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력전을 펼친 한화 이글스가 3연패 탈출과 꼴찌 탈출을 동시에 이뤘다. 7회 무사 2루에서 올라와 2이닝을 순식간에 삭제한 강재민의 역투가 승리의 발판이 됐다.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강재민(사진=한화)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강재민(사진=한화)

[엠스플뉴스=대전]

최근 3연패에 최하위로 내려앉은 팀 상황, 다음날 더블헤더에 내보낼 선발투수가 마땅찮은 가운데 에이스 투수가 선발등판하는 경기. 한화 이글스로선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경기였고, 총력전을 펼친 끝에 기어이 승리를 따냈다.

한화는 6월 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 상대 시즌 6차전에서 3대 2 한 점 차로 이겼다. 선발 라이언 카펜터가 6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3승을 거뒀고, 6경기 연속 멀티이닝을 책임진 강재민이 2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한 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승부처는 3대 2 한 점 차로 앞선 7회초. 잘 던지던 카펜터가 선두타자 볼넷에 손아섭에게 2루타를 맞고 한 점 차로 추격당했다. 그러자 한화 벤치는 곧바로 필승조 강재민을 올렸다. 강재민은 첫 상대 민병헌을 7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아 한숨을 돌렸다. 이어 대타로 나온 좌타자 나승엽을 8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다시 대타로 나온 좌타자 김재유까지 1루 땅볼로 처리해 동점 위기를 벗어났다.

8회에도 올라온 강재민은 선두 딕슨 마차도의 안타와 희생번트로 1사 2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여기서도 전준우를 삼진 처리해 2아웃을 만들고, 정훈을 8구 승부 끝에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해 또 한 번 큰 위기를 넘겼다.

한화는 9회 정우람이 올라와 볼넷 하나만 내주고 무실점, 3대 2 한 점 차 승리를 끝까지 지켰다. 3연패에서 벗어난 한화는 승률 0.396으로 롯데(0.393)에 승차 없이 승률 3리 차로 앞서 9위 자리를 되찾았다. 롯데전 5승 1패 절대 강세도 이어갔다.

선발 카펜터는 6이닝 2실점 호투로 최근 3경기 연속 부진에서 벗어나, 24일 만에 선발승의 기쁨을 맛봤다. 시즌 3승(6패)째. 강재민이 홀드, 정우람이 세이브를 각각 챙겼다. 1회말 선두타자 홈런 포함 2안타 1볼넷을 기록한 정은원은 데뷔 이후 개인 한 시즌 최다인 49번째 볼넷을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카펜터가 오랜만에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강재민이 커버한 2이닝이 승부처였는데, 강재민의 무실점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정우람도 마지막에 귀중한 세이브를 올려줬다”고 투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생일을 맞아 승리의 기쁨을 누린 수베로 감독은 경기후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생일 케이크와 함께 축하를 받았다. 이에 관해 수베로 감독은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이렇게 라커룸에서 생일 축하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말 선수 여러분께 고맙다”고 감사를 전했다.

강재민은 취재진과 만나 “등판 상황이 1점 차였기 때문에 주자를 들여보내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8회 위기 때는 선두타자가 출루해서 어려울 거란 생각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막아야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승리를 지키는 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강재민은 최근 6경기 연속 멀티이닝을 소화하며 강행군을 펼치는 중이다. 이에 관해 그는 “크게 힘들거나 부담감은 없다. 벤치에서 믿고 맡겨주시는 만큼 보답하겠다는 생각으로 던진다”고 했다. 또 “아직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느끼지 않는다. 비시즌에 팀에 많은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에 체력 운동을 많이 했다.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멀티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는 원동력은 지난해보다 향상된 좌타자 상대 능력에서 나온다. 이날도 강재민은 상대한 좌타자 3명을 모두 아웃으로 잡아내며 롯데의 대타 기용을 무력화했다.

강재민은 이에 대해 “지난해 시즌을 치르면서 위기 때 좌타자가 나오는 상황이 많았다. 이를 생각해 비시즌 기간 최재훈 형, 투수코치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구종을 새로 추가하기보단 내가 갖고 있는 구종의 커맨드를 확실하게 만들어 던지는 것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호세 로사도 코치와 논의해 투수판 밟는 위치를 조정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강재민은 “올 시즌 처음부터 자신감을 갖고 시작했다. 이동걸 코치님이 ‘너는 최고의 필승조가 될 수 있다’며 책임감을 심어주셨다”면서 “스스로도 시즌 들어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자신감을 갖고 내 강점을 마운드에서 표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호투의 비결을 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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