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단 두번째로 질소 아이싱 머신 설치

-키움 이어 두번째…롯데는 구단이 먼저 검토해 도입

-“수행능력, 웰니스, 부상 예방까지 도움된다”

-손아섭, 고효준, 김원중이 애용…손아섭 “신경써준 구단에 감사”

크라이오테라피 머신을 애용하는 롯데 자이언츠 주장 손아섭(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크라이오테라피 머신을 애용하는 롯데 자이언츠 주장 손아섭(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엠스플뉴스]

크라이오테라피가 KBO리그 구단들에 새로운 유행이 될 조짐이다. 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도 선수단용 크라이오테라피 머신을 설치해 컨디션 유지와 경기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선수들도 “피로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롯데 관계자는 엠스플뉴스에 최근 우리 구단도 크라이오테라피, 일명 질소 아이싱 머신을 선수단 트레이닝실에 설치했다. 설치한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벌써 선수단 사이에 인기가 좋다수행능력과 웰니스, 부상 예방까지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좋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롯데, 키움에 이어 국내 야구단 두 번째로 크라이오테라피 머신 도입

크라이오테라피 머신 가동을 준비하는 김종훈 롯데 트레이닝 코치(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크라이오테라피 머신 가동을 준비하는 김종훈 롯데 트레이닝 코치(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크라이오테라피(cryotherapy)는 ‘추운’ ‘차가운’을 뜻하는 그리스어 ‘크라이오(cryo)’와 치료·요법을 뜻하는 ‘테라피(therapy)’를 합친 신조어다. 일명 ‘질소 아이싱’으로도 알려져 있다.

크라이오테라피는 ‘체임버’라 부르는 사람 키만 한 높이의 통 모양 기계에 액화 질소를 기화시킨 질소 증기를 주입한 뒤, 3분가량 들어갔다 나오는 방법으로 이용한다. 설치한 기계를 먼저 사용해본 롯데 최기문 배터리 코치는 3분이란 시간이 마치 3시간처럼 느껴질 정도로 차갑다기회가 되면 꼭 한번 체험해 보라고 권했다.

영하 110도, 최저 150도에 달하는 급속 냉동 환경에서 신체의 자가 회복 과정을 통해 피로 해소, 컨디션 상승, 부상 및 통증 완화를 끌어내는 게 현재까지 알려진 크라이오테라피의 효과다. 르브론 제임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아예 자택에 크라이오테라피 머신을 설치해 매일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아스널 축구단은 훈련장에 대규모 크라이오 테라피 시설을 마련해 효과를 보고 있다.

국내 야구단 중에선 키움 히어로즈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초로 크라이오테라피를 도입했다. 주장 김상수를 비롯해 박병호, 서건창 등 선수단의 건의를 허 민 사외이사 겸 이사회의장이 받아들여 자비로 선수단에 기증했다. 올 시즌 키움 선수단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단 후문이다.

크라이오테라피 머신 출입구(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크라이오테라피 머신 출입구(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롯데의 경우엔 선수들의 요청과 별개로, 구단이 먼저 도입을 결정한 경우다. 롯데가 도입한 이온인터내셔널 크라이오 머신은 최고급 모델로 7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장비다. 최대 15회까지 사용 가능한 질소탱크 가격도 만만치 않다. 연간 질소탱크 유지비용만 1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을 위한 롯데의 ‘통 큰 투자’다.

롯데 관계자는 “시즌 전은 물론 시즌 중에도 트레이닝 파트, 컨디셔닝 파트 등과 상의해 선수단에 필요한 새로운 장비나 기술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올해도 선수단을 위한 여러 고민을 하던 차에 몇몇 장비를 도입하게 됐고, 크라이오테라피 머신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이온인터내셔널 한정우 대표는 “야구는 멘탈스포츠이자 섬세한 테크닉을 요구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선수 컨디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롯데 구단의 선수를 위한 세심한 배려에 야구팬의 한사람으로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특히 무더운 여름 컨디션 상승에 크라이오가 톡톡한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손아섭 “자주 이용할 수 있게 돼서 좋다…선수들 신경써준 구단에 감사”

크라이오테라피, 이렇게 들어가면 됩니다! 이용 방법을 시연해 보인 손아섭(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크라이오테라피, 이렇게 들어가면 됩니다! 이용 방법을 시연해 보인 손아섭(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크라이오테라피 머신이 사직야구장에 등장한 건 5월 10일. 이후 롯데 자이언츠 로고를 그리고 롯데 상징색을 입히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과정을 거쳐 사용하고 있다. 트레이닝실 구석에 설치된 머신은 네이비색과 붉은색의 조화에 형광 조명이 어우러져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을 줬다.

장재영 트레이닝 코치는 이용해본 선수들이 하나같이 ‘상쾌하다’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저도 직접 이용해봤는데, 느낌이 좋고 마치 사우나에서 냉탕에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앞으로 여름이 되고 날씨가 더워지면 좀 더 ‘프레시’한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장 코치의 말이다.

크라이오테라피 머신은 경기 전은 물론 경기 후에도 사용할 수 있다. 장 코치는 “세팅이 다르게 돼 있다. 경기 전에는 근육을 수축해 경기를 잘 준비할 수 있게 하고, 경기 후에는 지친 몸과 근육을 회복하기 위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크라이오테라피 머신 뒤에는 본체만큼이나 커다란 질소통이 달려 있다. 장 코치는 “질소통 한 통을 설치하면 보통 10명에서 15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다”며 “질소통을 3~4통 정도 항상 준비해서 최대 60회까지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군 선수들 전원이 경기 전후로 이용해도 부족하지 않게끔 준비해 둔다”고 했다.

장재영 롯데 트레이닝 코치가 트라이오테라피의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장재영 롯데 트레이닝 코치가 트라이오테라피의 효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강명호 기자)

롯데 선수단 중에선 주장 손아섭을 비롯해 고효준, 김원중이 트라이오테라피 예찬론자다. 마치 터미네이터 같은 모습으로 머신 안에 들어갔다 나온 손아섭은 우리 구단에 도입되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다니는 병원에서 이용해본 적이 있다. 부상 예방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미 접한 적이 있었다우리 야구장에 들어오면서 더 자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어 손아섭은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회복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구단에서 선수들을 위해 신경 써주신 데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선수들의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게 있다면 많이 지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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