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후반기 승부처 버티기로 6년만의 가을야구 눈앞

-‘주장’ 박해민 공백 메우기 과제, 좌익수 김동엽·중견수 김헌곤으로 대처

-수술 대신 재활 택한 박해민,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에 캐치볼 시작 계획

-박해민과 함께 할 가을야구 그리는 삼성 선수단, 2위 고지 점령전에 목숨 건다

삼성 외야수 박해민이 가을야구에 맞춰 극적인 복귀를 노리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삼성 외야수 박해민이 가을야구에 맞춰 극적인 복귀를 노리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잠실]

삼성 라이온즈는 2015년 이후 6년만의 가을야구에 가까워졌다. 그렇다고 단순히 가을야구를 맛보는 것에만 만족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최대한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하려는 삼성이 2위 고지 점령전에 목숨을 건 이유가 있다. 바로 ‘No.13’ 캡틴 박해민이 돌아올 시간을 최대한 벌어야 하는 까닭이다.


- 박해민 공백 메우는 좌익수 김동엽·중견수 김헌곤 조합, 2위 수성 비책 나왔다 -

박해민의 빈자리는 우선 김헌곤이 메우는 흐름이다(사진=삼성)
박해민의 빈자리는 우선 김헌곤이 메우는 흐름이다(사진=삼성)

삼성은 최근 두 선수의 공백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바로 외국인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와 외야수 박해민의 빈자리다. 몽고메리는 심판에게 로진백을 던지는 행위로 2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박해민은 수비 도중 엄지 인대를 다쳐 재활 과정에 있다.

10월 초 복귀가 가능한 몽고메리와 달리 박해민은 언제 정상 복귀가 가능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박해민은 수술 소견을 받은 인대 상태에도 재활을 택했다. 그만큼 가을야구 일정에 맞춰 복귀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삼성은 2위 수성을 위해 박해민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풀고 있다. 우선 최근 타격감이 올라온 김동엽을 선발 좌익수로 기용하고, 김헌곤을 박해민을 대체할 선발 중견수로 활용 중이다. 외야 수비가 다소 헐거워지더라도 김동엽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겠단 삼성 벤치의 의중이다. 김동엽은 최근 10경기 타율 0.375/ 15안타/ 2홈런/ 10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당분간 김동엽이 선발 좌익수로 나갈 듯싶다.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어도 좋은 타격 흐름을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 김동엽이 타격 메커니즘에 큰 변화를 준 건 아니지만, 타석에서 여유 있게 자신이 쳐야 할 공과 안 쳐야 할 공을 구분해 실투를 안 놓치고 결과를 만드는 게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중견수 자리엔 김헌곤이 박해민의 공백을 메우고자 힘쓰는 흐름이다. 김헌곤은 2021시즌 9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5/ 75안타/ 3홈런/ 21타점/ 출루율 0.369를 기록했다. 허삼영 감독은 박해민 다음으로 김헌곤의 중견수 수비에 신뢰를 느끼고 있다.

허 감독은 “김헌곤 선수의 중견수 수비 능력을 박해민의 기준으로 봐선 안 된다. 그래도 김헌곤 선수의 중견수 수비 능력이 평균치 이상 된다고 생각한다. 수비 폭이나 최근 수비 과정에서 타구 판단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장면이다. 김헌곤의 중견수 수비 능력이 나쁘다고 얘기할 순 없다”라고 바라봤다.

삼성 벤치는 좌익수 김동엽·중견수 김헌곤을 선발로 내세운 뒤 경기 후반 수비 강화를 위해 김헌곤을 좌익수로 옮기고, 김성표를 중견수 대수비로 활용하는 그림을 그린다. 9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삼성은 경기 후반 김헌곤을 좌익수로 옮겨 수비 강화에 나섰다. 그 결과 9회 말 김헌곤이 결정적인 홈 보살을 성공하면서 삼성 벤치가 원하는 그림이 완성됐다.


- 가을야구 복귀 의지 강한 캡틴 박해민, 2021년 삼성은 '원 팀'이 됐다 -

허삼영 감독은 박해민의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알렸다. 가을야구에 맞춰 복귀할 가능성이 생긴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허삼영 감독은 박해민의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알렸다. 가을야구에 맞춰 복귀할 가능성이 생긴 분위기다(사진=엠스플뉴스)

물론 삼성 벤치는 가을야구에서 외야 임시방편 기용이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박해민의 극적인 복귀 가능성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박해민은 삼성 2군 경산 볼파크에서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인 박해민은 어느새 가벼운 캐치볼과 티 배팅에 나설 계획이다.

허삼영 감독은 “박해민의 복귀 의지가 강하다. 곧 가벼운 캐치볼과 티 배팅을 소화해볼 계획이다. 나도 그렇고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박해민의 복귀 시점에 대해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글러브를 쥐는 손가락에다 스윙을 받치는 왼손에 힘도 들어가야 해서 공격과 수비에 모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훈련 시작 과정에서 통증이 어느 정도 일지 우선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삼성 팀 동료들은 주장 박해민의 복귀 의지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최대한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해 시간을 벌어주고자 한다. 2위 고지 점령전에 목숨을 건 분위기가 만들어진 이유기도 하다.

삼성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박해민과 함께 가장 높은 곳에서 가을야구를 마무리하고 싶은 소망을 내비쳤다.

지금 (박)해민이가 1군에서 빠져있지만, 경기 뒤 팀이 이기면 항상 선수단 단체 채팅방에 기쁨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빨리 오라고 응원해준다. 해민이가 가장 아쉬울 거다. 팀이 좋은 흐름으로 올라가는데 자기도 마지막 순간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클 거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빨리 해민이가 돌아와서 함께 가을야구를 했으면 한다. 중견수 자리를 든든하게 지키는 해민이를 얼른 보고 싶다.” 강민호의 말이다.

박해민은 최근 2년 연속 주장을 맡으면서 팀 암흑기 탈출을 이끌고 있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는 박해민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

2021시즌 개막 전 박해민은 “이젠 진짜 핑계를 댈 게 없다. (오)재일이 형이 오면서 팀 타선 강화가 이뤄졌고, 팀 마운드도 젊은 투수들의 성장으로 단단해졌다. 지난해 주장을 1년 해봤기에 올해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최근 5년 동안 선수들 모두 다 느낀 게 있을 거다. 나도 제대로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패배가 당연한 게 아니라는 마음가짐이 선수들에게 필요하다. 오늘 지면 내일 꼭 설욕한단 독한 면이 있어야 팀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장 박해민의 바람대로 2021년 삼성은 패배가 당연한 게 아닌 팀이 됐다. 예비 FA(자유계약선수)라 몸을 사릴 법 했던 박해민도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지키기 위해 가을야구 복귀에 모든 힘을 쏟아 붓는다. 박해민을 중심으로 삼성은 그렇게 ‘원 팀’이 됐다. 2021년 가을 삼성의 마지막 순간을 주목해볼 만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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