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소닉붐 농구단의 연고 이전에 놀란 부산시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단속에 나섰다. 행정부시장이 사직구장을 방문해 “구단의 애로사항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유화 제스처를 취한 부산시다.

사직야구장을 찾아 롯데 고위 관계자와 만난 이병진 행정부시장(사진=부산시)
사직야구장을 찾아 롯데 고위 관계자와 만난 이병진 행정부시장(사진=부산시)

[엠스플뉴스=사직]

KT 소닉붐 농구단의 연고지 이전 사태에 깜짝 놀란 부산시가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에 손을 내밀었다. 부산시는 이병진 행정부시장이 직접 사직야구장을 찾아 구단 고위층과 면담을 갖고, “부산 스포츠도시 계획”과 “구단 의견 적극 반영”을 약속했다.

부산광역시 이병진 행정부시장은 6월 23일 오후 롯데 홈구장 사직야구장을 방문해 이석환 대표, 성민규 단장 등 롯데 관계자들과 만났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국외 출장 일정으로 이날은 이 행정부시장과 권기혁 체육진흥과장, 송찬희 체육진흥과 스포츠산업팀장 등이 대신 방문했다.

이 행정부시장은 롯데와 만난 자리에서 “부산에 연고를 두고 있던 KT 농구단 이전이 생각보다 충격이 크다” “이 일을 계기로 부산을 스포츠도시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시에 이야기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2003년 여수에서 부산으로 연고를 이전한 KT 소닉붐 농구단은 지난 6월 수원 연고 이전을 공식화해 부산시와 농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KT는 부산시와 여러 차례 만나 훈련장 관련 협상을 시도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KBL 이사회 승인을 거쳐 수원 이전이 확정됐다.

부산시는 박형준 시장이 성명을 내 “KT의 연고 이전은 시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결정”이라며 “부산시민과 지역 농구팬을 외면하고, 오로지 구단의 편의와 기업의 경제 논리만을 앞세워 연고지 이전을 결정했다”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농구단 이전을 막지 못했다. 농구단 이전으로 부산시민과 스포츠 팬들의 여론이 악화 조짐을 보이자, 뒤늦게 야구단 롯데 단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석환 대표는 이 행정부시장에게 “사직야구장은 유서 깊은 야구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시 시설사업소와 협업해 배수 공사 등을 진행하며 40년 동안 관리 잘해왔다. 다만 팬이나 시민들이 사직구장을 찾았을 때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것과 관전의 편의성 부분은 아쉽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 행정부시장은 “그동안 시가 프로구단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 간담회 자리를 통해 적극 반영할 것”이라며 “사직야구장뿐 아니라 구장 근처 전부가 낙후됐다. 전체적으로 사직구장 근처를 스포츠 클러스터로 조성할 것이다. 늦어도 다다음 주쯤에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시 스포츠산업 발전 종합계획(안)'을 발표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석환 대표는 “저희 입장에서는 야구장 인프라 구축에는 여유가 없는 상태”라며 “팬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성적이니 경쟁력 있는 강한 팀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팬들의 자존심 회복시키고 긍지 느끼게 하려면 결국 야구를 잘하는 것, 팀을 강팀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구장 관련해선 아직 구체적인 입장은 없지만 부산시민과 야구팬들을 위한 생각들이 모여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부산시가 야구장 건축에 신경 써준다면 저희는 경쟁력있는 구단, 이기는 팀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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