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올겨울 예비 FA 향해 커지는 관심…포수 FA도 주목

-리그 최고 포수로 돌아온 강민호, 또 한 번의 FA 대박 노린다

-한화 주전 포수 최재훈, 높은 출루율 앞세워 FA 대박 도전

-KT 안방마님 장성우도 첫 FA 자격…잔류 가능성 높다는 예상

강민호와 최재훈(사진=엠스플뉴스)
강민호와 최재훈(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2021 정규시즌 종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올겨울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을 향한 관심도 뜨겁게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은 대형 FA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외야다. LG 김현수, NC 나성범, 두산 박건우·김재환, 삼성 박해민, 롯데 손아섭 등 전·현직 국가대표 외야수들이 ‘FA 대박’을 노린다. 반드시 잡으려는 원소속팀과 외야수가 필요한 ‘큰손’ 구단들이 경쟁하면, 실제 가치 이상으로 몸값이 치솟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외야수만큼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포수 역시 좋은 선수가 여럿 시장에 나오는 포지션이다. 세 번째 FA를 앞두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에 도전하는 삼성 강민호, 한화에서 주전 안방마님으로 거듭난 최재훈, KT의 창단 시즌부터 주전포수로 활약한 장성우가 올겨울 FA 자격을 얻는다.

세 번째 FA 앞둔 강민호, 또 한번의 FA 대박 예감

삼성 포수 강민호(사진=삼성)
삼성 포수 강민호(사진=삼성)

가장 눈에 띄는 포수는 삼성 강민호다. 2017시즌 뒤 FA 자격을 취득한 강민호는 4년 총액 80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했다. 첫 2년은 준수한 성적에도 높은 기대치와 팀 성적 부진 탓에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이적 후 가장 좋은 타격 성적을 거두면서 반등에 성공했고, 올 시즌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으로 삼성의 우승 도전에 앞장서고 있다.

19일 현재 강민호는 타율 0.303에 16홈런 OPS 0.859의 성적으로 롯데 시절인 2016년 이후 가장 좋은 타율과 OPS를 기록하는 중이다.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도 3.84승으로 2016년(5.00승) 이후 최고 수준. 3.84승은 리그 포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수비에서도 높은 기여도를 자랑한다. 폭투와 포일을 9이닝으로 나눈 Pass/9 지표가0.360으로 리그 포수 중에 4번째로 폭투와 포일을 적게 내줬다. 도루저지율은 29.1%로 평균 수준이지만, 대신 상대 도루시도율은 4.1%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강민호가 포수로 있는 동안에는 상대 주자들이 좀처럼 뛸 생각을 못했다는 증거다.

팀을 위한 희생 정신과 솔선수범하는 자세도 돋보인다. 강민호는 “올 시즌 포수로서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하고 있지만, 언제 이렇게 뛸 수 있을지 모르니까 감사한 마음으로 참고 뛰고 있다. 20대와 다르게 회복이 더딘데 한 시간이라도 더 자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면서 한 시즌을 버텨야 한다”며 투지를 보였다.

“시즌 3할 타율엔 절대 욕심이 없다”고 강조한 강민호는 “그저 투수들을 잘 이끌어서 팀 성적을 최대한 끌어 올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솔직히 은퇴 전에 한국시리즈를 노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직 한국시리즈 경험을 못 했기에 더 욕심이 난다. 마지막 순간 정상의 위치에 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팀의 우승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역대 37세 이상 포수 WAR 순위(통계=스탯티즈)
역대 37세 이상 포수 WAR 순위(통계=스탯티즈)

FA 포수 강민호의 유일한 흠은 내년 37세가 되는 나이. 그러나 여전한 최정상급 기량, B등급 FA라는 장점이 있기에 나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과거 박경완, 진갑용, 김동수, 조인성 등 리그 정상급 포수들이 37세부터 39세 시즌까지 올스타급 경기력을 유지한 사례도 있다.

