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술판 사건으로 KBO 징계와 구단 자체 징계를 소화한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가 14일 저녁 선수단에 합류했다. 한현희는 16일 대구에서 열리는 삼성 상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가 1군에 돌아온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가 1군에 돌아온다(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엠스플뉴스]

아이러니도 이런 아이러니가 없다. 키움 히어로즈 5강 진출을 위태롭게 만든 장본인들 손에 의해 키움의 5강 진출 여부가 결정되게 생겼다. 복귀후 연일 괴력투를 펼치고 있는 안우진에 이어 한현희도 이중 징계를 마치고 1군 복귀전을 앞두고 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10월 14일 고척 NC 다이노스 전을 앞두고 “한현희가 오는 토요일(16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로 나갈 예정이다. 투구수는 80구 정도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현희는 지난 7월 KBO리그를 쑥대밭으로 만든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술판 사태의 멀티캐스팅 주연 중 하나다. 한현희는 수원 원정 기간 후배 안우진을 데리고 서울 호텔로 이동, 외부인들과 술자리를 가져 물의를 빚었다. 방역수칙 위반과 역학조사 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도 뒤따랐다.

사태가 불거진 뒤 KBO 상벌위원회는 한현희와 안우진에게 각각 36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구단 자체 징계위원회에선 주동자인 한현희에게 15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려, 한현희의 출전정지 기간은 총 51경기로 불어났다.

먼저 KBO 자체징계를 마친 안우진은 9월 23일 논란 속에 1군 마운드에 복귀했다. 150km/h 후반대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앞세워 4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야구로 보답’하는 중이다. 13일 고척 NC전에서도 7이닝 동안 2실점으로 NC 타선을 틀어막고 팀의 8대 2 승리를 이끌었다.

KBO 징계에 더해 구단 징계까지 받은 한현희의 징계는 14일 NC전을 끝으로 종료됐다. 한현희는 이날 저녁 선수단에 합류해 주말 대구 삼성 4연전 원정에 동행한다. 고척 홈경기와 달리 ‘유관중’으로 진행하는 대구 경기에서 관중들이 한현희를 향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홍원기 감독은 “현재 한현희의 몸 상태에 특별한 이상이 있다는 보고는 없었다. 2군 연습경기에서 실전 투구도 소화했다”고 밝혔다. 고양 다이노스 상대 연습경기에서 3이닝을 던진 한현희는 최고구속 142km/h로 아직 베스트 컨디션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홍 감독은 “좋을 때는 그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일단 구속보다는 제구가 중요하다고 보고, 제구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으로 토요일 기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볼 스피드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제구와 경험, 경기 운영으로 극복하길 기대하는 눈치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투수로는 김선기가 등판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한현희의 그간 낮경기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을 감안했다. 또 김선기가 그간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는 점과, 1차전의 중요성에 따르는 부담감도 고려해서 선발 순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현희의 복귀로 키움은 에릭 요키시-안우진-최원태-정찬헌-김선기-한현희로 이어지는 6인 선발진을 구축하게 됐다. 외국인 투수가 한 명 뿐인 키움은 안우진이 사실상 팀의 2선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적어도 요키시와 안우진이 나오는 경기에선 전부 승리를 거둬야 5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홍 감독은 “불규칙한 경기 일정을 고려해 1+1도 생각하면서 투수 운영을 계획 중”이라 밝혔다. 아무래도 불펜 경험이 있는 한현희가 +1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돌아온 안우진과 한현희의 투구 내용에 따라 키움의 5강 진출은 물론, 포스트시즌 마운드 운영까지 정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키움의 5강행을 위태롭게 만든 선수들 손에 의해 키움의 5강행이 결정되는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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