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최근 3연패로 5위권에 0.5경기 차 추격 허용

-로켓·양석환 투·타 중심 부상 공백 발생이 치명타

-만족스럽지 못한 대체 선발 테스트, 큰 경기 경험 있는 김민규 복귀가 관건

-퓨처스 맹타 휘두른 우타자들은 어디에, ‘2년 차’ 박지훈에 기대 거는 두산 벤치

10월 부상으로 이탈한 내야수 양석환(왼쪽)과 로켓(오른쪽). 두산은 이 두 선수의 빈자리를 체감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10월 부상으로 이탈한 내야수 양석환(왼쪽)과 로켓(오른쪽). 두산은 이 두 선수의 빈자리를 체감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두산 베어스는 후반기 막판 마치 롤러코스터 같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9월 중순 13승 3무 1패라는 놀라운 상승세로 4위 자리까지 오른 두산은 이후 연패가 자주 찾아오면서 부침이 심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5위권의 추격이 턱밑까지 쫓아온 가운데 두산은 치명적인 3연패로 5위권과 0.5경기 차 격차로 좁혀졌다. 한 경기 결과로 4위 자리를 내줄 수 있는 상황까지 온 셈이다.

두산의 최근 하락세는 굵직한 나사 하나만 빠져도 버거워진 흐름 때문이다. 특히 마운드에선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 타선에선 양석환의 부상 공백이 치명적이다.


- 10월 사라진 로켓과 3일 연속 대체 선발 테스트, 두산 마운드 구원자가 나타날까 -

두산의 새로운 마운드 활력소로 주목받는 좌완 최승용(사진=엠스플뉴스)
두산의 새로운 마운드 활력소로 주목받는 좌완 최승용(사진=엠스플뉴스)

먼저 로켓의 이탈로 선발 로테이션 구성 자체가 버거워졌다. 여기에 베테랑 투수 유희관이 통산 101승 달성 뒤 연이은 부진으로 2군행 통보를 받으면서 현재 아리엘 미란다, 최원준, 곽빈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진에 커다란 물음표가 붙었다. 대체 선발 후보인 박종기, 최승용이 최근 2경기 동안 아쉬움을 남긴 투구 내용을 보인 점도 아쉽다.

박종기는 10월 1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선발 등판에서 6이닝 8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5실점을 기록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박종기를 향해 롱릴리프 역할이 아닌 선발 역할로 나왔을 때 경기 초반 기복이 심한 점을 우려했다. 김 감독의 우려대로 박종기는 1회 3실점, 3회 2실점으로 분위기를 넘겨준 뒤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최승용은 16일 잠실 KIA전 선발 등판에서 3이닝 4피안타 4사사구 3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자기 공을 베스트로 던질 줄 안다”라는 김 감독의 칭찬을 받았던 최승용은 팀 수비가 도와주지 않는 불운 속에서 자신의 강점을 마음껏 못 보여줬다.

만약 17일 잠실 KIA전 더블헤더 2차전에 나서는 또 다른 대체 선발 후보 현도훈까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다면 향후 남은 2주 정규시즌 일정 동안 대체 선발을 누구로 내세울지에 대한 두산 벤치의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여전히 13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두산은 남은 2주 동안 대체 선발이 주마다 2명씩 더 필요하다.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로켓이 10월 말 극적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대체 선발 테스트를 받은 3명이 또 중책을 맡거나 2군에서 또 다른 선발 자원을 올려야 할 두산의 처지다. 변수가 있다면 2군에서 재조정 기간을 보내는 투수 김민규다. 김민규는 2021시즌 30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 6.40을 기록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2020시즌(29경기 등판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 4.89)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김태형 감독은 김민규를 두고 “이대로 끝까지 2군에만 놔둘 수는 없는 투수”라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김)민규는 지난해 던져왔던 것도 있고 공 자체는 괜찮다고 본다. 1군에서 한 번 더 던질 기회를 줘야 한다. 특히 지난해 포스트시즌 등판 경험이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크게 작용할 수 있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 양석환 공백도 팀 타선 무게감 저하로 연결, 거포 우타자 수급 절실해졌다 -

투·타 핵심 두 선수의 부상 이탈에 두산 김태형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투·타 핵심 두 선수의 부상 이탈에 두산 김태형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팀 타선에선 양석환의 부재가 크게 다가온다. 김태형 감독은 “(양)석환이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확실히 크다. (김)재환이 뒤에 석환이가 있는 건 무게감이 다르다. 상대 투수들에게 주는 압박감도 무시할 수 없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양석환은 옆구리 부상으로 10월 1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말소 10일 뒤 몸 상태를 보고 복귀 시점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10월 들어 홈런은 없었지만, 양석환은 10월 타율 0.280/ 7안타/ 6타점으로 나름대로 중심 타선 역할을 소화하고 있었다. 우타 거포가 사라진 점이 팀 타선 밸런스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양석환이 빠진 1루수 자리를 잘 채우는 건 다행인 점이다. 페르난데스는 최근 선발 1루수로 연속 출전하면서 중심 타선의 책무까지 맡았다. 김태형 감독은 “솔직히 페르난데스가 1루수 수비를 잘한다. 글러브 질이 굉장히 좋다. 그런데 자기가 수비를 안 하려고 해서 그렇지(웃음). 좌우 범위는 좁지만, 정면으로 오는 건 어려운 것도 잘 잡는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하지만, 2군에서 양석환을 대체할 만한 자원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단 점이 두산 벤치의 고민거리다. 2021시즌 퓨처스리그가 종료된 가운데 2군에서 가장 두각을 보인 우타자는 신성현(타율 0.331/ 9홈런)과 김민혁(타율 0.330/ 9홈런)이었다. 하지만, 1군에만 올라오면 작아지는 두 타자를 향한 두산 벤치의 신뢰도는 상당 부분 떨어져 있다.

반대로 1루수 백업 역할을 맡은 프로 2년 차 내야수 박지훈이 시즌 막판 어떤 가능성을 보여줄지는 긍정적인 요소다. 김 감독은 “현재 (박)지훈이는 1루수 백업 역할인데 주루도 그렇고 좋은 기량을 보유한 선수다. 모든 플레이가 공격적이다. 앞으로 내야 한 자리를 맡을 만한 야수다. 기회를 조금씩 주는데 경기 안에서 적극적으로 잘하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내비쳤다.

두산은 향후 삼성 라이온즈, SSG 랜더스,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등 중상위권 팀들을 연달아 만나는 고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자칫 7위로 떨어질 수도 있는 급박한 흐름 속에서 두산은 로켓과 양석환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난제까지 얻었다. 과연 두산 벤치가 시즌 막판 이 난제를 해결할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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