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두산 베어스가 6위로 올라설 기회를 한 끗 차로 놓쳤다. 필승조 투수 홍건희가 동점을 허용했지만, 무리한 등판 일정 속 3연투를 소화해야 했던 점을 고려하면 불펜진 관리에 아쉬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두산 투수 홍건희가 동점 허용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두산 투수 홍건희가 동점 허용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잠실]

두산 베어스가 6위로 올라설 수 있는 문턱에서 끝내 고꾸라졌다. 경기 후반 필승조가 출동해 한 점 차 리드를 지키고자 했으나 끝내 3대 3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은 9월 16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서 3대 3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했을 경우 리그 7위에서 리그 6위로 올라설 기회였다.

이날 경기는 선발 투수 워커 로켓과 윌머 폰트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이어졌다. 로켓과 폰트 모두 6이닝 2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 자기 몫을 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후 리드를 잡은 팀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7회 말 바뀐 투수 장지훈을 상대로 호세 페르난데스가 역전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다시 앞서나갔다.

하지만, 8회 초 마운드에 올라온 이영하가 선두 타자 박성한에게 안타를 맞은 뒤 고종욱을 상대로 초구 볼을 던진 뒤 홍건희로 곧바로 교체됐다. 홍건희는 11일(2이닝 무실점), 12일(1이닝 무실점)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2연투를 펼친 뒤 하루 휴식을 취하고 14일(0.2이닝 1실점), 15일(0.1이닝 무실점) 잠실 KT WIZ전에서 다시 2연투를 펼친 상태였다.

2연투 뒤 하루 휴식, 그리고 3연투를 펼치는 무리한 등판 일정을 받아들인 홍건희는 고종욱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홍건희는 최지훈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득점권 위기에 빠졌다. 홍건희는 추신수를 1루 땅볼로 유도하며 2아웃을 만들었다.

결국, 홍건희는 끝내 위기 탈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홍건희는 후속 타자 이정범에게 유격수를 살짝 넘어가는 빗맞은 적시타를 허용했다. 타구를 잡지 못한 박계범도, 동점을 허용한 홍건희도 모두 허망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홍건희는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두산은 이후 추가 득점 혹은 추가 실점 없이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크게 본다면 홍건희는 최근 9일 동안 무려 7차례나 마운드 위로 올라왔다. 시즌 이닝 숫자는 벌써 53.2이닝까지 솟구쳤다. 거기에 하루 휴식이 사이에 낀 2연투 두 번, 그리고 다시 하루 휴식 뒤 3연투라는 등판 일정은 가혹하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물론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홍건희의 활용도를 높여야 하지만, 제대로 된 휴식 보장이 없는 무리한 연투는 불펜 투수 생명에 장기적으로 독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 눈앞에 있는 시즌뿐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을 위한 세심한 불펜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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