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좌완 이상민이 중요한 승부처에서 키움 타선의 흐름을 끊고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프로 데뷔 9년 만에 거둔 첫 승, 이상민은 고인이 된 조성옥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삼성 좌완 이상민(사진=삼성)
삼성 좌완 이상민(사진=삼성)

[엠스플뉴스=대구]

“대학교 1학년 때 야구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조성옥 감독님께서 많이 신경 써 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셔서 직접 인사를 드릴 순 없지만, 멀리서나마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다.”

올라오는 투수마다 족족 볼넷을 남발하고 안타를 맞는 대혼전. 혼돈의 도가니 속에서 삼성 마운드를 안정시킨 주인공은 좌완 구원투수 이상민이었다. 1.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이상민이 친정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프로 데뷔 9년 만의 첫 승을 장식했다.

이상민은 10월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팀이 3대 4 역전을 허용한 6회초 2사 1, 2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추가점을 내주면 자칫 흐름이 완전히 키움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중요한 상황이었다.

이상민은 침착했다. 좌타자 김웅빈 대신 박동원이 대타로 나왔지만 동요하지 않았다. 초구 빠른 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에 느린 커브를 던져 유격수 땅볼을 끌어냈다. 그대로 이닝 종료, 한 점 차 간격이 그대로 유지됐다.

7회에도 올라온 이상민은 키움 상위타선의 좌타자 세 명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이용규를 상대로 커브 결정구로 2루 땅볼 아웃을 잡았고, 김혜성 상대로도 5구째 커브를 던져 좌익수 뜬공을 잡았다. 리그 타율 1위 이정후 상대로는 빠른볼 2개를 던져 2루 땅볼 아웃, 1.1이닝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이상민의 호투에 삼성 타선도 7회말 빅이닝을 만들며 화답했다. 삼성은 7회에만 4점을 한꺼번에 뽑아내 7대 4로 경기를 뒤집었다. 8회 우규민, 9회 오승환이 차례로 올라온 삼성은 7대 5로 키움을 꺾고 더블헤더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다.

1.1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이상민은 프로 데뷔 9년 만에 첫 승리를 친정팀 상대 구원승으로 장식했다. 동의대를 졸업하고 2013년 NC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한 이상민은 2014년 넥센(현 키움)으로 이적해 2019년까지 5시즌 동안 히어로즈에 몸담았다.

2019시즌이 끝난 뒤 키움에서 방출당한 이상민은 지난해 삼성에 입단, 2년간 좌타자 전문 구원으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9시즌 동안 83경기에서 3패 4홀드 평균자책 7.13을 기록했고 승리 기록은 없었던 이상민은 팀에 가장 중요한 경기 중요한 순간에서 눈부신 호투로 승리를 장식했다.

이상민의 첫 승 기념구(사진=삼성)
이상민의 첫 승 기념구(사진=삼성)

경기후 이상민은 “오늘 중요한 상황에 올라왔다. 상대 타자도 좌타자라 내 역할을 정확히 인지했고, 무조건 막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투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데뷔 9년 만에 첫 승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첫 승도 기쁘지만 팀이 중요한 상황에 승리와 고향에서 돌아와 첫 승을 올릴 수 있어 더 기쁜 것 같다”는 소감을 말했다.

이상민은 대학 시절 은사 고 조성옥 감독을 떠올렸다. 그는 “모든 선수가 우여곡절이 있었겠지만, 대학교 1학년때 야구를 그만 두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때 조성옥 감독님이 많이 신경 써 주셔서 포기하지 않고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셔서 직접 인사를 드릴순 없지만 멀리서나마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다.” 이상민의 말이다.

끝으로 이상민은 “앞으로 기록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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