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KBO 상벌위원회에 출석한 이택근(사진=엠스플뉴스)
지난해 12월 KBO 상벌위원회에 출석한 이택근(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고척]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외야수 이택근은 5월 6일부터 자유의 몸이 됐다. 지난해 12월 19일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받은 36경기 출전정지 징계기간이 끝나면서 1군 출전에 절차적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키움은 이택근의 1군 복귀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7일 고척 LG전을 앞두고 만난 장정석 감독은 “컨디션을 체크해야 한다”고 밝혔다. 1980년생인 이택근은 올해 39살이 된 베테랑 선수다. 꾸준히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고 하지만 경기를 치를 만한 컨디션과 체력, 실전 감각이 충족돼야 1군에 투입할 수 있다. 키움에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이적한 LG 김민성만 해도 오프시즌 개인 훈련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했고, 퓨처스 경기를 거쳐 4월 5일에서야 1군에 합류할 수 있었다.

장 감독은 “이택근이 퓨처스 선수단에 합류했다. 앞으로 운동과정을 체크해봐야 한다. 바로 경기 출전은 어렵다. 훈련을 통해 몸을 만들고, 경기할 수 있는 컨디션인지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장 감독의 설명을 종합하면 퓨처스에서 팀 훈련을 소화하고 컨디션과 체력을 확인한 뒤, 실전감각을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 1군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1군 엔트리에 좀처럼 빈 자리를 만들기 어려운 현재 팀 상황도 한몫한다. 키움은 올 시즌 4년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잔류한 베테랑 투수 이보근도 1군 불펜에 자리가 없어 올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타 외야수인 이택근도 1군에 자리가 마땅하지 않기는 마찬가지. 주전 외야수 이정후, 임병욱, 제리 샌즈는 물론 백업 외야수 허정협, 김규민이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1군 외야에 자리가 나지 않는다. 지명타자 자리도 여러 선수를 ‘로테이션’으로 기용하는 키움의 특성상 자리를 만들기 쉽지 않다. 키움 관계자는 “마땅히 내려보낼 만한 선수가 없다”고 했다.

여론의 반응도 살펴야 한다. 이택근은 후배 선수 문우람을 2015년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징계를 받았다. 당시 KBO 상벌위는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3호 및 제152조 [유해행위의 신고 및 처리] ②항에 따라 이택근에게 KBO 정규시즌 36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

속사정을 떠나 선배가 후배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이택근을 향한 거센 비난 여론이 일었다. 키움은 지난해 이장석 구단주의 구속부터 조상우와 박동원의 불미스러운 사건 연루, 안우진의 학교폭력 문제, 임은주 현 부사장의 축구단 시절 문제 행적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비록 징계기간이 끝났다고 해도, 이택근의 1군 복귀시 비판 여론과 다시 한번 마주해야 한다. 1군 복귀 준비가 완벽하게 갖춰지더라도, 최적의 ‘타이밍’을 고민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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