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좌완 영건 손주영이 한국 최고 타자들이 모인 대표팀 상대로 3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선보였다. 대표팀으로서는 국제대회에서 낯선 투수 초반 공략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 경기였다.

LG 트윈스 손주영(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LG 트윈스 손주영(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김경문호 대표팀 타자들에게 LG 트윈스 손주영은 너무나도 낯선 상대였다. LG 좌완 영건 손주영이 대표팀 상대 평가전에서 깜짝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국제대회에서 낯선 투수와 만났을 때 빠른 초반 공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경기였다.

7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도쿄올림픽 한국야구 대표팀의 평가전. 케이시 켈리, 앤드류 수아레즈가 다음 주 연습경기 등판 예정인 LG는 이날 선발투수로 좌완 손주영을 선발로 기용했다. 손주영에 이어 이상영, 이상규, 정우영, 이정용 등 젊은 투수들이 불펜에 대기했다.

선발 손주영의 투구는 기대 이상이었다. 리그 최고 타자들이 모인 대표팀을 상대로 3이닝 동안 1안타 1볼넷만 허용하고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호투를 펼쳤다. 1회말 첫 타자 이정후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3타자를 연속 범타로 잡고 무실점, 2회에도 2사후 최주환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실점 없이 막았다.

3회에도 올라온 손주영은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무실점으로 이날 투구를 마감했다. 3이닝 동안 투구 수는 45구. 최고구속 145km/h에 평균 141km/h의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대표팀 타자들의 방망이를 꽁꽁 묶었다.

팀 소집 후 이날이 두 번째 실전 경기인 대표팀 타자들은 낯선 투수 손주영 상대로 좀처럼 감을 잡지 못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타자 가운데 손주영과 상대해본 타자는 김혜성-양의지-이정후 등 3명뿐. 김혜성이 2타석 1타수 1안타, 양의지가 1타수 무안타, 이정후가 3타석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장신 좌완에 생소한 투수다 보니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낯선 투수에게 고전하는 건 국제대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상황이다. 과거 2017년 3회 WBC가 대표적이다. 당시 한국은 첫 경기에서 이스라엘 상대로 연장 10회 혈투 끝에 1대 2로 패배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8회 구원 등판한 조시 자이드에게 3이닝 동안 무득점으로 꽁꽁 묶인 게 결정적. 이어진 네덜란드전에서도 좌완 디에고 마크웰에 막혀 0대 5로 패했다.

대표팀도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중이다. 김경문 감독은 “예전 국제대회 단기전에서 생소한 팀을 만났을 때, 전반적인 상대 전력이 약해도 초반 투수 공략에 실패하면 경기 이닝이 흘러가면서 당황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진 사례가 종종 나왔다”며 생소한 투수에 대한 경계심을 보였다.

이에 대표팀은 김평호 전력분석원과 최일언 투수코치를 미국에 보내 이스라엘 대표팀의 4차례 평가전을 직접 지켜보게 했다. 이스라엘 투수진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분석해, 경기 초반부터 상대 투수를 공략해 앞서나간다는 계산이다.

한편 이날 평가전은 양팀 2대 2 무승부로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끝났다. 경기 중반까진 5이닝 무실점을 합작한 ‘개성중 선후배’ 손주영-이상영의 호투로 LG가 앞서갔지만, 대표팀도 7회말 오재일의 솔로포와 9회말 김혜성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후 “상대 투수들이 오히려 내용이 좋았다. (일본) 가기 전에 이런 어려운 경기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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