원소속팀 삼성도 강민호가 꼭 필요하다. 삼성엔 여러 포수 유망주가 있지만 아직 강민호의 자리를 대체할 만한 포수는 보이지 않는다. 시즌 초 좋은 활약을 보여준 김민수(OPS 0.765), 유망주 김도환(OPS 0.417)이 있지만 경기 지배력과 공격 면에서 강민호와 차이가 크다.

이런 가운데 갑자기 강민호가 빠져나가면, 3년 전 강민호를 잃은 뒤 롯데가 겪었던 혼란을 똑같이 겪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만약 다른 구단이 강민호 영입에 뛰어들 경우, 반드시 잡으려는 삼성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커리어하이’ 시즌 보내는 최재훈, 첫 FA에서 대박 만들까

한화의 안방마님 최재훈(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한화의 안방마님 최재훈(사진=엠스플뉴스 김도형 기자)

강민호와 함께 한화 최재훈도 주목할 포수 FA로 거론된다. 최재훈은 2017년 4월 트레이드로 두산에서 한화로 이적한 뒤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처음엔 강한 어깨와 프레이밍 능력으로 주목받았고, 2019년부터 출루에 눈을 뜨면서 공격력을 겸비한 포수로 성장했다.

최재훈의 최근 3년간 출루율은 0.397로 이 기간 리그 11위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출루율 리그 10위 중에 장타율이 0.400 미만인 선수는 최재훈 하나뿐이다. 출루율에서 타율을 뺀 절대출루율(IsoD)도 0.108로 같은 기간 11위. 투수들이 장타가 두려워 피해 가느라 나온 출루율이 아닌, 순수하게 공을 골라내는 능력으로 만든 출루율이라는 의미다.

최재훈의 뛰어난 출루 능력은 타자의 스트라이크존 설정과 타석에서 접근 방식을 중시하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의 철학과도 잘 맞아 떨어졌다. 수베로 감독은 아예 시즌 중반부터 최재훈을 2번 타순으로 끌어올려 정은원과 테이블세터를 이루게 했다.

포수로는 드물게 2번 중책을 맡은 최재훈은 2번 타순에서 타율 0.293에 출루율 0.426을 기록하며 리그 최강의 2번타자로 활약 중이다. 2번타자로 200타석 이상 나온 타자 중에 최재훈보다 높은 OPS를 기록한 타자는 삼성 구자욱(0.875)과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0.853) 두 선수뿐.

정은원-최재훈이 짝을 이룬 한화 1-2번 타순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190개 볼넷을 골라냈고, LG(0.387) 다음으로 높은 0.380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최재훈은 개인 한 시즌 최다인 7개 홈런, 최고 OPS인 0.796, 커리어하이에 해당하는 3.56승의 WAR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포수 수비에서도 최재훈은 대체불가의 가치를 자랑한다. Pass/9 0.351(최소 3위)로 리그 정상급 블로킹 능력을 발휘했고, 도루저지율도 33.0%로 리그 6위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볼을 스트라이크로 바꾸는 특유의 프레이밍 능력으로 한화 투수들의 투구 내용 향상에 기여도가 높다.

내년 33세가 되는 젊은 나이도 최재훈의 장점. 만약 시장에 나오면 포수가 약한 여러 팀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 소속팀 한화 역시 아직 최재훈을 대체할 만한 포수 자원이 없는 상황이라, 강민호 못지 않게 최재훈 영입 경쟁 역시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T 장성우는 최재훈보다 어린 나이(내년 32세)와 7년간 한 팀의 주전포수로 활약한 경험이 장점이다.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는 장타력과 경기 장악력도 갖추고 있다. 다만 올 시즌 성적이 예년보다 좋지 못하고 캐칭, 블로킹 등 신체능력과 직결되는 스킬이 하락세라는 점이 아쉽다.

KT는 롯데 주전 포수였던 김준태를 트레이드로 영입해 안방을 보강했고, 강현우를 비롯한 포수 유망주 자원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장성우 없이도 포수진이 문제없이 돌아갈 거라는 확신을 줄 정도는 아니라, KT 잔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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