝(32.1이닝) 소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홍건희가 등판한 28경기 가운데 10경기가 멀티이닝 소화 경기라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더 쏟아질 수밖에 없다.

한 현장 관계자는 “부상으로 한 차례씩 2군을 다녀온 박치국과 이승진보다 시즌 초반부터 쉬지 않고 멀티 이닝을 자주 소화한 홍건희의 과부하가 더 우려스러운 건 사실이다. 다른 투수들의 컨디션이 다시 올라와 홍건희의 부담을 덜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이형범도 실망스러운 성적표와 함께 2군으로 내려갔다. 이형범은 6월 4일 1군 복귀 뒤 4경기 등판 2.2이닝 2피안타 5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6월 11일 잠실 LG전에서 1대 1로 맞선 8회 말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는 아쉬움을 맛봤다.

김태형 감독은 “이형범의 경우 구속이나 여러 가지를 봤을 때 쉽지 않다고 판단해 1군 말소를 결정했다. 현재 필승조는 박치국과 홍건희가 있는데 김명신도 최근 흐름이 좋아졌다. 윤명준도 거기에 들어가야 하는데 현재 사정상 팀이 이기고 있을 때 들어가면 필승조”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김명신과 윤명준이 홍건희와 박치국의 부담감을 덜어줘야 한다.좌완 베테랑 듀오인 이현승과 장원준도 좌타자 상대 스페셜리스트 역할을 꾸준히 소화해줘야 두산 불펜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최근 1군으로 복귀한 투수 김민규는 짧은 이닝 소화 역할보단 롱릴리프 역할을 주로 맡을 계획이다.

두산은 당장 삼성과 KT와 맞붙을 7연전에서 선두권과 격차를 좁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물론 반대로 여기서 더 처진다면 ‘6치올’이 힘겨워지는 동시에 전반기 선두권 경쟁권에서 더 멀어질 수 있다. 결국,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균열이 보이는 팀 마운드 재정비가 우선이다. 5회 이전 선발 투수 강판으로 불펜진 과부하까지 연결되는 그림이 더는 나와선 안 된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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