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8번 타임을 외쳤던 NC 다이노스가 올해도 6번 타임으로 10개 구단 최다 타임을 기록했다. 매 라운드 10순위 낮은 순번에도 신중을 기한 만큼 만족스러운 지명이 됐다는 평가다.

NC가 2차 1라운드에서 지명한 이준혁(사진=베이스볼코리아 제공)
NC가 2차 1라운드에서 지명한 이준혁(사진=베이스볼코리아 제공)

[엠스플뉴스]

타임, 타임, 타임, 타임, 타임, 타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여러 차례 ‘타임’을 외친 팀은 NC 다이노스였다.

작년 드래프트에서 총 8번 타임을 외쳤던 NC는 올해도 3라운드를 시작으로 마지막 10라운드까지 총 6번의 타임을 불러 한화(5회)를 제치고 최다 타임을 기록했다. 특급 유망주를 뽑기 어려운 연고지의 한계, 그리고 전체 10순위의 불리함을 만회하기 위해 매 라운드 돌다리를 두드리고 또 두드리며 지명권을 사용한 NC다.

9월 13일 오후 2시 서울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진행된 ‘2022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NC는 2차 1순위 투수 이준혁(율곡고)을 시작으로 총 11명을 뽑았다.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이 날 지명회의는 행사장과 10개 구단 사무실을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했다.

모든 구단이 신중하게 드래프트에 임했지만, 가장 고심해서 지명권을 사용한 팀은 역시 NC였다. 고교팀 수가 적은 창원/경남 연고지의 한계 탓에 올해 1차지명에서도 NC는 전국구 특급 유망주를 손에 넣을 수 없었다. 게다가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대가로 매 라운드 맨 마지막에 지명권을 사용하는 불리한 조건.

이에 NC는 조금이라도 좋은 선수를 지명하기 위해 매 라운드 전력을 다했다. 스카우트팀이 전국을 누비며 고교는 물론 대학 유망주까지 골고루 살폈고, 지명 바로 전날까지 회의를 거듭하며 빈틈없는 전략을 세웠다. 매 라운드 차례가 돌아올 때면 3분간의 타임을 활용해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했다.

이준혁의 리틀야구 대표팀 시절(사진=엠스플뉴스)
이준혁의 리틀야구 대표팀 시절(사진=엠스플뉴스)

1, 2라운드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1라운드에선 예상대로 우완 투수 이준혁을, 2라운드에선 즉시전력감에 가까운 고려대 사이드암 박동수를 지명했다. 이준혁은 연고권 팀 KT 위즈가 1차 지명 후보로도 염두에 뒀던 선수로 고교 투수답지 않게 다양한 구종을 고루 잘 구사하는 미래 선발투수 감이다.

NC 민동근 스카우트팀장은 “이준혁은 구종이 다양하고 경기 운영이 우수한 4피치 투수 유망주다. 변화구의 구종 가치가 우수하고 앞으로 우리 주축 투수로서 성장을 기대하며 지명했다”고 설명했다.

또 박동수에 대해서도 “청소년대표와 U-23 대표 경험을 가진 선수로 경기 운영과 안정적인 스트라이크 제구력, 좋은 커맨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마운드에서의 투쟁심이 강하고 공격적인 성향이 좋은 평가를 받는 투수로 기대하며 지명했다”고 밝혔다.

3라운드에서 첫 타임을 요청한 NC는 광주제일고 투수 김녹원에게 지명권을 사용했다. 김녹원은 고교야구 투수 가운데 최고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선수. 올 시즌 30.2이닝 동안 단 2개의 볼넷만 내줬고 어떤 상황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선수다. 민동근 팀장은 “특정 구종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변화구와 직구를 몸쪽으로 자신 있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며 “N팀(NC 1군)의 전천후 자원으로 성장을 기대하며 지명했다”고 소개했다.

4라운드에선 두 번이나 타임을 요청했다. 롯데 자이언츠에 강윤구를 내주고 받은 지명권으로는 원광대 내야수 조효원을 지명했다. 조효원은 올해 대학 내야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 즉시 전력에 가까운 선수로 여러 사정 탓에 헐거워진 NC의 내야 뎁스를 강화하는 선택이다.

