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프레이타스 영입, 시즌 59경기 치른 현재까지는 실패

-외국인 타자로는 수준 이하 공격력…포수가 주포지션이라 활용에 제약

-늦기 전에 교체 결단 필요해…교체 어렵다면 차라리 국내 선수 활용이 낫다

키움 외국인 타자 프레이타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키움 외국인 타자 프레이타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

키움 히어로즈 데이비드 프레이타스는 종종 넥센 시절인 2014년 외국인 타자로 활약한 비니 로티노와 비교된다. 외국인 선수로는 드물게 포수가 주포지션이고, 외국인 타자답지 못하게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비교 대상이다.

하지만 이런 비교는 사실 로티노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 로티노는 투고타저 시즌에 가까웠던 2014년 3할대 타율과 4할에 가까운 출루율, 0.800 이상의 OPS를 기록했다. 가중출루율(wOBA)는 0.368로 주전 선수 평균치(0.340)를 훌쩍 넘겼고 조정득점창출력(wRC+)도 104.1로 평균(100) 이상이었다.

반면 프레이타스는 타율(0.269), 출루율(0.304), 장타율(0.392) 등 모든 수치에서 평균 이하다. OPS는 0.697로 0.700에도 미치지 못하고 wOBA 0.323에 wRC+ 83.6으로 생산력도 형편없다. 많은 경기에 나오면 나올수록 팀 승수를 까먹는 선수, 숫자가 말하는 프레이타스의 현주소다.

로티노와 프레이타스의 결정적 차이가 있다. 로티노 시절 넥센 타선은 리그 최강이었다. 팀 홈런 199개로 리그 1위, 팀 OPS 0.891에 841득점으로 공격 거의 모든 부문에서 압도적인 리그 1위를 달렸다. 박병호(52홈런), 강정호(40홈런), 이택근(21홈런), 유한준(20홈런), 이성열(14홈런) 등 홈런타자가 즐비해 로티노가 무임승차해도 공격력에 별 지장이 없었다.

올해 키움 상황은 다르다. 키움의 자랑거리였던 공격력이 올해는 가장 큰 약점이 됐다. 팀 홈런은 꼴찌에서 세 번째인 38개, 팀 장타율과 OPS도 한화와 KIA에 이어 뒤에서 세 번째다. 타선에서 제몫을 하는 타자는 박동원과 이정후 둘 뿐, 나머지 타자들은 성적이 좋지 못하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마저 대체 선수급 성적을 내다보니 안 그래도 약한 타선의 파괴력이 더욱 악화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팀 평균자책 2위(4.12)의 좋은 투수력에도 키움이 7위에 머물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프레이타스와 키움의 잘못된 만남, 예정된 실패

프레이타스의 부진에 박병호까지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키움은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프레이타스의 부진에 박병호까지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키움은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돌아보면 프레이타스와 키움의 만남은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다. 구단 내부 사정으로 외국인 타자 영입전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지 못했고, 스프링캠프 5일째가 돼서야 뒤늦게 영입이 확정됐다.

팀 라인업 구성과 선수 기량을 모두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 아닌, 상황에 떠밀려서 마지못해 한 선택에 가까웠다. 이미 박동원-이지영이란 좋은 포수를 보유한 팀에 포수 외국인 타자는 배달 감자탕에 서비스로 딸려온 고르곤졸라 피자와도 같았다. 외국인 타자를 붙박이 지명타자로 쓰는 건, 리그에서 가장 먼저 지명타자 돌려쓰기를 시도해 성공을 거둔 팀에 어울리지 않았다.

물론 프레이타스가 에릭 테임즈-멜 로하스급 가공할 공격력을 발휘한다면, 이 모든 문제를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프레이타스는 원래부터 장타력을 기대하기 힘든 타자였다. 극단적으로 몸의 중심을 뒤쪽에 둔 타격폼이라 선구안이나 컨택트는 몰라도 큰 타구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그런 결과가 나왔다.

현장 감독은 주어진 선수 구성을 갖고 최상의 조합을 찾아야 하는 입장이다. 홍원기 감독은 프레이타스를 어떻게든 활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시즌 초반 지명타자로 활용하다 도저히 답이 안 나오자 이제는 외국인 투수 선발 경기에 포수로 기용해 활로를 찾고 있다. 그나마 포수 출전 경기에선 20타수 8안타 1홈런 타율 0.400으로 지명타자, 1루수 출전 때보다 나은 타격 성적을 내고 있다.

‘포레이타스’는 키움 벤치에 딜레마를 안긴다. 만약 몇 해 전 롯데처럼 국내 포수진이 약한 팀이라면 외국인 포수도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다. 하지만 키움은 박동원, 이지영이란 주전급 포수를 둘이나 보유한 팀이다. 이지영이 벤치에 앉아있고, 준수한 수비력을 갖춘 김재현이 2군에 있는데 외국인 타자를 포수로 쓰는 건 낭비다.

프레이타스의 선발 출전을 위해 팀 내 최고 타자 박동원이 벤치에 앉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 박동원은 15일 현재 홈런 12개로 팀 내 1위, 장타율 0.594로 팀 내 1위, wRC+도 163.8로 이정후(162.2)를 제치고 팀 내 최고의 타자로 군림하는 중이다. 홍원기 감독도 “프레이타스, 이지영이 나가는 경기에 박동원이 한 타석이라도 나갈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할 정도로 박동원이 팀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키움이다.

벌써 60경기 가까이 치른 시점…키움, 외국인 타자 문제 결단해야

박동원-이지영 보유 팀이 외국인 타자를 포수로 쓰는 건 낭비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박동원-이지영 보유 팀이 외국인 타자를 포수로 쓰는 건 낭비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냉정하게 볼 때 프레이타스에게 지금 성적 이상의 공격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키움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의지가 있다면, 이제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

키움은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담당자가 조만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키움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정보 수집을 위한 일상적인 출국”이라 했지만, 현지에서 괜찮은 대체 외국인 후보를 찾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만약 새 외국인 타자 계약이 이뤄진다면, 7월 19일부터 시작하는 3주간의 올림픽 브레이크를 자가격리 기간으로 활용한 뒤 시즌 후반 투입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구단 사정으로 외국인 선수 교체가 어렵다면, 아예 외국인 타자 없이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OPS 0.697짜리 외국인 타자에게 돌아갈 자리를 젊은 국내 선수들이 경험치를 쌓는 용도로 쓰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박병호를 라인업에서 빼거나 타순을 내리는 것보다는 훨씬 쉬운 결정이다.

7월이 지나면 송성문이라는 경쟁력 있는 타자도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돌아온다. 벌써 시즌 60경기 가까이 치른 시점이다. 더 늦게 전에 이제는 외국인 타자 문제를 풀고 가야 한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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