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외야수 정진호가 오랜만에 투수가 아닌 타자로 일을 냈다. 연장 10회말 2타점 역전 끝내기 2루타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타자로서 인터뷰한 정진호다.

한화 정진호(사진=한화)
한화 정진호(사진=한화)

[엠스플뉴스=대전]

“투수로 등판 해서 한 인터뷰 외에는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를 했다. 앞으로 타자로서 더 많이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정진호는 올 시즌 개막 후 두 차례 취재진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공교롭게도 두 번 다 본업인 타자가 아닌 투수 등판에 관한 인터뷰였다. 처음 투수로 등판한 4월 10일 두산전 다음날 미디어 앞에 나와 마운드에 선 소감을 얘기했고, 4월 17일 NC전 등판 뒤에도 한 차례 인터뷰에 나섰다.

두번째 인터뷰 말미에 정진호는 “투수로 인터뷰를 하니까 ‘현타’가 오려고 한다”며 멋쩍어한 뒤 “다음에는 방망이를 잘 쳐서 인터뷰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6월 18일, 대전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마침내 정진호는 약속을 지켰다. 정진호는 2대 3으로 뒤진 연장 10회말 1사 1, 3루에서 SSG 마무리 서진용 상대로 역전 끝내기 2루타를 날려 4대 3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동료들의 환호와 세레머니, 관중들의 함성이 정진호를 맞이했고 ‘타자’로서 오랜만에 갖는 방송 인터뷰가 이어졌다.

이날 한화와 SSG는 9회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다. SSG 선발 윌머 폰트와 한화 선발 장시환은 각각 5이닝 2실점, 5이닝 1실점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후 SSG는 이미 16일과 17일 마운드에 올랐던 김택형-김상수-김태훈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려 한화 타선을 8회까지 봉쇄했다.

반면 한화는 7회 올라온 김범수가 선두 최지훈에게 3루타를 맞고 추신수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2대 2 동점을 내줬다. 9회말 공격에서 서진용에게 막혀 경기를 끝내지 못한 한화는 10회초 2루타에 이은 실책으로 1점을 내줘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

그러나 10회말 공격에서 1사후 하주석이 좌익수쪽 3루타를 치고 나가면서 다시 한화에 기회가 왔다. 노시환이 볼넷으로 출루해 찬스를 키웠고, 여기서 정진호가 2볼 뒤에 3루째 속구를 밀어친 타구가 좌익수 최지훈의 글러브에 맞고 멀리 굴러가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4대 3 한화 승리로 장장 4시간 20분에 걸친 혈투가 막을 내렸다.

한화는 SSG전 4연패 탈출과 함께 이번주 4승 1패 상승세를 이어갔다. 10회초 1이닝을 막은 이충호가 승리투수, 1.1이닝 2실점한 서진용이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는 노시환과 김지수가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활약했고, 리드오프 정은원도 안타와 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해 제몫을 다했다.

경기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좋은 게임을 했고 경기 내내 시소게임처럼 서로 끝까지 싸웠다. 우리 팀이 놓친 찬스도 많았고 아쉬운 부분도 분명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워줬다. 오늘 승리가 한화 이글스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경기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끝내기 2루타의 주인공 정진호는 “어려운 경기에서 결승타를 쳐 기분이 좋다. 타석에 들어서면서 정말 치고 싶었다. 나를 거를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볼카운트가 유리해져서 직구 하나 보고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진호는 “그동안 고참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힘든 날이 있으니 좋은 날도 있는 것 같다”며 벅찬 마음을 표현한 뒤 “투수로 등판 해서 한 인터뷰 외에는 정말 오랜만에 인터뷰를 했다. 앞으로 타자로서 더 많이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말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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