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따른 부상과 부진으로 위기에 처한 롯데 불펜, 신인 우완투수 김창훈의 빠른 성장세가 롯데에겐 희망이다.

롯데 신인 우완 김창훈(사진=롯데)
롯데 신인 우완 김창훈(사진=롯데)

[엠스플뉴스=사직]

“미래에 7, 8, 9회를 책임질 수 있는 필승조 투수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롯데 자이언츠 불펜은 지금 최대 위기다. 시즌 초반 필승조로 활약한 최준용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고, 21일엔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던 김대우마저 어깨 회전근 부상으로 빠지면서 뒷문이 텅 비었다.

여기에 마무리 김원중마저 잇단 블론세이브와 대량실점으로 흔들리는 모습. 승리조 불펜의 부상과 부진 속에 롯데는 불펜 평균자책 5.97로 리그 최하위다. 특히 6월 들어선 불펜 평균자책이 6.35로 더 나빠졌다.

누군가 구세주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롯데는 신인 우완투수 김창훈의 빠른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01년생 김창훈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2차 3라운드 지명으로 올해 입단한 신인 투수. 경남고 시절엔 140km/h 중후반대 강속구를 앞세워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자랑했다.

개막 후 상동에서 담금질을 거친 김창훈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김창훈의 가능성에 주목한 롯데는 지난 6월 9일 한 차례 김창훈을 1군에 올려 1군 경기의 분위기를 익힐 기회를 제공했다. 이날 1이닝 1실점을 기록한 김창훈은 다음날 바로 상동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20일 다시 1군에 올라온 김창훈은 22일 홈 NC 전에서 두 번째 등판 기회를 가졌다. 0대 5로 뒤진 9회초 올라온 김창훈은 1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만 내주고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데뷔 등판과는 전혀 다른 강렬한 투구를 펼쳤다. 최고 146km/h의 빠른 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NC 강타선을 잘 막았다.

래리 서튼 감독도 김창훈의 전날 경기 피칭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튼 감독은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시즌 8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오늘 선수들과 짧은 미팅 시간을 가졌다. 김창훈에게는 프로 데뷔 첫 탈삼진을 축하한다고 말했다”며 “어제 좋은 경기력과 분위기를 오늘도 이어가자고 얘기했다”고 했다.

서튼 감독은 “지난번 김창훈을 2군에 보낼 때 변화구, 특히 체인지업 제구를 신경 써서 연습하도록 주문했다” “어제 경기에서 리그 최고의 타자 나성범, 양의지와 상대해 좋은 결과를 냈다”고 칭찬했다. 김창훈은 1사 1, 2루 위기에서 나성범을 유격수 뜬공 아웃으로, 양의지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창훈의 주무기는 높은 회전수를 자랑하는 슬라이더. 롯데 팀 내에서도 손꼽힐 만큼 빠르고 예리한 슬라이더를 던진다. 여기에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과 강한 멘탈도 장점이다. 서튼 감독은 “김창훈은 멘탈이 장점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성숙한 멘탈을 지녔고, 두려움이 없다. 내가 좋아하는 점”이라 말했다.

이제 막 프로 무대에 걸음마를 뗀 신인이지만, 앞으로 성장하기에 따라서는 롯데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서튼 감독도 “미래에 7, 8, 9회를 담당할 수 있는 필승조 투수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기에서 팀을 구하는 난세 영웅, 롯데는 김창훈에게서 그 가능성을 본다.

한편 롯데는 23일 딕슨 마차도(유)-손아섭(우)-이대호(지)-전준우(좌)-정훈(1)-추재현(중)-김민수(2)-나승엽(3)-강태율(포)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롯데 선발투수는 노경은이 등판해 NC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와 대결한다. 서튼 감독은 “노경은은 우리 팀 선발투수”라며 “지난 경기에서 이전 경기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오늘도 향상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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