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투수 주승우·서울고 투수 주승빈 형제, KBO리그 최초 같은 해 동일 팀 동반 지명

-키움 히어로즈에서 동생과 함께 뛰는 형 주승우 “동생 이름 나올 때 소름이 쫙 돋아, 함께 팀 승리 합작하길”

-들뜬 마음 감추지 못한 동생 주승빈 “나에겐 없어선 안 될 존재인 형과 함께 뛰게 돼 너무 기쁘다.”

-두 아들 아버지 주용길 씨도 4년 전 첫째 아들 미지명 아픔 씻었다 “신선도 부럽지 않았던 하루”

어린 시절 주승우(왼쪽)와 주승빈(오른쪽), 그리고 아버지 주용길 씨(가운데)(사진=주용길 씨 제공)
어린 시절 주승우(왼쪽)와 주승빈(오른쪽), 그리고 아버지 주용길 씨(가운데)(사진=주용길 씨 제공)

[엠스플뉴스]

KBO리그에서 형제가 프로야구선수로서 함께 뛴 사례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SSG 랜더스 최정·최항 형제는 한 팀에서 같이 뛰는 대표적인 형제 사례다. 최근엔 KBO리그 사상 최초로 형제(SSG 랜더스 김정빈·키움 히어로즈 김정인)가 선발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 KBO리그 역사 속에서도 형제가 같은 해 같은 팀에 동반 지명을 받는 일은 없었다. 그 역사적인 주인공들이 2021년 탄생했다. 바로 키움 히어로즈에 동반 입단하게 된 성균관대학교 투수 주승우·서울고등학교 투수 주승빈 형제다.


- KBO 최초 같은 해 같은 팀 동반 지명된 주승우·주승빈 형제 "선발·마무리로 팀 승리 합작 꿈꾼다." -

성균관대 투수 형 주승우(왼쪽)와 서울고 투수 주승빈(오른쪽)(사진=대학야구연맹, 주승빈 제공)
성균관대 투수 형 주승우(왼쪽)와 서울고 투수 주승빈(오른쪽)(사진=대학야구연맹, 주승빈 제공)

키움은 2022 KBO 신인 1차 지명에서 주승우를 택했다. 이어 9월 13일 열린 2022 KBO 신인 2차 지명에서 키움은 5라운드 전체 46순위로 주승빈을 호명했다. 4년 터울인 두 형제는 같은 해 키움 지명으로 한 팀에서 함께 프로 생활을 시작하는 최초의 형제 선수 사례가 됐다. KBO에 따르면 같은 해 형제가 함께 지명된 사례는 2019년 신인 SSG 최재성·NC 다이노스 최재익 쌍둥이가 최초였다. 하지만, 최재성과 최재익은 한 팀에서 동시에 지명 받은 사례는 아니다.

형 주승우는 이미 1차 지명이 확정된 상황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2차 지명을 지켜봤다. 생방송으로 지명 행사를 지켜본 주승우는 동생 이름이 불리는 순간 알 수 없는 소름이 돋았다.

키움 구단 차례에서 동생의 이름이 나올지 전혀 예상 못 했기에 이름이 나오는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동생도 나와 한 팀에서 뛸지는 상상도 못 했을 거다. 아무래도 동생과 같은 해에 똑같은 팀에 입단하는 거라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긴 하다. 동생도 지금 많이 들떠있을 텐데 일단 팀 합류 전까지 야구에만 집중하고,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몸을 끌어 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승우의 말이다.

주승우는 동생과 머지않은 미래에 같은 날 1군 마운드에 함께 서는 날을 꿈꾼다. 주승우는 마무리 투수, 주승빈은 선발 투수라는 그림을 그릴 날이다.

주승우는 “대학교 시절에 마무리 투수 역할을 자주 맡아서 당장은 불펜진에서 내가 보유한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동생은 선발 보직이 어울릴 듯했다. 동생이 앞에 나와 잘 던지면 내가 뒤에서 승리를 지켜주는 그림을 기대한다”라며 웃음 지었다.

