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최근 5연승으로 굳건한 단독 선두 수성

-정규시즌 초중반 LG 선전 원동력은 마운드 뎁스와 짜임새 탄탄한 수비

-타격 부진에도 3루수 김민성·2루수 정주현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도 수비

-류중일 감독 거쳐 류지현 감독 체제에서 농익은 수비진 완성,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선다

LG 야수진의 수비력은 리그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사진=엠스플뉴스)
LG 야수진의 수비력은 리그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6월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는 LG 트윈스에 ‘완벽하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하루였다. 1군으로 돌아온 투수 임찬규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함께 구단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인 7개의 홈런이 문학구장 담장을 넘겼다. 14대 1 대승과 함께 최근 5연승을 달린 LG는 2위 KT WIZ와 1.5경기 차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살아난 임찬규의 구위와 그간 타격 부진을 씻는 엄청난 화력에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LG의 진정한 강점은 바로 수비라는 것도 확인한 하루였다. LG는 SSG의 추격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흔들림 없는 수비 호흡과 정교한 수비 시프트로 상대 추격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강팀다운 흐름을 보여주는 LG의 진짜 힘은 바로 ‘수비’다.


- 팀 동료 투수들도 놀랄 정도로 탄탄해진 LG 수비력 -

3루수 김민성은 최근 몇몇 경기에서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사진=엠스플뉴스)
3루수 김민성은 최근 몇몇 경기에서 결정적인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사진=엠스플뉴스)

LG는 팀 평균자책에서 압도적인 리그 1위(3.50)에 올라 있다. 2위 삼성 라이온즈(4.13)와 격차가 꽤 난다. 시즌 초반부터 풍부한 마운드 뎁스와 투수진의 안정적인 투구 흐름이 팀에 큰 힘으로 작용했다. LG 투수진의 호투 속엔 팀 내야 수비의 안정감도 숨어 있다.

LG 팀 마운드는 인플레이 타구 허용률 리그 3위(69.4%)지만, 내야 타구 유도 비율(50.7%)은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그만큼 투수들이 피하지 않는 승부를 상대 타자와 펼치면서 내야 땅볼 타구 유도가 가장 많은 수치를 보여준다. 만약 내야 수비진이 불안했다면 땅볼 유도 비중이 높은 것이 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LG 내야진은 리그에서 가장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자랑한다. 자연스럽게 내야 땅볼 유도가 많아진 투수진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밖에 없다.

투수 임찬규는 복귀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신고한 뒤 “다들 수비에서 정말 집중해준 덕분에 경기를 수월하게 풀 수 있었다. 게다가 수비 시프트로 결정적인 타구가 다 잡혔다. 수비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 오늘 다시 한번 우리 팀 수비에 다들 놀랐다. 올해 팀 수비가 더 탄탄해졌다는 걸 느낀다. 중요할 때마다 수비가 잡아주니까 투수들도 마운드 위에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야수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LG 내야진에서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정주현의 키스톤 콤비 호흡은 수비만큼은 상대 팀에 뒤지지 않는 안정감을 보여준다. 올림픽 대표팀 유격수가 된 오지환의 ‘1일 1호수비 이상’은 이미 상수가 됐다. 거기에 3루수 김민성도 ‘핫 코너’를 든든하게 지켜준다. 최근 몇몇 경기에서 김민성의 결정적인 호수비로 승기를 잡은 순간이 꽤 나왔다. 최근 1루수로 자리 잡은 문보경의 수비 안정감도 기대 이상이다.

비록 정주현(타율 0.235)과 김민성(타율 0.203)의 타격감이 시즌 내내 좋은 흐름은 아니다. 그래도 LG 류지현 감독이 내야 주전 라인업을 고정해 운영하는 이유는 안정감 있는 수비가 먼저인 까닭이다.

류 감독은 “특히 3루수 자리에서 팀 내에 김민성을 대체할 다른 대안이 없다. 외국인 타자가 1루수에 자리 잡고 있었으면 문보경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었겠지만, 최근 상황에선 현재 주전 라인업이 가장 안정감을 주는 라인업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경기에서 유독 김민성의 수비가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대했던 타율엔 못 미치지만, 수비 공헌도만 보면 그 이상으로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라며 주전 내야진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내비쳤다.

외야진도 최근 들어 결정적인 수비 장면을 연달아 보여주고 있다. 좌익수 이형종은 지난 주말 홈 KIA 타이거즈전에서 상대 2루 주자를 잡는 결정적인 홈 보살에 성공했다. 우익수 채은성은 6월 22일 문학 SSG전에서 1회 말 선두 타자 최지훈의 잘 맞은 타구를 담장 앞 점프 캐치로 잡아 임찬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 장기 레이스 흔들리지 않을 강팀의 조건은 수비력, LG는 우승 향한 준비 마쳤다 -

LG 벤치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팀 수비진을 이끌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LG 벤치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팀 수비진을 이끌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이처럼 우승을 노릴 강팀의 필수 조건은 촘촘하고 안정적인 내·외야 수비다. LG는 2021시즌 평균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WWA·포지션 조정 포함)에서 압도적인 리그 1위(2.176)를 보여주고 있다. 2위 키움 히어로즈(1.269)와 3위 한화 이글스(0.590)와의 차이가 꽤 크다. LG가 단독 선두에 오른 결정적인 이유를 보여주는 지표다.

LG의 선전을 지켜보는 타 구단 관계자는 “2021시즌 가장 짜임새 있는 팀이 LG라고 본다. 압도적으로 승리를 쌓는 강력한 느낌보단 쉽게 지지 않는다는 끈질긴 느낌이 더 강하다. 그만큼 안정감 있는 수비력과 탄탄한 마운드 뎁스로 경기 후반까지 상대가 쉽게 승리할 생각을 할 수 없는 팀이 됐다. 진짜 뚜껑을 열어보니 LG가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올라섰다고 본다”라고 바라봤다.

류지현 감독은 코치로서 오랜 기간 LG 수비진 발전을 지켜봤다. 현재 안정감 있는 수비진의 초석을 쌓은 류중일 감독 재임 시절을 거쳐 류지현 감독 체제에서 더 농익은 수비진이 완성됐다.

쉽게 지지 않은 팀이 된 LG는 2021시즌 가장 유력한 정규시즌 우승 후보가 됐다. 기본적으로 수비가 강한 팀은 장기 레이스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긴 연패 없이 최근 7연속 위닝 시리즈를 노리는 LG의 진짜 힘은 바로 수비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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