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호 한국야구 대표팀이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상대로 9회말 대역전 드라마를 펼쳐 패자부활전 강등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국은 2일 이스라엘전에서 승리하면 4일 열리는 준결승으로 직행한다.

9회말 동점타를 날린 이정후, 역전타를 날린 김현수(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9회말 동점타를 날린 이정후, 역전타를 날린 김현수(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한국야구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9회말 터진 이정후의 동점타와 김현수의 끝내기 안타로 난적 도미니카공화국에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국가대표팀은 8월 1일 일본 요코하마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에 4대 3으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8회까지만 해도 앞선 B조 예선라운드 2경기처럼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은 1회말 만루 찬스에서 양의지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짜낸 뒤 8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강백호를 4번에서 2번으로 옮기고 이정후·양의지·김현수로 중심타선을 새로 짜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도미니카 선발로 나온 45세 노장 좌완 라울 발데스는 130km/h대 느린 공으로 한국 타선을 잘 요리했다. 5.1이닝 동안 산발 7안타 3볼넷으로 단 1점만 내주는 강제 호투. 마음 급한 한국 타선은 어렵게 찬스를 잡고도 아쉬운 주루사와 범타로 기회를 날렸다.

마운드도 앞의 2경기와 비슷한 흐름이 전개됐다. 선발로 나온 고졸 신인 이의리는 1회 위기를 1실점으로 잘 넘긴 뒤 2, 3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러나 타순이 한 바퀴 돈 4회 후안 프란시스코에 중월 2점 홈런을 맞고 리드를 내줬다(1대 3). 최종 기록은 5이닝 9탈삼진 3실점.

6회부터는 리그 정상급 마무리 조상우-고우석에 선발 요원 차우찬-박세웅까지 올라와 2점 차 간격을 유지했다. 9회초 무사 1루 위기에선 마무리 오승환까지 등판했다. 오승환은 견제 악송구로 무사 3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후속타자 3명을 내리 내야 땅볼로 잡아내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9회초 위기를 잘 막아내자 흐름이 한국 쪽으로 찾아왔다. 도미니카 투수는 강속구를 자랑하는 불펜 에이스 루이스 카스티요. 여기서 이번 대회 출전 기회가 없었던 최주환이 대타로 나와 2루수쪽 내야안타를 때려냈다. 리그 도루 1위 김혜성이 대주자로 나와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박해민의 적시타로 7이닝 연속 이어진 0의 행진을 깼다(2대 3).

계속된 1사 2루에선 이정후가 끈질긴 승부 끝에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동점을 만들었다. 카스티요의 강속구를 계속 파울로 걷어낸 이정후는 기어이 페어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경기를 중계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이정후의 동점타에서 아버지 이종범의 현역 시절 WBC 8강 일본전 2루타를 떠올렸다.

이어진 2사 3루 찬스, 이날 4번째 타석까지 3안타를 날린 김현수가 타석에 나왔다. 타격감이 절정에 달한 김현수의 잘 맞은 타구가 우중간을 향했고, 우익수 훌리오 로드리게스가 손을 뻗어봤지만 잡을 수 없었다. 3루 주자 이정후가 홈을 밟으며 그대로 경기 종료. 이날의 승자가 도미니카에서 한국으로 뒤바뀐 순간이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패자부활전 강등 위기에서 벗어났다. 31일 미국전 패배로 B조 2위가 된 한국은 만약 이날 도미니카에게 패할 경우 3일 패자부활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만약 여기서도 패하면 그대로 대회 탈락이 확정된다.

그러나 도미니카전 극적 역전승으로 한국은 2일 정오에 열리는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 나갈 수 있게 됐다. 상대는 조3위 대결에서 멕시코를 꺾은 이스라엘. 한국은 29일 예선라운드 첫 경기에서 이스라엘에 6대 5로 승리한 바 있다. 여기서 다시 이스라엘을 꺾으면 4일 열리는 준결승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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