동생 주승빈의 목소리는 형의 말처럼 들떠있었다. 서울고 학교 동기인 투수 이병헌(두산 베어스 1차 지명)과 지명 행사를 함께 지켜본 주승빈은 “어떤 팀이든 나를 뽑아 주시길만 기도하고 있었다. 초반 라운드가 지나가면서 초조해졌는데 키움 구단이 내 이름을 불러주셨을 때 너무 행복했다. 무엇보다 처음으로 형과 함께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하게 돼 너무 좋다. 형과 함께 키움 구단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주승빈은 어린 시절 형인 주승우를 보면서 야구 선수로서 꿈을 키웠다. 롤 모델이자 의지할 수 있는 존재와 프로 생활을 함께 시작한다는 건 주승빈에겐 큰 축복이다.

어린 시절 야구하는 형을 보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형은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평소에도 형이 야구와 관련한 건 정말 잘 가르쳐준다. 이제 야구에만 더 집중하라는 형의 조언도 정말 새겨들으려고 한다. 형과 함께할 프로 생활이 정말 기대된다.” 주승빈의 말이다.


- 4년 전 첫째 아들 미지명 아픔 깨끗이 씻은 아버지 "신선도 부럽지 않았더 하루였다." -

사진 왼쪽부터 주승우-어머니 김향숙 씨-아버지 주용길 씨-주승빈-딸 주승아 씨(사진=주용길 씨 제공)
사진 왼쪽부터 주승우-어머니 김향숙 씨-아버지 주용길 씨-주승빈-딸 주승아 씨(사진=주용길 씨 제공)

한 배를 같이 탄 주승우와 주승빈만큼이나 기쁜 하루를 보냈던 이는 바로 두 아들의 아버지 주용길 씨다. 4년 전 첫째 아들의 미지명이라는 아픔을 한 차례 겪었던 주용길 씨는 4년 뒤 신선도 부럽지 않은 행복한 하루로 4년 전 아픔을 깨끗이 잊었다.

2차 지명 행사를 생방송으로 지켜보는데 4라운드 때 지명권 2장을 보유한 키움 구단이 우리 승빈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그런데 4라운드에서 이름이 불리지 않자 ‘큰일 났구나’ 싶었다. 순간 4년 전 승우 미지명 때 느꼈던 아픔이 다시 생각나더라. 그런데 5라운드에서 승빈이 이름이 나오는 순간 ‘됐다’ 싶었다. 이렇게 행복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행복했다. 신선도 부럽지 않은 하루였다.” 주용길 씨의 말이다.

두 아들이 같은 해 입단해 같은 팀에서 뛰는 건 부모 관점에선 그 무엇보다도 든든한 일이다. 주용길 씨는 두 아들이 함께 팀 승리를 합작하는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

주용길 씨는 “현실적으로 우리 가족 거주 문제도 있었기에 두 아들이 모두 키움 구단에서 뛰면 좋겠단 생각이 있었다. 또 승우는 우완이고, 승빈이는 좌완이니까 각자 다른 방향으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같은 날 두 아들이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합작한다면 정말 가슴이 벅찰 듯싶다. 얼른 고척돔으로 두 아들의 투구를 보러 가는 날이 왔으면 한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가장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던 주용길 씨는 두 아들에게 덕담과 함께 아내, 그리고 두 아들의 가운데서 태어난 딸에게도 진심이 가득 담긴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승우야, 승빈아, 이제 프로 무대에 갔으니 다치지 말고 잘 뛰었으면 좋겠다. 형이 앞에서 끌어주고 동생이 밀어주면서 사이좋게 뛰면서 꼭 키움 구단의 첫 우승을 이끌길 바란다. 무엇보다 두 아들을 이렇게 잘 키운 아내에게도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한단 말을 전하고 싶다. 또 두 아들 사이에서 치여서 힘들게 자란 딸에게도 정말 고맙다.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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