다시 타임을 외친 뒤엔 또 내야수 이한(유신고)을 선택했다. 고교 2루수 가운데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이한은 컨택트 능력, 출루 능력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최정원과 함께 향후 NC 2루 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자원이다.

2루수 한 우물만 파는 유신고 내야수 이한(사진=베이스볼코리아 제공)
2루수 한 우물만 파는 유신고 내야수 이한(사진=베이스볼코리아 제공)

5라운드에서도 또 타임을 부른 NC는 강원고 투수 겸 포수 임지민을 지명했다. 1학년 때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한 임지민은 올해 포수랭킹 1위 허인서와 대등한 수준의 어깨를 자랑한다. 마운드에서도 최고 147km/h의 강력한 속구와 슬라이더를 던진다. 포수로 평가하는 스카우트가 많지만 NC는 임지민을 투수로 보고 지명했다. 이로써 임지민은 강원고등학교 창단 이후 최초의 프로 지명 선수가 됐다.

6라운드에서 지명한 충암고 사이드암 이주형도 주목할 만한 선수. 올해 충암고의 전국 2관왕을 이끈 이주형은 키 195cm에 140km/h 중반대 힘 있는 패스트볼을 던진다. 사이드암 강속구 투수임에도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것도 장점. 올해 지나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NC는 가능성을 보고 과감하게 지명권을 던졌다.

7라운드에서 뽑은 배명고 투수 이현우도 숨은 스틸 픽이다. 스카우트에 따라선 먼저 뽑힌 임지민, 이주형보다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최고 145km/h의 힘 있는 속구가 고교 투수로는 최상위권 회전 효율을 자랑하고, 커브와 슬라이더 구사 능력과 투구 후 수비 실력도 일품이다. 투구 메커니즘에 약간의 보완점은 있지만 프로에서 육성하기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다.

8라운드에서 타임을 부른 뒤 동아대 외야수 오승택을 지명한 NC는 9라운드에서 원광대 투수 조민석을 지명해 투수 수집을 이어갔다. 그리고 마지막 10라운드에서 타임을 외친 뒤 김해고 내야수 서준교를 지명해 모든 지명을 완료했다.

드래프트가 끝난 뒤 임선남 단장대행은 “올해 우리는 투수 뎁스 보강을 위해 초반 3라운드에서 투수를 지명하고, 4R 지명권 2장을 활용해 거기에서 야수를 보강하려는 전략을 갖고 드래프트에 임했다”면서 “계획한 대로 지명한 것 같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올해 뽑은 선수들 모두 앞으로 잘해줄 것이라 기대한다”는 총평을 남겼다.

6번 타임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 “신중히 의논해 최선의 결정을 하고자 했다”고 설명한 임 단장은 4명의 대졸 선수를 지명한 이유로는 “5R부터는 포지션이나 고졸/대졸 여부보다 그 순간에 남아있는 가장 좋은 선수를 뽑으려 했다. 그렇게 뽑다 보니 결과적으로 대졸 선수 4명을 지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NC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이준혁은 구단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순번에 지명돼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 많이 부족하지만 높게 평가해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지명받았다고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와 프로는 경기 수도 다르기 때문에 먼저 체력과 지구력을 키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라운더 박동수는 “작년 우승팀인 NC에 지명돼 기쁘다. 경쟁력 있는 팀에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올해 지명된 대학 투수 중에 가장 빨리 1군에 데뷔하는 게 목표”라며 “많은 분이 기대해 주신 만큼 인성과 실력을 겸비한 멋진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3라운더 김녹원은 “생각보다 빠른 순번에 지명돼 얼떨떨했다. 이름이 불렸는지 몰랐는데 후배들이 축하한다고 해줘서 알았다. 지명된 걸 알고 바로 어머니께 전화드렸다. 부상 없이 항상 열심히 하고 인성 좋은 선수로 NC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롤모델 선수를 질문엔 “‘다른 사람의 롤 모델이 되자’가 나의 신념”이라는 패기를 보였다.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